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에는 타격왕이 세 명이나 있어요… 기관총 클래스 살아있다, 거를 타선이 없다

Talon 2024. 4. 5. 19:20

KIA 나성범은 시범경기 도중 주루 플레이를 하다 햄스트링을 다쳐 개막전 출전이 좌절됐다. 지난해 종아리 부상으로 6월에나 1군 시즌 첫 경기를 할 수 있었던 나성범은 2년 연속 개막 엔트리에서 빠지는 허탈한 결과를 맞이했다. 개인적으로도 큰 좌절이지만, 팀으로도 비상이었다.

 

당장 나성범이 보여줬던 장타력을 그대로 들고 갈 수 있는 선수가 없다. 매 경기 나성범의 공백이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없으면 항상 아쉬운 공백이다. 하지만 KIA는 그런 나성범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첫 9경기에서 7승(2패)을 거두며 순조로운 시즌 출발을 알리고 있다. 근래 들어 가장 좋은 시즌 출발이다. 마운드의 호투도 비결이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홈런 파워를 기관총으로 만회하고 있는 것도 크다. 기관총의 위력이 제법이다.

 

KIA는 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장단 12안타를 묶어 6-3으로 이겼다. 물론 소크라테스의 솔로홈런이 하나 있기는 했지만, 역시 기회에서의 집중력이 좋았다. 그 응집력을 책임진 건 한 방이 아닌, 여러 선수들의 총이 묶인 집중 사격이었다. 그 중심에는 타격왕 출신들이 있다.

 

현재 KIA에는 타격왕 출신이 세 명이나 있다. 올해 팀에 합류한 서건창은 넥센 소속이었던 2014년 KBO리그 첫 단일 시즌 200안타(201안타)의 대업을 쓰며 타격왕에 올랐다. 최형우는 삼성 소속이었던 2016년과 KIA 이적 후인 2020년까지 두 차례 타격왕을 차지했고, 김선빈은 2017년 타율 0.370을 기록하며 역시 타격왕을 수상한 전례가 있다. 타격왕 도전은 기본적으로 정확한 콘택트가 기반이 되어야 하고 되도록 많은 볼넷을 골라 타율 관리를 해야 한다. 숱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이 왕관을 쓴 이들의 장점은 시간이 지나도 건재하다.

 

4일 경기에서도 그런 이 선수들의 장점이 잘 드러났다. 0-0으로 맞선 KIA는 2회 1사 후 김선빈이 볼넷을 고르며 기회를 열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서건창이 잘 맞은 우전 안타를 날리며 1,2루를 만들었다. 두 베테랑이 자신들의 장점을 바탕으로 기회를 연 것이다. 이어 2사 후 최원준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치며 KIA 천적 중 하나인 윌리엄 쿠에바스(kt)를 상대로 선취점을 뽑아낼 수 있었다.

 

팀이 3-2로 쫓긴 6회에는 선두 최형우가 우중간 안타로 활로를 열었고, 이우성의 우전 안타로 이어진 1,2루에서 김선빈이 중견수 뒤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이날 경기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73.1%였던 KIA의 승리 확률(스포츠투아이 집계)이 87.3%까지 유의미하게 치솟은 순간이었다. 이날 최형우는 2안타, 김선빈은 1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서건창은 3일 경기에서 원맨쇼를 펼친 기억이 있다. KIA의 위닝시리즈를 이끈 주역들 중 하나였다.

최형우는 타율이 0.265로 다소 떨어져 있으나 시즌 초반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몫을 하며 나성범 부상으로 위기의식이 감돌던 더그아웃 분위기를 돌려놓은 주인공이었다. 김선빈은 4일까지 타율 0.345를 기록하며 여전히 콘택트에는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KIA의 라인업을 지키는 베테랑들의 가치는 유효하다.

 

여기에 서건창이 기대 이상의 타격으로 시즌 초반 팀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건창은 이날까지 타율 0.444를 기록했음은 물론, 전체 8안타 중 4개(2루타 3개·홈런 1개)를 장타로 처리하며 전성기의 타격 그림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홈런이나 장타는 다소간 기복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안타를 만들어내고 볼넷을 얻어내는 능력은 꾸준하게 이어지는 법이다. 타격왕 출신들이 KIA 타선의 최후의 보루를 만들어내고 있다.

 

- 출처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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