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한국에 e스포츠 방송국인 OGN(당시 온게임넷)이 탄생한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 한국 e스포츠 방송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 과거에는 테이블에 흰 천을 깔아놓은 경기석이 있는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시작했다면, 지금은 서울뿐만 아니라 각 지역별로 최첨단 시설을 갖춘 e스포츠 경기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시대별로 살펴보면 한국 e스포츠 방송 제작은 OGN과 MBC게임이 양분하던 1기, OGN에서 제작을 이끌던 위영광, 원석중PD가 중국 바나나컬쳐로 이직한 2기, OGN이 사실상 사라진 3기로 나뉠 수 있겠다. 또한 지금까지 케이블 방송 등을 통해 e스포츠 경기를 봤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 경기를 시청하는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 e스포츠 방송에서 한 축을 담당하던 OGN이 역사 속으로 퇴장한 가운데 현재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곳은 VSPN 코리아다. e스포츠 방송 PD 출신인 김기호 대표가 있는 VSPN 코리아는 동대문에 V.SPACE 경기장을 만들었고,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스타즈 그랜드파이널(CFS 2020)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현재도 수많은 행사와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VSPN 코리아 제작을 이끄는 민경준 VSPN 코리아 콘텐츠 제작 본부장은 최근 만난 자리서 "VSPN 코리아의 제작역량은 전 세계적으로 최고라고 자부한다"며 "VSPN 코리아는 빠르게 진행되는 방송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앞으로 'e스포츠=VSPN 코리아'가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VSPN 코리아 콘텐츠 제작 본부장을 맡은 민경준이라고 합니다. 콘텐츠 제작본부는 방송 제작에 필요한 인력들이 한 팀을 이뤄 협업하고 있는 부서다. 방송 기획과 연출, 운영을 맡은 제작팀, 방송 전체 브랜드 디자인을 담당하는 비주얼 아트팀, 방송 기술과 송출을 담당하는 V.SPACE 팀으로 구성됐다. 그 안에 전체 관리와 책임을 맡고 있다고 보면 된다.
- 최근에 OGN 출신 PD들을 충원했다고 들었다. 배경과 함께 인력 배치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VSPN 코리아 콘텐츠 제작본부장으로 오면서 제작역량 강화는 오래 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일 중에 하나였다. 지난 해 V.SPACE가 만들어지고 인프라가 갖춰졌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많은 인재를 영입하려고 했다.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많은 업계 관계자를 만났으며 시장 상황을 주시했다. 현재 좋은 인재들이 우리 회사에 들어왔다. 기존에 있던 사람들과 좋은 시너지를 내면서 업계에서 인정받는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 VSPN 코리아가 현재까지 진행한 방송과 일에 관해 설명을 부탁한다
지난해부터 V.SPACE에서 많은 e스포츠 콘텐츠를 제작했다. 펜데믹 상황에서 가장 큰 규모의 e스포츠 콘텐츠 중 하나인 펍지 PCS2를 저희가 맡았다. 최근에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스타즈 그랜드파이널(CFS 2020), 농심 레드포스 프로게임단 창단식, 발로란트 올스타 인비테이셔널, KeSPA컵 in 울산, DNF 유니버스 페스티벌 Part.1, KBA : 협곡의 선수들 등을 제작했으며 현재 LCK 챌린저스 리그(2군 리그)를 맡고 있다. V.SPACE는 e스포츠만 하는 곳이 아니며 복합 문화공간으로 지어진 곳이다. e스포츠뿐만 아니라 가수 강다니엘의 쇼케이스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 지난해 열린 CFS 2020은 처음으로 버추얼 스튜디오를 제작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만들어진 무대인데 어떻게 기획을 하게 됐나
CFS에서 사용한 건 XR(확장현실, eXtended Reality) 기술이었다. 이건 가상현실보다 실제로 표현하는 걸 의미한다. CFS 2020 무대가 첫 e스포츠 풀 버추얼 스튜디오였으며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기에 어려움도 많았다. 제작진들은 시청자 입장에서 많은 고민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심한 상황서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대회 현장을 생동감 있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때 스마일게이트 e스포츠 전략실에서 '현실과 가상을 이었으면 한다'며 좋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줬다. 그 아이디어를 발판삼아 이걸 연결할 수 있는 매개체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게이트'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그 '게이트'를 통해 현실과 가상공간을 왔다 갔다 하는 연출기법을 활용했다. 