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성, "없는 동안에도 검색어에 이름을 항상 올려주신 팬 분들께 감사 드린다"
'래피드스타' 정민성(왼쪽)과 '클라우드템플러' 이현우
승리 합작! 미드-정글의 찰떡 호흡
CJ 프로스트가 9일,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진행된 핫식스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챔피언스 서머 2013 8강 B조 경기에서 나진 화이트 실드를 상대로 3:0 스코어를 달성하며 4강에 올랐다.
MVP를 차지하게 된 '래피드스타' 정민성과 '클라우드템플러' 이현우는 "CJ 블레이즈가 탈라갛면서 압박감을 받았다"며 "KT 불리츠를 만나 복수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전달했다. 이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정민성은 "그 동안 솔로 랭크에서 다른 라인을 많이 연습했다"며 "덕분에 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의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정민성-이현우와의 일문일답.
- 3:0 스코어를 달성하며 8강 진출에 성공한 소감이 있다면
▶ 정민성=나진 실드와 한 판 붙었다. 실드에 '막눈' 윤하운 선수, '모쿠자' 김대웅 선수, '훈' 김남훈 선수, '비닐캣' 채우철 선수, '히로' 이우석 선수도 없다. 나진 실드의 색이 예전 같지 않았다. 그냥 새로운 팀이랑 게임하는 기분이었다.
▶ 이현우=민성이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래도 CJ vs 나진의 대결이어서 압박감을 받았다. 어쨌든 나진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서 지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 앞선 8강 A조 경기에서 CJ 블레이즈가 탈락했는데
▶ 정민성=이번에 경기를 보면서 정말 수준이 높다고 생각했다. 블레이즈가 정말 잘하는 팀인데 KT 불리츠가 잡는 걸 보고 다음 상대로 만나게 되면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레이즈를 떨어뜨렸으니 복수하겠다.
▶ 이현우=소름 돋았다. 몇 달 간 본 경기 중에 이렇게 소름이 돋았던 적이 없었다. 전율을 일으킬 만한 게임이었고, 그래서 더 자극이 됐다. 우리 수준으로 저런 경기력이 나올까 하는 압박감이 생겼다.
- 서머 시즌 개막 후 한 달 동안 쉬었는데
▶ 정민성=솔직히 미드 라이너 중에 가장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한 사람은 나와 '훈' 김남훈 선수, '앰비션' 강찬용 선수다. 이 정도로 게임을 오래 했으면 두 달 정도 쉬어도 다시 복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마' 정우광 선수도 그런 점을 보여주고 있다. 한 번 선수 생활을 했던 선수는 클래스를 보여 준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있다.
▶ 이현우=빠른별 선수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난 일주일만 쉬어도 힘들다(웃음).
- 솔로 랭크를 통해 실력을 보완했다고 하는데
▶ 정민성=다른 라인 실력이 정말 안 좋다. 아예 이해도 자체가 없어서 솔로 랭크를 돌리다 보면 프로 미드 선수들이 나한테 미드를 양보 해준다. 다른 라인 위주로 솔랭에서 연습을 많이 했고, 다이아 1에서 통할 정도로 올라왔다. 예전에는 거의 골드에서 브론즈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라인 스왑이 잦아서 탑이 미드를 갈 때도 있고, 미드가 탑에 갈 때도 있다. 스크림 하면 찬용이 형은 어느 라인을 가든 잘 한다. 난 미드만 하다 보니 그런 점이 부족해져서 연습을 열심히 했다.
- 16강에서 부진하다가 8강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는데
▶ 이현우=남들이 어떤 식으로 말하든 귀를 기울이지 않는 편이다. 여론에 휩쓸리지 않는 편이고, 언제나 내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판단해서 안 된다고 생각하면 관둘 생각이다. 16강 때도 부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팬 분들께서 보시기에 "쟤는 뭐하지?"라는 생각이 들 순 있다. 그래도 내가 궁극적으로 가장 많은 노력을 쏟는 건 게임을 이길 수 있도록 판을 짜는 것이다. 오늘은 그런 게 잘 드러났다. 굉장히 힘든 건 맞다. 요즘 매섭게 질타가 심해져서 압박을 느끼고 있다.
- 4강 상대로 KT 불리츠를 만나게 됐는데
▶ 이현우=너무 잘하는 팀이다. 블레이즈가 우리랑 스크림 할 때보다 실력이 안 나왔다. 블레이즈가 그만큼 센 팀인데 상대 전적에 눌린 감이 있다. 트라우마 같은 게 보였다. 하지만 우리 팀은 그런 게 없다. 이번에 종지부를 찍겠다. 박살내고 4강 가겠다.
