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2024 시즌 주요 규정 및 규칙 변경사항을 담은 안내자료를 10개 구단에 배포했다. 해당 자료에는 수비 시프트 제한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수비 팀은 최소 4명의 선수가 내야에 위치해야 하고, 2명의 내야수가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각각의 측면에 위치해야 한다는 설명이 명시돼 있다. 또 해당 자료에 따르면 투수가 투구판에 서 있을 때 4명의 내야수는 내야 흙 경계 내에 있어야 한다.
투구 시 내야수가 제대로 정렬돼 있지 않으면 공격 팀은 자동 볼 또는 타격 결과를 선택할 수 있고, 외야에는 4명 이상의 야수가 배치될 수 없다.
정리하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비 팀이 3유간 혹은 1·2루간으로 빠질 수 있는 타구를 어느 정도 막았으나 올핸 이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그동안 시프트 때문에 운이 따르지 않았던 타자들은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베이스 크기가 기존 15인치(38.1cm)에서 18인치(45.73cm)로 확대되면서 타자들로선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모든 팀들이 마무리캠프 때부터 바뀌는 제도에 대한 대비에 돌입했다.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KIA 타이거즈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야수들의 외야 수비에 신경 쓰고 있는 이현곤 작전코치는 "베이스 크기가 확대되고 내야 시프트가 제한되는 만큼 똑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주자들이 살 확률이 높아진다. 훈련할 때부터 조금씩 보완하긴 해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안타를) 줘야 하는 타구를 주면서도 외야수들이 한 발 더 앞으로 움직이거나 스텝을 간결하게 하는 등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이전에는 2루수가 깊게 수비해서 우전 안타를 차단했는데, 이제는 그게 안 되기 때문에 외야로 빠지는 타구가 늘어날 것이고 주자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뛸 것이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대비하긴 했는데, 실전에 들어가봐야 알 것 같다"며 "우리가 대비하고 준비하는 대로 다 되는 게 아니다. 미국만 보더라도 지표상으로 외야수들이 송구로 막아내는 점수가 많이 줄었다. 그만큼 많이 (점수를) 허용한다는 뜻이고, 한창 시프트를 시도할 때보다 진루 허용률이 높아질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아직 시즌이 개막하지 않은 만큼 바뀐 제도가 어느 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동안 시프트로 효과를 봤던 팀들은 큰 고민을 떠안았다. 하지만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 등 경쟁력 있는 외야수들을 보유한 KIA는 선수들의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이번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외야수는 소크라테스를 포함해 총 9명으로, 내야수로 분류된 이우성까지 포함하면 무려 10명에 달한다. 지난해 1차 스프링캠프(6명)와 비교했을 때 인원이 크게 늘어났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현곤 코치는 "선수층이 두껍기 때문에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팀 전략이나 상황에 맞춰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외야를 담당하는 코치로선 그게 참 좋은 것 같다"며 "(외야 자원이) 없는 것보다는 많이 있는 게 더 좋다. 처음에 코치로 왔을 땐 힘들었는데, 이제는 공격을 위주로 가면서도 수비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고 외야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 출처 : 엑스포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