이번 버추얼 스튜디오를 통해 현장에 오지 못하는 팬들에게 선수들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큰 경기장에서 XR 기술을 구현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 회사 내부 평가는 어땠나?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프로젝트였기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내부적으로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했다. 규모가 크다 보니 많은 스태프들이 고민하고 리허설도 수차례 진행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좋은 퀄리티의 방송 콘텐츠가 나왔다. 그걸 바라보는 파트너사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VSPN 코리아로서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
- XR 기술을 준비하기 위해선 외부 환경도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CFS 준비만 6개월 정도 소모했다. 일단 V.SPACE라는 공간을 버추얼 스튜디오에 어울리게 변화가 필요했다. 가상현실이다 보니 이질감을 느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가상현실 구현에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현장에서 게임을 하는 선수들과 동떨어져 보이지 않기 위해 연출, 제작 기법, 데이터 로밍 기술 등이 필요했다. 돌이켜보면 쉬운 프로젝트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많은 스태프의 연구와 많은 리허설을 했고, CFS 2020 에서 좋은 퀄리티의 방송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거 같다.
- 코로나19 펜데믹이라서 가능했던 거 같다
코로나19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함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며 그런 생각에서 처음 시작한 것이다. 예전부터 XR 등 신기술을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e스포츠 전략실에서 영감을 주었고, 시기도 잘 맞아떨어졌다.
- 앞으로 e스포츠 경기에서 XR 기술이 도입될 수 있을 거 같다
그렇게 생각한다. 가상공간과 현실이 나눠져있는 게 아니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쾌감을 줄 수 있다고 본다.
- 현재 한국 e스포츠 방송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몇 년 전에는 ESL에게 밀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현 상황을 보면 좋은 변화라고 보고 있다. 최근 해외 e스포츠 방송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신(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신기술을 활용해 유저들에게 흥미와 즐거움을 주고 있다고 본다. 저희도 해외 방송에 뒤처지지 않는 신기술을 도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기술만 도입하는 게 아니라 시청자들과도 소통할 수 있고 참여할 수도 있는 방송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는 e스포츠를 통해 게임사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파트너사의 관점에서 봐야 할 거 같다. 게임사, 제작사, 팬이 유기적인 관계로 방송 제작 흐름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 방송도 TV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보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예전에는 함께 즐기는 문화였다면 최근에는 보는 문화로 바뀌었다. 지금은 보는 문화에서 소통, 참여 문화로 변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5G 등 모바일로의 시청 문화가 바뀐 것도 주효했다. VSPN 코리아는 시청자들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콘텐츠를 만드려고 노력 중이다.
- e스포츠 대회서 도입하고 싶은 기술은 뭐가 있는가?
예전 e스포츠 대회 오프닝 영상을 보면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 마케팅도 잘해서 좋은 스타 선수를 발굴했다. 더불어 음악도 한몫을 했다. 앞서 말했지만, 저희 콘텐츠 제작본부에는 비주얼 아트팀이 있다. 제가 자부하지만 VSPN 코리아 비주얼 아트 팀이 업계 최고이며 최상의 퀄리티를 내고 있다. 거기에 제작팀이 갖고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트렌드를 잇는 감각이 더해져 KeSPA컵 오프닝 등 좋은 영상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서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는 오프닝 영상을 만들고 싶다.
- VSPN 코리아의 제작능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또한, 국내 제작역량은 전 세계적으로 최고라고 자부한다. VSPN 코리아는 빠르게 진행되는 방송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앞으로 'e스포츠=VSPN 코리아'가 떠올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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