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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보다 3년 앞섰다"…하이브가 낳은 '괴물급' 효녀 [김소연의 엔터비즈]

Talon 2024. 4. 21. 22:10

2024.04.21.

설립된 지 3년, 소속 가수를 데뷔시킨 지 2년도 안 돼 1000억원 매출의 엔터테인먼트사로 성장했다.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의 이야기다. 어도어는 2022년 186억원이던 매출이 2023년 1103억원까지 늘었다. 1년 사이 5배가 넘게 뛴 매출 배경엔 뉴진스가 있었다. 하이브 소속 레이블 중 가장 후발주자로 통하지만, 뉴진스의 기록적인 성장에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회사로 꼽힌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매출액 1000억원 돌파는 상징적인 수치다. SM엔터테인먼트는 보아가 동방신기, 소녀시대까지 연이어 성공시킨 후 2011년 엔터 업계 최초로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고, 이듬해 YG엔터테인먼트가 빅뱅, 싸이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트와이스가 등장한 2017년에야 처음으로 매출액 1000억원을 넘겼다.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2018년에야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방탄소년단이 데뷔한 지 5년이 되는 해였다.

 

어도어는 업계 최단기간 1000억원 매출 돌파 기록을 세웠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률 역시 상당하다. 2022년 4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33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다. 특히 해당 매출과 영업이익은 뉴진스가 본격적으로 해외 투어를 진행하기에 앞서 달성했다는 점에서 올해 6월 일본 도쿄돔 팬미팅을 시작으로 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년에는 매출액이 더욱 확대되리란 관측이다.

 

 아이돌은 팬덤의 경제? 대중픽의 성공

뉴진스의 기록적인 성공엔 '대중성'이 꼽힌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데뷔 후 구매력이 높은 코어 팬덤을 공략한 후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넓혀가는 게 공식이었다면, 뉴진스는 2022년 데뷔곡 '어텐션'(Attention)과 '하입보이'(Hype boy)가 모두 멜론, 스포타파이 등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석권할 만큼 곧바로 대중적인 지지를 얻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뉴진스를 서울홍보대사로 위촉하면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하입보이' 밈(Meme)을 선보였을 정도.

지난해엔 '디토'(Ditto), 'OMG'까지 히트시켰다. 여기에 '어텐션'과 '하입보이'까지 장기적으로 사랑받으면서 스트리밍 차트에서 압도적인 음원 성적이 지속됐고, 2번째 미니 앨범인 '겟 업'(Get Up)은 5개월 만에 200만장을 돌파했다. 앨범 판매량의 경우 팬덤의 '화력'을 관측할 수 있는 초동(앨범 발매 첫 주) 판매 후 판매 속도가 정체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뉴진스는 이후에도 꾸준한 판매가 이뤄졌다. 데뷔 초반의 무리한 프로모션, 밀어내기 없이 순수하게 성장한 성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한 엔터 관계자는 "아이돌은 팬덤 비즈니스라고 하지만, 뉴진스는 팬덤 뿐 아니라 광고와 기업체 수익이 더 있다"며 "팬덤에서만 수익을 내는 것보다 안정성이 있어 보인다"라고 평했다.

해외에서 더 터진 뉴진스, BTS·블랙핑크보다 빨라

글로벌 성적은 4세대 걸그룹 중에서 더욱더 압도적이라는 평이다. 음원을 기반으로 한 '빌보드 핫(Hot)100' 기준으로 '디토', 'OMG', '슈퍼 샤이'(Super Shy)까지 순위가 꾸준히 상승해 최대 48위를 기록했다. 동시에 'ETA', '슈퍼 샤이', '쿨 위드 유'(Cool with You) 등 3곡을 빌보드 핫 100에 올렸다. 이는 한국 그룹 중 방탄소년단 이후 2번째 기록이다.

음반 판매량으로 집계되는 빌보드의 또 다른 메인차트인 '빌보드200'에서 미니앨범 '겟 업'이 1위를 차지했다. 트와이스 8년, 블랙핑크 6년, 에이티즈와 방탄소년단 5년, 스트레이키즈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4년에 걸린 일을 뉴진스는 1년 만에 해냈다. 통상적으로 빌보드 200에서 1위를 한 후 1~2년 후에 미국 내 스타디움 규모의 공연장에서 투어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뉴진스의 북미 투어 역시 긍정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엔터 괴물 하이브? 그 중심으로 가는 어도어

뉴진스의 성과는 하이브 내 다른 가수들과 비교해도 돋보인다는 평이다. 하이브는 국내 기반 레이블로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속한 빅히트뮤직과 뉴진스의 어도어 외에 플레디스(세븐틴·프로미스나인), 쏘스뮤직(르세라핌),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지코·보이넥스트도어), 빌리프랩(엔하이픈, 아일릿) 등이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2019년 CJ ENM과 함께 빌리프랩을 공동 설립한 이래, 쏘스뮤직, 플레디스, KOZ 등의 레이블들을 인수하며 아티스트 IP 확장을 추구해 왔던 방식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설립된 최초의 레이블이었다. 2021년 자본금 161억원에 민희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설립됐다. 하이브가 80%, 민 대표가 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뉴진스의 지금까지 성과를 지켜봤을 때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그것을 조기 달성하고 있다"며 "뉴진스는 최소 블랙핑크와 유사한 흐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블랙핑크는 최근 월드 투어로 1년간 66회 공연에 180만명의 관객 수, 약 1500만 달러(한화 약 20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음반과 MD 등 다양한 매출을 고려하면 컴백에서 투어까지 1년 반 동안 약 3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이브 내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높은 레이블로 어도어를 꼽으며 기업 가치가 2조원에 달할 것이라 관측했다. 그는 "어도어는 역대 최단기간 내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을 달성한 전례 없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뉴진스의 현재 빌보드 100·200 성과는 오직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에서만 관찰된 것으로, 늦어도 데뷔 만 5년 차에 블랙핑크의 7년 차 매출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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