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가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스포츠사에 길이 남을 경기가 펼쳐졌다.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이 막이 오르면서 아시아인의 부푼 기대감을 넘어 기대반 걱정반으로 전세계의 이목이 쏠려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40개 종목, 금메달 482개 규모로 개최되며 e스포츠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7개 메달 종목 중 4종목에 출전했다. 역사를 만드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환호와 놀라움으로 바라본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공항 입국 장면, 만석으로 가득 찬 항저우 e스포츠 센터 전경 등은 e스포츠의 잠재력과 가치를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성공적인 e스포츠 데뷔로 다음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과 가치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 레전드의 등장은 성공의 청신호
AP, 로이터 등을 비롯한 해외 유수의 언론들은 지난 22일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에 도착을 알리며 레전드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 종목의 선수가 공항 입국장에서 이렇게 열렬한 환영을 받고 인기를 입증할 수 있을까. 이상혁 선수는 공항 입국장에서 플래카드와 선물을 든 찐팬들의 환호와 열기 속에 입국하였다.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한 45개국 12,500명의 어느 선수가 이러한 환영을 받을 수 있었나. 중국 측에서 이상혁 선수의 참가를 요청할 정도로 이상혁 선수의 이름이 주는 무게감과 상징성은 e스포츠 로드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 e스포츠 부문 최초의 금메달리스트
아시안게임 역사상 e스포츠 부문 대한민국 최초의 금메달리스트는 김관우 선수이다. 지난 28일 무명이던 김관우 선수는 스트리트 파이터 5 결승전에서 대만 선수를 4-3으로 누르고 초대 챔피언이 되었다. 김관우 선수는 올해 44살로 청소년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e스포츠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가 만들어내는 가치에 주목한다. 그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e스포츠 대표 선수 중 최고령자이다. 김선수는 베가라는 캐릭터를 사용하여 기계 같은 정확한 플레이로 주목받는 선수이다. 그의 인터뷰가 뇌리를 스친다.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
■ 아시안게임을 넘어 올림픽으로
2020년 12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로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e스포츠 부문 7개 메달 종목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배틀 그라운드 모바일의 경우 윤리적 문제로 핵심요소인 대인사격을 제외하였으나 오히려 박진감이 넘칠 정도로 전통스포츠 이상으로 인기가 많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연일 관심을 표명하면서도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 개최 이후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e스포츠가 아시아를 넘어 올림픽 운동에 함께 한다는 것은 가치 창출 확대의 기회를 얻는 것이다.
e스포츠는 우리 시대의 문화유산으로 글로벌 시스템에 편입되는 것에 깊은 감동을 느끼며 단지 금메달과 병역 혜택을 연결하는 것보다는 소탐대실하지 않게 선도국의 지위를 잃지 않도록 환경 구축과 제도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미래세대, 그들의 먹거리. e스포츠가 일구어내고 있는 성과와 과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문화체육관광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 출처 :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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