리그오브레전드

[김용우가 만난 사람] '코어장전' 조용인, "우리는 단단해졌다"

Talon 2020. 9. 4. 16:02

팀 리퀴드는 지난 LCS 스프링서 7승 11패를 기록하며 10개 팀 중에 9위를 기록했다. 서머 시즌 들어 코칭스태프 개편을 진행한 팀 리퀴드는 거짓말같이 15승 3패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에 올라간 팀 리퀴드는 골든 가디언스를 3대0으로 제압하며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팀 리퀴드에서 탑 라이너와 서포터로 활동 중인 '임팩트' 정언영과 '코어장전' 조용인은 롤드컵 5연속 진출 기록을 세웠다. 

'코어장전' 조용인은 최근 진행된 화상 인터뷰서 "롤드컵에 꾸준하게 진출해서 기분 좋다"며 말했다. 팀이 서머 시즌 들어 상승세를 보인 것에 대해 "스프링 시즌보다 단단해졌기 때문이다"고 한 그는 "이번 대회서 북미 지역이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 오랜만에 인터뷰하는 거 같다. 최근 근황에 관해 알려달라
미국도 코로나19가 심하게 확산됐다. 예전에는 집에만 있었는데 지금은 집과 연습실만 오가면서 게임만 하고 있다. 2020년은 어쩔 수 없이 게임만 하는 해인 거 같다. 

- 플라이퀘스트에 이어 두 번째로 LCS서 롤드컵에 진출했다. 소감을 듣고 싶다
스프링 시즌와 서머 시즌 초반 '이러다가 롤드컵에 못 가는 게 아닌가'라고 걱정했다. 다행히 팀 폼이 올라왔고, 연습도 잘됐다. 롤드컵 진출에 성공해서 기분이 좋았다. 롤드컵에 꾸준하게 진출하는 게 좋은 거 같다. 

- 스프링서는 10개 팀 중에 9위(7승 11패)로 마무리했다. 9위라는 성적표는 처음 받지 않았나?
사실 9위라는 성적은 예전에도 한 번 해봤다. 서포터가 아닌 원거리 딜러를 할 때였다. (웃음) 그래도 서포터로 전향한 후에는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다. 실망감이 컸지만, LCS는 서머 시즌만 잘하면 롤드컵에 갈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했고 서머 시즌만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 팀 리퀴드는 서머 시즌을 앞두고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했다. LCS 해설자였던 'Jatt'  조슈아 리즈만이 감독으로 왔고, '카인' 장누리는 전략 코치로 이동했다. 그게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고 보는가? 
팀이 다방면으로 바뀐 게 많다. 시스템이 갖춰진 느낌이라고 할까? '카인' 코치님은 전에도 하던 일을 지금도 하고 있다. 기존에 하던 일에 더 추가된 느낌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스트레칭하는 등 존 더 팀이 단단해진 거 같다. 

- 작년 롤드컵서 봤는데 선수단이 모여 명상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아직도 하고 있는가?
경기 전에 명상을 하는 건 제가 온 이후로는 안 한 거 같다.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워밍업으로 게임을 했다면 지금은 다 같이 TV를 보고 체조를 하고 있다. 

- 서머 시즌 폼을 찾았고,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서 롤드컵까지 진출했다. 개인적으로 달라진 건 뭐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다들 '9등 팀이 어떻게 1위를 할 수 있을까?'라고 볼 수 있지만, 우리는 9등까지 갈 팀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스프링 시즌서는 모든 게 잘 안 맞았다. LCS는 단판제다 보니 1, 2경기 패하면서 기세가 죽었다. 분위기 전환을 하고 우리 팀 모습을 되찾은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 '더블리프트' 일리앙 펭이 TSM으로 이적한 뒤 스프링 시즌 중반에 콜업됐던 '택티컬' 에드워드 라가 주전으로 승격됐다. 우려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바라봤는가?
미국에 온 이후 솔로랭크서 듀오를 많이 했다. 같이 게임을 많이 하면서 '잘한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LCS에서 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택티컬'이 경기에서 뒬 거라고 들었을 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 개인적으로 '택티컬'이 LCS 원거리 딜러 선수 중에 몇 등이라고 생각하는가?
미국에서 따지면 두 손가락 안에 든다. 장점은 습득력이 좋다는 것이다. 뭔가를 알려주거나, 본인이 어디서 배워오면 쉽게 잊어버리지 않고 잘 받아들이며 흡수를 잘한다. 성장이 빠른 선수다. 

- '택티컬'이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고 있다. 한국어를 하는지 궁금하다
내가 알기엔 우리한테는 부끄럽다며 한국말을 안 하는데 집에서는 한국말만 사용한다고 하더라. 한국어 수업도 다니고 있다. 하는 거 들어보면 제법 잘한다. 그런데 제가 영어 공부를 하려면 '택티컬'이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 함께 있을 때는 영어로 대화한다. 

- 코로나19 때문에 스프링 중반부터 경기장이 아닌 연습실에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스크림 한 경기를 하는 느낌이라며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느낌인지
예를 들어 경기장서 대회를 하면 잠깐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어떡하지라고 생각한다. 그 때는 생각조차 안하려고 하는데 집에 있으면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다. 또 누가 보든지 말든지 신경을 안 쓰게 된다. 그렇지만 스튜디오에서 할 때는 그런 생각을 안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스튜디오에서 경기하는 게 더 좋다. 장소에 따라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거 같다. 
 

