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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때부터 무대 아래만 내려오면 가식 없고, 털털한 매력을 뽐냈던 멤버들이 자신들의 세 번째 미니앨범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 앨범을 든 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OSEN을 찾았다.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가 샌드위치를 건네며 "내가 좋아하는 달걀이 들어있지만..주겠어요"라며 특유의 눈웃음을 짓는다.
에이핑크는 2013년 쏟아졌던 걸그룹들이 너도 나도 섹시 콘셉트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청순하고 맑은 이미지로 돌아왔다. 지난 2011년 데뷔 이후로 꾸준하게 이어지는 에이핑크의 이런 행보에 많은 팬들이 호응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공식 팬커뮤니티 인원만 무려 5만명을 넘어서며, 수치상 국내 걸그룹 중 5위를 기록했다.
"변화가 없다고 하실 수도 있어요. 그래도 우린 이번 앨범에 한 번 더 이런 콘셉트를 하고 싶었어요. 워낙 길게 쉬다보니깐, 한 번 더 우리의 색깔을, 에이핑크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소속사는 오히려 변화를 원했지만, 우리가 오래 이야기를 나눠서 지금의 콘셉트를 택했죠."(박초롱)
"꼭 변하는 게 좋은 건 아니거든요. 우리가 쉬는 동안 정말 많은 팀들이 데뷔했고, 컴백해 활동했요. 차별화된 경쟁을 위해서다도 변화 보다는 유지가 필요했던 거 같아요. (초)롱언니 말처럼 지금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더 좋았다고 생각해요."(정은지)
그들의 선택은 탁월했다. 데뷔 2년 3개월 만에 첫 지상파 1위를 차지한 것.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에서 그들은 '노노노'로 1위에 올라 트로피를 받으며 눈물을 쏟았다.
물론, 언젠가는 에이핑크도 섹시 콘셉트를 소화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그룹이 유지하는 고유한 색깔 만큼이나, 팀이 소화 가능한 영역의 넓이는 팀의 내공을 단단하게 하는 데 꼭 필요하다. 그나마, 이들의 변화를 원치 않은 팬들에게 줄 수 있는 희소식은 이 같은 변화가 꽤 천천히 스며들 예정이란 것.
"확실한 건, 확 변화를 주진 않을 거라는 거죠."(김남주)
"일단 미성년자인 아이들이 어른이 돼야 하니깐, 2년은 족히 걸릴 거 같은데요?"(정은지)
"섹시한 의상을 입은 에이핑크가 아직도 상상조차 안되네요."(박초롱)
에이핑크는 인터뷰 분위기가 좋은 그룹으로 손꼽힌다. 아이돌 그룹들은 인터뷰를 멤버 한 두명이 주도하거나, 연장자의 눈치나 소속사 관계자의 눈치를 살피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에이핑크는 여느 그룹들과는 달리 인터뷰 내내 서로 솔직하게 말하고, 장난치듯 서로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웃음은 끊이질 않는 반면, 활자로는 옮기기 힘든 내용들도 상당하다. 이건 기자들겐 분명 고충이다.
"팬들이 좋아해주는 것도 그런 점이 아닐까 싶어요. 무대 위에서는 약간 새침해보이기도 하지만, 이미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서 여동생처럼 친근한 모습이 많이 노출됐거든요. 예쁜 모습보다는 이런 편안한 모습을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요."(박초롱)
1년여 전 인터뷰에서 치열하게 개그를 연마하고 있었던 개그유닛 에이핑크 개그학교(가칭)는 아쉽게도 해체됐다. 정은지, 김남주, 윤보미로 구성됐던 유닛은 모두 이 개그학교를 졸업(?)한 상태다. 빈자리를 막내 오하영이 빛의 속도로 진입해, 지금은 멤버들이 입을 모으는 차세대 개그멤버로 우뚝 올라섰다.
"하영이 개그는 참 웃겨요. 웃긴데 그 뒤에 아무리 떠올리려고해도 생각이 잘 나질 않죠. 얼마 전에도 조금 섹시한 의상을 입을 일이 있었는데 '109금 의상'이라고 말해 다들 웃었는데, 지금 생각하면..왜 웃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맞아요! 휘발성 개그라 보시면 돼요."(손나은)
"왠만한 연예인 번호가 휴대폰에 다 저장돼 있을 거 같죠? 근데 진짜로 연예인 번호는 거의 없어요. 심지어 큐브에 비스트 오빠들, 포미닛 언니들 번호도 전부 없을 정도예요. 휴대폰은 생겼지만 무려 1년 2개월이라는 공백기 동안 연습실 생활만 하다보니, 번호를 받을 기회조차 없었어요."(오하영)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때는 아무래도 더 모여서 얘기하는 시절이 많았거든요. 요즘엔..'모두의 마블' 게임에 빠져들 있어요. 한 번 하기 시작하면 신들린 듯 것 같아요. 은지, 보미, 하영이가 주요 멤버죠."(윤보미)
지난 2011년 4월 '몰라요'로 데뷔해 정규앨범 1장과 3장의 미니앨범 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자신들의 길을 밟아온 에이핑크 멤버들. 빠르진 않았지만 뚜렷한 성과가 서서히 펼쳐지는 지금, 그들은 누구보다도 행복하다.
"공백기가 길어져 팬들이 떠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돌아와보니 쓸데 없는 걱정이었어요. 오히려 전보다 더 많은 사랑을 주셔서 지금 너무 행복해요."(윤보미)
"지금처럼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밥 먹고(이거 엄청 중요해요!) 또 영화도 보고, 수다도 떨고, 이런 생활이 언제까지나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정은지)
-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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