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인터뷰] 새 출발선에 선 '모글리' 이재하, 지도자 커리어의 제 2막을 말하다

Talon 2023. 1. 9. 13:50

'모글리' 이재하는 2021 시즌을 끝으로 선수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고, 지도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첫 시작은 DRX였다. 시작은 순탄하지 못했다.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 5위, 서머 정규 시즌 6위로 중위권에 머물렀던 것.

하지만 DRX는 2022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선발전을 시작으로 한 편의 소년만화 같은 성장과 서사를 보여주며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표식' 홍창현이 감사를 표할 정도로 훌륭한 선수로서 발돋움할 수 있게 도왔다는 점은 이재하의 지도자 첫해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그런 이재하는 DRX를 떠나 한화생명e스포츠로 이적하며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지난해 스프링과 서머 정규 시즌 10위를 기록한 팀임에도 이재하는 '우승'이 올해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도자 커리어의 첫 시작이 화려했음에도 인터뷰 자리에 나선 그는 나태함을 조금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진지했고 자신감이 넘쳤다. 이재하의 지난해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화생명e스포츠 코치를 맡고 있는 '모글리' 이재하입니다.

지난 시즌에는 롤드컵 우승팀의 코치로 활약하셨습니다. 이제는 한화생명e스포츠로 오셨는데, 합류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좋은 팀에 좋은 멤버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에 부응하는 결과를 보여드리기 위한 책임감을 갖고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롤드컵 우승 이후 영입을 원하는 팀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롤드컵 우승 후 반응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코치로 처음 전향했을 땐 제가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가 있었어요. 반신반의하셨던 것 같은데, 이제 성적을 내니까 다른 팀들도 저를 한층 더 알게 되고 믿음을 갖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DRX에서 코치로 활동하면서 롤드컵 우승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셨었나요
DRX에 처음 들어가서 소개할 때가 생각나네요. 그때 제가 했던 선수로서 못다 한 꿈을 코치로서 꼭 이루겠다고 말했거든요. 선수 시절 갖고 있던 꿈이 롤드컵 우승이었는데, 그걸 목표 삼아 지난 한 해 동안 열심히 해왔어요. 결국 우승이라는 결과로 보답받게 되어서 기쁨이 배가 되었습니다.

 

사실 나이가 아주 많은 편이 아님에도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코치로 전향하셨습니다. 코치로 전향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어떤 이유로 코치를 하겠다고 결심하셨는지요
코치 전환을 이른 나이에 했다고 생각하는데, 선수 생활을 할 때부터 스스로 준비하고 있었어요. 주변에서 지도자를 하면 잘할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제가 어릴 때 적성 검사를 하면 누구를 가르치는 등 지도자의 길이 항상 잘 어울린다고 결과가 나왔거든요. 저도 그때는 지도자가 왜 나한테 어울릴까 의아했는데, 남들을 가르치고 의사 전달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상황을 풀어나가는 것에 자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런 자신감에 좀 빠르게 코치로 전향했습니다.

 

선수 생활에 대한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남아있는 아쉬움이 있다면, 20대 초반에 운동을 더 했으면 좋았겠다는 부분입니다.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면서 체력적인 부분에서 많이 힘에 부치더라고요. 게임도 오래 못하고, 팔도 쑤셨어요. 이런 것들이 결국 다 제 실력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코치 제안을 받고 팀에 합류 후 계획은 무엇이었나요? 코치로서의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셨는지 궁금해요
선수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경기 전 또는 연습 과정에서 선수 입장에서 좀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어요. 선수들이 어떤 피드백을 들었을 때 더 잘 깨우치고 와닿을 수 있는지 등을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모든 게임단의 1년 목표를 묻는다면 롤드컵 우승이겠죠. 코치님의 경우 지난해 롤드컵 우승으로 그 목표를 달성하셨고요. DRX가 시즌 중에는 성적이 상위권은 아니었음에도, 롤드컵에 진출하고 계속 발전했던 데에 있어 본인의 어떤 면이 팀 퍼포먼스에 녹아들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성적이 안 나올 때도 저는 팀원 개개인에 대한 신뢰가 100% 있었어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인데 무너지거나 패배했을 때 아쉬운 마음도 함께 나눴고요. 다 같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계속 제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했습니다. 영향을 준 부분이라면 게임을 이해하고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이 있겠네요.

