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LCK 스프링 결산] 10위여도 찬란했던 프레딧의 봄

Talon 2021. 4. 17. 17:30

프레딧 브리온의 봄은 큰 기대 없이 시작됐다. 당당하게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에 입성하며 맞은 2021년이었지만 프레딧의 로스터는 챌린저스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처음으로 LCK 무대를 밟는 '호야' 윤용호와 '헤나' 박증환과 '딜라잇' 유환중 하단 듀오, LCK에서 아쉬움을 남긴 '엄티' 엄성현과 '라바' 김태훈으로 구성된 프레딧의 주전 라인업은 검증된 선수들로 로스터를 채운 다른 팀들에 비해 약해보였다.

◆예상대로 2연패, 예상외의 첫 승

프레딧의 개막전은 '예상대로'였다. 강팀 젠지 e스포츠를 만난 프레딧은 무력하게 패배했다. 이어진 아프리카 프릭스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즌 전 많은 이들이 예측했던 대로 프레딧은 기존 LCK 팀들에게 체급부터 밀리는 듯 보였다.

프레딧의 반전은 챔피언 담원 기아를 만나며 시작됐다. 월드 챔피언이자 디펜딩 챔피언, 1위를 달리고 있는 담원을 만난 프레딧은 엄성현과 김태훈이 중단 주도권을 잡으며 담원을 흔들었다. 프레딧은 교전을 피하지 않았고 그림 같은 팀워크로 상대 주요 챔피언을 끊어내며 싸움으로도 담원을 압도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후 경기에서 프레딧은 kt 롤스터와 리브 샌드박스를 꺾으며 1라운드 최하위를 탈출하는 데 성공했고 2라운드에서는 T1을 2대0으로 제압하며 포스트시즌 불씨를 살렸다. 비록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순위 싸움에서 10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5승13패라는 성적은 분명 기대 이상이었다.

◆최고의 꼴찌 팀

프레딧의 성적은 역대 LCK 10위 팀 중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2020 스프링 그리핀이 기록한 5승13패, 세트 득실 -13이라는 최고 기록에 세트 득실 2만을 뒤졌다. 2019년 진에어 그린윙스가 단 1승만을 수확하고 2020 서머 설해원 프린스가 1승 17패에 그치는 등 LCK에서 하위권 팀들이 승리에 허덕였던 것을 고려하면 프레딧의 5승은 기록적인 수치였다.

'최고의 꼴찌 팀' 프레딧의 선전은 LCK에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접전을 야기했다. LCK는 마지막까지 한 장의 포스트시즌 티켓을 걸고 혈투를 펼쳤고 6위부터 10위까지 같은 승수를 기록할 정도로 치열한 싸움이 이어졌다. 담원과 T1을 제압하고 젠지에게 세트를 따내는 등 프레딧을 상대로 프레딧의 5승이라는 성적은 그랬기에 비록 최하위라 할지라도 값진 승리였다.

물론 최고의 꼴찌 팀이라는 타이틀에 만족할 수는 없다. 프레딧의 팀 성적은 순위와 마찬가지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프레딧의 K/D(킬을 데스로 나눈 수치)는 0.77로 10위였고 15분 골드 격차는 -1415골드, 첫 포탑 획득률은 13%로 초반 라인전부터 밀리는 약팀의 전형적인 모습이 지표로도 나타났다. 시즌 최고의 이변을 만들고 마지막까지 순위 싸움을 펼쳤다고 하더라고 10위 팀은 10위 팀이었다.

◆'최우범 매직' 기대하게 만든 스프링

시즌 전 프레딧에 기대를 가지게 한 요소가 있다면 단연 최우범 감독의 선임이었다. 삼성 갤럭시(현 젠지)에서 기적을 만들어냈던 최우범 감독이 또 어떤 기적을 프레딧에서 만들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였던 것이다. 신예들과 LCK 하위권에 머물던 선수들이었지만 최우범 감독이라는 사령탑의 존재감은 컸다.

아쉽게도 2021 스프링에 프레딧의 기적은 없었다. 그러나 최우범 감독이 이끄는 이 가능성 넘치는 최하위 팀이 서머 시즌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 지를 기대해볼만 하다. 스프링 최하위의 성적에도 확실한 무력을 보여준 톱 라이너 윤용호, 시즌 내내 안정적인 활약을 펼친 박증환은 분명 LCK에서도 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라운드 젠지전 '룰러' 박재혁의 하단 포탑을 먼저 철거하던 박증환의 모습은 박증환의 성장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스프링을 마친 프레딧은 다시 증명의 무대에 섰다. 스프링 스플릿은 신예 선수들에게 귀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였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길목에 오른 프레딧에게 분명 이번 봄은 10위여도 찬란하게 빛나는 시즌이었다.

 

- 출처 : 데일리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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