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잘해서 제가 4번 맡을 일 없게 했으면”…‘KIA 새 외국인 타자’ 위즈덤 향한 최형우의 바람

Talon 2025. 1. 30. 18:00

“(패트릭 위즈덤이) 잘해서 제가 4번 타순을 맡을 일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

최형우(42)가 새 외국인 타자 위즈덤(이상 KIA 타이거즈)의 선전을 바랐다.

2002년 삼성 라이온즈의 부름을 받아 프로에 입성한 최형우는 경험이 풍부한 우투좌타 베테랑 외야수다. 2017 시즌부터 KIA에서 활동 중이며 지난해까지 2181경기에서 타율 0.310(7877타수 2442안타) 395 홈런 165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0을 써냈다.

2024시즌에도 최형우는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116경기에 나서 타율 0.280(425타수 119안타) 22홈런 109타점 OPS 0.860을 작성, KIA의 V12에 앞장섰다.
 

최형우는 올 시즌 선전을 위해 이번 비시즌도 바쁘게 보냈다. 1월 초 괌에 사비로 미니캠프를 차려 이우성, 류지혁 등과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데 힘썼다. 단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고.

 

지난 22일 KIA의 1차 스프링캠프지가 차려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으로 출국하기 전 만난 최형우는 “(괌에서 그동안 하던 대로) 똑같이 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쉽게 몸이 안 올라오더라. 원하는 만큼 괌에 가서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며 “어차피 시간이 많이 있다. 원래 계획했던 것은 (스프링캠프) 가서 전력으로 하려 했는데, (몸이)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야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괌에 같이 간 선수들은) 열심히 잘했다. 저랑 매년 가는 선수들은 열심히 안 할 수 없다. 안 하면 저에게 혼난다. 무조건 제가 정해놓은 기본적인 스케줄은 무조건 해야 한다.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계속해서 최형우는 “(새 시즌을 앞둔 마음가짐은) 똑같다.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뛸 것”이라며 “그러다 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다. 결과를 신경쓰고 하기보다는 원래 하던대로 할 것이다.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하려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형우는 그동안 줄곧 4번 타순에서 활약해 왔다. 몇 년전부터 내려놓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지만, 좀처럼 그를 대체할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KIA가 이번에 영입한 위즈덤은 최형우를 4번에서 끌어내릴 강력한 후보다. 2012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2번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부름을 받은 위즈덤은 이후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컵스 등을 거친 우투우타 유틸리티 자원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455경기에서 타율 0.209 88 홈런 20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0을 기록했으며, 컵스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21년에는 28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이후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25 홈런, 23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화끈한 장타력을 과시한 위즈덤이다.

최형우는 “외국인 타자를 잘 믿지 않는다”면서도 “(기대가) 크다. (나의 짐을) 가져갔으면 좋겠다. 잘했으면 좋겠다. 잘해서 제가 올라갈 일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형우의 궁극적인 바람은 국내 타자가 자신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이었다. 그는 “항상 이야기하지만 제 개인적인 것은 필요가 없다. KIA가 발전하고 더 좋아지려면 저 같은 선수는 잘하든 못하든 이제 좀 물러날 필요가 있다. 지금도 늦긴 했다. 3년 전에 물러났어야 했다. 그래야 젊은 선수들이 중심 타순에서 치며 팀이 발전해 나갈 수 있다”면서 “늙은이가 거기 차지하고 있으면 안 된다. 새로운 선수들이 잘해야 한다. 잘해서 4번을 맡았으면 좋겠다. (타점 생산은) 6번 타순에서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형우는 올 시즌 1+1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이한다. 2025시즌 결과와 몸 상태에 따라 현역 연장 혹은 은퇴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은 선수로서 계속 열심히 하려 한다. 은퇴 (시기를) 정하진 않았다. 그 뒤의 인생보다는 일단 선수로서 (하려 한다). 지금도 코치님들과 대화할 때 ‘난 아직 선수’라고 선을 긋는다. 코치님들과 2~3살 정도 밖에 차이가 안 난다. 코치직 자리 비워놨다 하더라. 저는 아직 선수라 했다. 나중에 끝나면 불러달라 했다”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끝으로 최형우는 “(현역 연장할 생각이) 당연히 있다. 그런데 은퇴할 생각도 있다. 마음은 비운지 오래됐다. 결과가 따라오면 당연히 연장할 의향도 있다. 당장 은퇴하고 싶은 그런 것은 없다”며 “제 몸 상태라든지, 위치라든지 여러 가지 보고 이 자리에 연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만할 것이다. 아직 경쟁력이 있다 하면 다시 또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 출처 : MK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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