- 이창석이 나오면서 보여줬던 색과 다른 모습을 보였는데
▶ 이현우=아무래도 갱맘 선수의 최대 장점은 패기다. 신인 중에 패기를 갖고 있지 않는 선수도 있는데 이는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거다. 노장도 신인의 패기 앞에 무릎 꿇는다. 정말 포텐이 있는 선수고, 새로운 활력소 역할을 해줬다. 민성이는 노련함의 상징이다. 우리를 잘 이해하고 있고,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한다. 노련미가 굉장한 장점이기 때문에 두 가지 특징을 잘 살려 운영한다면 굉장한 시너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 스왑에 좀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됐는지
▶ 정민성=예전보다 많이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 내가 '플레임' 이호종 선수와 탑에서 만나면 CS가 4배 가량 차이가 나고, 라인전 자체가 안 됐다. 이호종 선수의 기량이 뛰어나다 보니 이기진 못하지만 버틸 순 있다. 팀의 전략적인 폭이 더 넓어졌다.
- 전패 중이던 그라가스를 다시 한 번 꺼냈는데
▶ 정민성=그라가스를 쓸 때마다 KDA는 좋았다.
▶ 이현우=이런 게 전형적인 KDA의 오류다. KDA가 좋다고 잘한 게 아니다(웃음).
▶ 정민성=사실 KDA는 거품이다. 그래도 난 그라가스를 좋아하고 있다. 필이 꽂히는 챔피언이 몇 개 있다. 럭스가 그런 류였는데 요샌 그라가스가 재미있다. 상대 진영을 붕괴시키는 맛에 연습하고 있다.
- KT 불리츠의 장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 정민성=내가 느끼는 KT 불리츠는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류' 선수나 '인섹' 선수가 정글러였다가 포지션을 전향했다. 그 포지션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 주고 있고, 정글러 때도 잘했다. 이 선수들이 탑과 미드고, 정글러까지 합치면 한 몸처럼 돌아다닐 수 있다. 세 라이너들의 경험치가 높아서 그 점이 정말 강력하다. 바텀도 안정적이고, '카카오' 선수도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게 강점이다.
▶ 이현우=정민성 선수가 말한 걸로 충분하다. 유동적인 움직임 속에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 KT를 공략해야 될 부분은 탑 포지션의 경험이 때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거다. 포지션에 대한 오만함이 생길 수 있다. '인섹' 최인석 선수가 정글을 해봤기 때문에 정글러의 움직임에 대해 속단할 수 있다. 다른 포지션을 다녀온 선수들의 부작용 같은 거다. 그 부작용의 틈을 잘 노릴 생각이다. 넌 지금 그냥 탑, 넌 그냥 미드, 넌 그냥 정글이다! 라는 생각으로 플레이 하겠다. 허점을 노리겠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 중에 맹점을 노리겠다.
- 맞상대하는 각오를 전하자면
▶ 정민성=유상욱 선수가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하지만 어려운 선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확실한 거는 전체적인 밸런스, 능력치만 두고 봤을 때 찬용이 형이 더 높다. 찬용이 형과 연습하고 있으니 밀리지 않을 것 같다.
▶ 이현우=CJ 양팀의 정글러에 대해 말이 많다. 우리도 다 알고 있고, 피드백을 받고 있다.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그렇게 잘 안 보이는 듯하다. 이번 KT 전에서 내 색깔대로 이기는 게임을 할 테니 잘 봐주셨음 좋겠다. 내가 돋보이는 게임이 아닌, 이기는 게임을 하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이현우=블레이즈가 떨어지고 나서 힘든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연습을 정말 많이 도와줬다. 고맙다.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픽밴 분석도 열심히 해주셨다. CJ 사무국 분들께도 감사 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팬 여러분들께도 정말 감사 드린다. 부스 안에서도 팬들의 함성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저 팬들과 함께 싸우는 거라고 이야기 했다. 6:5 싸움이기 때문에 안 진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열심히 응원해 주시는 팬 분들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정말 잘 하겠다(웃음).
▶ 정민성=휴가를 많이 받으면서 팬 여러분들께서 인기 검색어에 계속 올려 주셨다. 다른 사람들은 식스맨으로 빠지면 그냥 묻히곤 했다. 나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갱맘 선수가 이번 경기에 안 나왔지만 잘 하는 선수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엄청나게 많은 선수다. 그러니 우리 팀을 응원해 주시는 한편, 갱맘 선수도 많이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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