DRX는 계속 성장을 했고, 그 성장이 롤드컵 결승과 맞물려서 우승할 수 있다고 많은 사람이 이야기합니다. 성장하고 우승하는 데 있어 선수도 중요하지만 코치진의 노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전체적으로 돌아봤을 때 어떻게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내셨는지요
일단 스프링과 서머 스플릿의 정규 시즌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그러한 과정들이 지금 돌이켜 보면 합이 맞춰지는 단계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끝을 향해 갈수록 결실이 맺어지고, 다 같이 포텐셜이 터지면서 마무리가 잘 됐다고 생각합니다. 다 같이 한 마음으로 모여서 같은 목표를 가졌고, 모두 열심히 해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화생명e스포츠에 합류하셨습니다. 한화생명e스포츠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화생명e스포츠 복지가 좋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저와 같이 한 시즌을 보낸 선수들도 있죠. 그리고 코치진이나 다른 멤버들을 봤을 때도 이 팀에서 다시 한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어 한화생명e스포츠로 오게 되었습니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제안했던 팀의 로드맵 같은 것이 있을 것 같아요. 혹시 영입 이유를 들은 게 있으실까요
영입 사유는 잘 모르겠네요. 손대영 총감독님께서 절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재작년에도 팀을 찾는 과정에서 만나 뵌 적이 있는데, 작년 말에 감독님이 좀 더 저를 원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재 LoL 팀에 감독과 코치는 코치님을 포함해 총 두 명입니다. 현재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시나요
처음 와서 '댄디' 최인규 감독님과 면담을 했는데, 감독님과 제가 같은 정글 선수 출신이어서 말이 잘 통했어요. 감독님이 무척 편하게 대해주시기도 했고요. 게임 방향성이나 인게임 피드백을 감독님과 함께하고 있는데 많은 이야기를 통해 잘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될 것 같아요.

 

선수 로스터를 보면 작년에 함께 했던 '킹겐' 황성훈과 '제카' 김건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클리드' 김태민, '바이퍼' 박도현, '라이프' 김정민이 있죠. 작년 DRX 선수들을 만났을 때의 기분과 비교해본다면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작년과 바뀐 건 정글과 바텀인데, DRX에 있을 때도 정글과 바텀이 잘해줬거든요. 현재 한화생명 e스포츠의 정글과 바텀도 강하기 때문에 또다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팀들의 전력도 모두 공개가 됐습니다. 까다로운 팀이라든가 목표 달성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 같은 팀으로 어떤 팀이 있을까요
저희는 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팀을 꼽자면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T1일 것 같습니다.

 

작년에 아쉬운 성적을 냈던 한화생명e스포츠였습니다. 올해 우승이 목표라고 하실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계신데, 그 근거로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저희가 우승을 경험해본 코치진으로 구성이 된 부분입니다. 최인규 감독님도 예전에 롤드컵에서 선수로서 우승을 하셨으니까요. 그리고 높은 커리어와 우승을 경험해본 선수가 다수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합이 잘 맞으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독님과 코치님 모두 정글이니 김태민 선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 같습니다. 시간이 얼마 되진 않았지만 김태민 선수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활약을 해주길 기대하고 계시나요
기본기가 탄탄한 정글이라고 생각해요. 저점도 낮지 않아 항상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고, 고점 포텐셜도 확실하게 터트려주는 육각형 정글이라고 보고 있어 저희 팀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이번 스토브 리그에서 주목받았던 이유 중 하나인 박도현 선수는 어떤가요
박도현 선수는 굉장히 욕심이 많고, 다시 한번 우승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한 선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LCK로 이번에 돌아와서도 가장 뛰어난 원거리 딜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기부여를 말씀하시니 지난해 챔피언인 황성훈 선수와 김건우 선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네요. 연속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텐데, 올해 새로운 한화생명 e스포츠에서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요
두 선수와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나태해지지 않고 폼과 실력을 유지하면서 또 우승하고 싶다고 굉장히 강조해서 말하더라고요. 한 번 우승하면 다음 해에 퍼포먼스가 떨어지거나 기복이 생기는 선수들이 있는데, 그런 걱정은 없는 선수들입니다.

 

두 선수는 작년에 비해서 어떤 부분에서 성장했다고 생각하시나요
황성훈 선수는 라인전 1:1만 보면 힘이 센 선수였는데, 이제는 게임을 리드하는 능력을 많이 키웠습니다. 김건우 선수는 챔피언 폭을 지적받곤 했는데, 그것도 작년에 극복한 것 같아 이제는 만능 미드 라이너가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정민 선수에 대한 평가가 궁금합니다
만나보기 전에는 라인전만 잘하는 선수로 알고 있었어요. 실제로 와서 게임을 함께 해보고 대화를 나눠본 뒤 아예 인식이 바뀐 선수입니다. 오더도 굉장히 많이 하고 게임에 대한 지식이 넓어 팀에 좋은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5명의 선수가 모였을 때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지지 않는 라인전과 강력한 한타력이 저희 팀의 강점입니다.

 

사실상 모든 게 강점이라는 뜻이군요(웃음). 코치로서 어떠한 부분을 통해 한화생명 e스포츠라는 팀을 한층 더 강한 팀으로 만들고 싶으신가요
누구나 다 그렇지만 최대한 실수 없는 경기를 펼칠 수 있게끔 돕는 것이죠. 실수를 하더라도 다음 과정으로 빠르게 스텝업 하면서 게임의 흐름을 읽어내고 기회를 노릴 수 있는, 빈틈없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싶습니다.

 

롤드컵 우승 이후 목표를 잡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올해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요
선수들이든 팬분들이든 누구라도 제 이름을 들었을 때 믿을만한 코치라는 이미지를 갖고 싶습니다.

 

올해 한화생명e스포츠에 큰 기대를 보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한화생명 e스포츠는 올해 굉장히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꼭 결과로 보답하겠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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