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박상현 캐스터는 현재 자리에서 머무르지 않고 계속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그는 변화하는 방송 시스템에 맞춰 공부하며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지 연구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세상이 변했다
예전 시청자들이 e스포츠 방송을 보려면 케이블 TV가 필수였다. 이제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유튜브 등 직접 보는 걸로 바뀌었다. 중계 시스템도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했다. 숲에서 진행 중인 GSL, 스타1 대회인 ASL 등을 보면 중계진들은 숲 중계 프로그램을 틀어놓은 뒤 옆에 있는 채팅 프로그램을 보면서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시각도 이제는 선수 못지않은 전문가 수준이다.
"캐스터는 10~20년 농사인 거 같다. 그런데 언제 추수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처음에 데뷔했을 때 시청자들은 우리들을 보수적으로 바라봤다. 그들에게 인정받고 같이 융화되는 과정이 오래 걸렸다. 이제는 시청자들은 리그를 보는 시각은 전문가 수준이다."
박상현 캐스터는 스타1 시절 때는 지르면서 미친 듯이 중계하는 게 우선이었다면 지금은 엄청나게 변화했다고 했다. 가장 먼저 캐스터 입장서는 시청자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어떤 소리를 냈을 때 좋아한다는 거까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 그리고 케이블 TV에서 모바일, 태블릿 등 보는 것도 변화했다. 이제는 방송 중계하는 소리도 조절해야 한다. 만약에 실수가 있으면 댓글로 시청자들은 너무 시끄럽다고 지적한다. 과거 케이블 방송 때는 양방향 소통이 아니었다. 당시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e스포츠 채널은 온게임넷과 MBC 게임밖에 없었다. 지금은 다르다. 시청자들도 전문가 수준으로 올라갔다. 예전에는 '나 때는 어땠다'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시청자들과 어우러져서 만들어가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항상 공부하고 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프리카TV의 메인으로 활동 중인 박상현 캐스터는 리그 중계뿐만 아니라 주식회사 중계진 대표로 있다. 주식회사 중계진의 유튜브에 들어가 보면 '20년간 중계만 한 사람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브 채널'이라고 소개한다. 이 채널은 이승원, 임성춘 해설과 함께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스타1) 끝장전을 하고 있다. 더불어 펍지 :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게임을 갖고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아프리카 TV에 합류한 뒤 많은 이의 도움을 받았다. 이후 중계진 크루가 모여서 개인 방송을 하는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아프리카 TV와 컬레버레이션을 해서 리그 중계와 함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아프리카 TV의 지원을 받아 개인 방송을 계속하면서 파트너 BJ도 달았다. 이후 아프리카 TV와 계약이 돼 그쪽에서 라이브로 하고 유튜브 콘텐츠도 생산 중이다. 주식회사 중계진에서는 여러 게임사와 컬레버레이션을 해 직접 만들고 싶은 콘텐츠 등을 만들고 있다."
e스포츠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고 리그가 탄생한 지 20주년. e스포츠 캐스터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힘쓰는 박상현 캐스터에게 e스포츠 캐스터 미래를 물었다. e스포츠에서 캐스터들은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미래가 불투명한 게 사실. 과거에는 다수 방송 중계를 하는 게 우선이었다면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쪽에서 존재감도 있어야 하고 시청자들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캐스터로서 살아남기 힘들다. 예전에 같이 캐스터 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그만뒀다. 처음에는 이걸 받아들이는 게 힘들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며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해설자는 대회에서 입상하고 게임에 대한 지식을 잘 어필해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면 탑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밟을 수 있지만 캐스터에게는 그런 부분이 없는 게 크다."
그러면서 박상현 캐스터가 우려하는 건 시스템이 개인 방송으로 바뀌면서 공채 등으로 선발하는 캐스터들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야기한 건 본인이 진짜 e스포츠 캐스터를 원한다면 개인 방송을 통해 시청자를 늘린 다음 이걸로 성공해서 그 파워를 갖고 일을 시작하라고 했다. 개인 방송을 통해 주목을 받는다면 방송국도 그걸 알 것이며 자연스럽게 캐스터나 해설자로 데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MBC게임에 지원했을 때 지원율이 2,000대1일까 그랬을 거다. 당시에는 e스포츠를 볼 수 있는 채널이 MBC게임과 온게임넷밖에 없었지만 전국에서 방송을 하는 사람은 많았다. 그때는 '100만 대군'이라고 표현했는데 지금은 개인 방송이 생기면서 바뀌었다."
"후배들에게 (캐스터를 원한다면) 개인 방송을 하라고 조언한다. 그걸 통해 인지도가 생기고 팬덤이 늘어나면 언제든지 캐스팅된다고 말한다. 게임 쪽이 보수적이다 보니 오랜 시간 동안 캐스터를 한 사람 위주로 쓰는 것도 크다. 인터뷰어를 담당하는 아나운서들은 상황이 다르다. 정규 교육도 받아야 하고 환경적인 부분이 있지만, 캐스터의 상황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박상현 캐스터에게 앞으로 미래를 물었다. 10년 뒤 박상현 캐스터의 모습은 어떨까. 지금도 공부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중인 그는 앞으로도 재미있는 게임을 갖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캐스터는 데이터를 책장에 꽂아 놓더라도 폐기가 되지 않기에 나중에 나이가 들어 은퇴하더라도 지금까지 했던 걸 보면서 "나 잘 살았다. 재미있게 살았다"라며 추억을 돌아볼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는 "중계진들도 앞으로 크리에이터 삶을 살아야 한다"라며 "뭔가를 기다리는 거보다 같이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리그를 하면서 부가적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같은 거를 아이디어를 내고 제안하면 사람들이 좋아할 거 같다"라고 예상했다.
끝으로 박상현 캐스터는 "시청자들이 우리 채널을 계속 찾아와주고 게임을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리그 중계를 하면서도 크리에이터로서 삶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면서 "장기적으로 다 같이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연결고리 같은 역할을 맡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했다.
- 출처 : 데일리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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