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도와줬다"
프리미어 리그 진출에 성공한 신상호.
신상호(MVP)가 14일, 강남 곰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3 WCS 코리아 시즌3 챌린저 리그 승격강등전 E조에서 재경기 끝에 조 2위로 프리미어 리그에 합류했다.
약 2년 만에 프리미어 리그에 복귀한 신상호는 "단순히 기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좋다"며, "나에게 온 마지막 기회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전해 남다른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은 신상호와의 일문일답.
-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한 소감은
▶ 그 동안 항상 허무하게 지거나, 다 이긴 경기를 역전패 당해서 떨어졌다. 오늘도 재경기에 가서 떨어지나 싶었는데, 이렇게 올라가서 정말 믿기지 않는다.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단순히 기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좋다.
- 조편성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
▶ 종족도 종족인데, 선수들의 면면이 대단해서 나한테 왜 이런 시련이 오나 싶었다. 하지만 나를 약하게 볼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그것을 노리려고 했다. 잘 통한 것 같다.
- 이원표와의 첫 경기에서 아쉽게 패했는데
▶ 처음에 저글링 난입을 허용하는 바람에 전진 수정탑을 짓는 타이밍이 늦춰졌다. 전진 수정탑을 짓지 못하는 순간에 '또 이렇게 지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신노열을 상대로는 2불멸자-7차관 올인 러시를 했다
▶ (김)원형이가 전수해준 빌드다. 사실 원형이는 별로라고 했는데, 내가 아나콘다에 맞게 변형시켰다. 아나콘다에서는 잘 통하더라. 연습을 하면서도 승률이 좋았다. 연습 때도 상대가 알아도 못 막는 경우가 많았다.
- 백동준에게는 예언자-추적자 찌르기에 패했는데
▶ 운영을 준비해서 부유하게 간 다음에 힘싸움을 하려고 했는데, 상대가 완전히 더블을 노리고 왔더라. 빌드가 갈려서 막기 힘들었다.
- 이정훈과의 경기는 어땠나
▶ 내가 느끼기엔 초반에 피해를 줘도 반반이라고 생각했다. 의료선에 휘둘리면 질 수도 있어서 업그레이드에 신경 쓰면서 후반으로 가자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정훈이가 계속 들어오더라. 그래서 잘 막고 이긴 것 같다. 사실 그 동안 운영에 자신이 있었는데, 계속 허무하게 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마음을 비우고 올인만 했는데 승률이 좋지 않더라. 그래서 오늘은 올인과 운영을 모두 하려고 했다. 그 만큼 머릿속이 많이 복잡했는데,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남다른 각오를 전한 신상호.
- 재경기 1경기에서는 이원표를 만났다
▶ 사실 아나콘다에서 운영을 해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상대가 빠른 못을 하길래 '왜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내가 제련소 없이 빠른 멀티를 할까봐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저글리을 막고 바로 생각을 바꿔서 올인을 준비했다.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는데도, 상황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불멸자-차원분광기 아케이드 연습은 정말 많이 했다.
- 이정훈과의 마지막 경기는
▶ 뭘 할까 고민을 엄청 많이 했다. 빠른 핵광추를 했는데, 상대가 배제를 하면서 이길 수 있었다.
- 게임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 사실 게임을 접을지, 아니면 계속 할지에 대한 고민을 지금도 한다. 그 동안은 팀을 꼭 우승시키겠다는 약속을 감독님과 하면서 거기에 집중했다. 그런데 오늘을 기점으로 이제는 나를 위해서도 뭔가 해봐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그 만큼 이번이 나에게 온 마지막 기회라는 느낌이 강하다. 체감적으로 그렇다. 또 '쟤는 팀에서 코치 같은 거 하면서 방송은 대충하는구나'라는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지금 생각해보면 후배들이랑 팀을 신경 쓰느라 성적이 좋지 못했다는 것은 핑계였던 것 같다. 오늘의 승리로 갑자기 욕심이 많이 생긴다.
- 신상호의 합류로 MVP가 많이 변화한 것 같은데
▶ 일단 내가 팀에 들어가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이 외적으로는 단합이고, 내적으로는 자신감이었다. 팀리그를 잘하려면 우선 단합이 잘 돼야 하고, 그러면서도 게임을 잘 해야 한다. 프로게이머에게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후배들에게 자주 얘기했다. 그렇게 1년 동안 후배들과 함께 했는데,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다. 다들 정말 열심히 해줬고, 모두가 같이 만들고 같이 바꾼 것이다. 나는 그 중에서 일부분만 담당했을 뿐이다.
- 앞으로의 각오는
▶ 기회가 왔고, 이것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 자신이 이겨보고 싶고, 나를 응원해주는 팬들과 지인들, 또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차기 시즌에 모든 것을 쏟아서 정말 파이팅 하려고 한다. 8년 동안 프로게이머 생활을 했는데, 오늘의 진출은 정말 의미가 남다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그 동안 후배들이 내 프리미어 리그 진출을 많이 응원해줬다. 그 중에서는 먼저 은퇴한 선수도 있는데, 후배들이 응원을 해주고, 항상 희망적인 말들을 많이 해줬다. 또 자기 일처럼 연습을 도와주고, 빌드도 짜줬다. 정말 다들 잘 도와줬다. 진짜 고맙다. 어제 (박)수호가 승격강등전에서 이기고 한턱을 쐈는데, 나는 '두턱'을 쏴야 할 것 같다. 정말 후배들에게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끝으로 후원사인 롯데칠성과 레이저에게 감사하다.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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