- 미국에 온 지 2년 됐다.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한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는가?

적응이라고 하기엔 생활 패턴이 똑같다. 영어 공부는 해도 해도 모르겠다. 가끔 머릿속에 맴도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설명을 해야 하는데 잘 못 할 때는 많이 답답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자주 든다. 

- 스프링 시즌서는 클라우드 나인(17승 1패)이 독주 체제라서 '재미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렇지만 서머 시즌을 보면 많은 팀이 경쟁하면서 상향 평준화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스프링 때부터 계속 생각한 건데 클라우드 나인이라는 팀이 있는 것 자체가 LCS 실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스프링 때 클라우드 나인의 경기력을 보면 개인적으로 월드클래스 팀하고 경쟁할 수 있는 팀이라고 느꼈다. 작년에 저희 팀을 보면 경쟁 팀이 없으면 성장하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올해는 클라우드 나인에게 많이 배웠다. 같은 리그에 있다는 게 좋다. 

- 클라우드 나인을 제외하고 서머 시즌서 복병이라고 생각한 팀은 어딘지
골든 가디언스(9승 9패)는 서머 시즌 초반 1승 5패로 안 좋게 시작했다. 이후에 좋은 성적을 거뒀고, 플레이오프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골든 가디언스 선수들은 솔로랭크서도 열심히 하는데 서머 시즌서도 좋은 모습이 나와 보기 좋았다. 

- 본인 인터뷰를 하면 전 소속팀인 젠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지금 '라이프' 김정민이 주전으로 활동 중인데 경기를 자주 챙겨보는가?
젠지 경기는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경기를 볼 때마다 감탄하면서 보게 된다. 제가 젠지에 있을 때도 '라이프'와 함께 지냈는데 게임을 잘하는 선수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제 공식 대회서도 빛을 보니까 보기 좋았다. 요즘에는 '룰러' 박재혁과 '라이프' 듀오가 '우지' 지안쯔하오(전 RNG, 현 RNG 소속 스트리머)가 은퇴한 이후 그 입지를 갖추려고 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보는 맛이 많이 생긴다. 

 

- 작년까지 국제 대회서 북미 팀이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유럽 팀들이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북미 팀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은 게 사실이다. 올해 북미 팀은 어떻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항상 올해는 다르다고 해도 결과가 안 좋으면 보기가 안 좋다. 다만 확실하게 한 가지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작년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 거다. 작년 북미 팀보다 올해 북미 팀이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 LPL 서머 결승전을 봤는가?
TES와 징동 게이밍이 뭘 잘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전투적인 면에서 중점을 두고 게임을 하더라. 굉장히 잘한다고 생각했다. 개인 기량도 좋아서 보는 맛이 있었다. 저희가 롤드컵에 가서 우리 플레이를 잘 보여준다면 못 이길 팀은 아니라고 느꼈다. 

- 프로게이머를 오래 하다 보면 동기부여 등 외적인 이유로 인해 실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본인의 경우에는 북미에 가서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솔로랭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는데 신인으로서 프로 선수가 되기 어렵다. 워낙 경쟁도 치열하고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쉽지 않다. 저는 솔로랭크서 제 아이디를 지운 상태로 플레이한다. 아무도 모르는 상황서 솔로랭크를 통해 입단 제안을 받는다면 프로 생활을 계속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솔로랭크서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게 도움이 된다. 

- LCK가 최근 2년간 국제대회서 부진하면서 일각에서는 '약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작년부터 LCK 상위권 팀의 경기력은 엄청 좋다고 생각한다.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재능 넘치는 한국 선수들이 경험치를 먹는 시간이었다. 2019년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서도 LCK 팀이 최고의 승률을 보여주며 8강에 진출했지만 다 전제서 무너졌다. 그런 경험이 큰 자양분이 돼 올해는 더 강해졌다. LCK 상위권 팀의 경기를 보면서 약해졌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 롤드컵을 치르기 위해 중국 상하이로 떠난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2주간 자가격리도 해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경기하게 될 건데 어떤가?
크게 걸리거나 두려운 건 없다. 재미있을 거 같다. 빨리 롤드컵 가서 경기하고 싶다. 자가격리라고 해도 끝나는 대로 대회가 곧바로 시작할 거다. 똑같이 연습을 해야 할 거다. 올해 초 미국 LA가 코로나19 때문에 락다운이 걸렸다. 집에서만 게임했는데 그것과 별다를 건 없을 것이다. 

- 롤드컵 목표는 어떻게 정했나?
어떤 대회든지 나가면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북미 팀으로 롤드컵에 가서 '북미 팀 경기 보는 맛이 난다, 만만치 않다'라는 성적을 내고 싶다. 

- '임팩트' 정언영과 머리를 기르고 있던데
머리를 얼마 전에 잘랐다. 나가기도 귀찮고 나가면 위험해질 거 같았다. 어차피 밖에 나가지 않는데 신경을 안 썼다.(웃음)

- 팀 리퀴드 연습실인 '에일리언웨어'는 어떤가? 과거 영상으로 봤을 때는 '엄청 좋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편안하고 아늑하다. 전체적인 조명도 어둡게 되어 있다. 탁구대, 노래방 시설도 있다. 아지트에서 게임하는 느낌이다. 

-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다른 지역 리그에서 경기하고 있는데 꾸준히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 그분들이 한 번쯤 제 소식을 들었을 때 긍정적인 기운을 얻을 수 있도록 좋은 소식 자주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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