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V13' 2연패를 노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새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의 성공적인 적응이다. KIA는 2024 시즌 통합 우승 과정에서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짝꿍이 세 차례나 바뀌었음에도 재계약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원래 KIA가 구상한 2024시즌 외국인 에이스는 네일이 아닌 윌 크로우였다. 하지만, 기대 이상 구위를 선보인 네일과 팔꿈치 부상 리스크가 터진 크로우의 위치가 서로 뒤바뀌었다. 네일이 절대 에이스 위치로 올라선 반면 크로우는 결국 팔꿈치 수술 소견으로 방출을 맛봤다.
KIA는 크로우 대체 임시 선수로 좌완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다. 알드레드는 9경기 등판 3승 2패 평균자책 4.53의 기록을 남긴 뒤 좌완 에릭 라우어와 교체됐다. 라우어는 7경기 등판 2승 2패 평균자책 4.93으로 애매한 성적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 상대 강습 타구에 턱관절 골절을 당한 네일의 대체 임시 선수로 팀에 합류한 좌완 에릭 스타우트도 4경기 등판 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결국, KIA 구단은 2025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두고 2024 시즌 함께 했던 세 선수를 후보군에서 모두 제외했다. 네일을 180만 달러 재계약으로 붙잡은 KIA는 네일과 짝을 이룰 2선발 외국인 투수 구하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선택한 선수가 바로 올러다. 올러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 원)에 KIA와 계약을 맺었다. 1994년생 우완 올러는 신장 193cm의 건장한 체격을 갖췄다. 올러는 2016년 신인 드래프트 20라운드 전체 615번으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곧바로 피츠버그에서 방출을 맛본 올러는 마이너리그와 호주프로야구를 오가며 저니맨 생활을 겪었다.
올러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으로 2022시즌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데뷔했다. 올러는 2022 시즌 19경기 등판, 74.1이닝, 2승 8패 1홀드, 평균자책 6.30을 기록했다. 올러는 2023 시즌 메이저리그 9경기 등판에 그친 뒤 시애틀 매리너스로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이적했다. 이후 2024 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8경기 등판을 소화한 올러는 FA 신분으로 KBO리그 진출을 결정했다.
올러의 장점은 포심 패스트볼, 커터,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슬러브 등 6가지 경쟁력 있는 구종을 고르게 구사한단 점이다. 전반적인 커맨드가 뛰어난 올러는 슬러브라는 KBO리그에서 흔치 않은 무기도 보유했다. 팀 동료 네일은 지난해 옆으로 크게 휘는 스위퍼로 KBO리그 마운드를 평정했다. 스위퍼보다는 조금 더 대각선으로 꺾이는 구종인 올러 슬러브가 네일 스위퍼만큼 위력을 발휘할지 주목되는 분위기다.
특히 올러의 슬러브는 2025시즌 KBO리그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ABS) 존 변화에 따라 더 위력이 배가 될 수 있다.
KIA 심재학 단장은 "내년에 1cm 정도 스트라이크 존이 낮아지지 않나. 네일 선수의 경우 스위퍼가 옆으로 휘어나간다면, 올러 선수가 던지는 슬러브는 비교적 종으로 떨어진다. 그렇다면 존이 아래로 이동하면 하향 조정된 존이 (올러에게)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31일 올러의 슬러브 궤적이 KIA에서 처음 공개됐다. KIA는 구단 채널을 통해 지난 29일 진행한 올러의 스프링캠프 첫 불펜 투구 영상을 올렸다. 첫 불펜 투구에서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 올러는 슬러브도 던졌다. 대각선 방향으로 크게 꺾이는 궤적의 슬러브를 선보인 올러는 스트라이크 존 안쪽과 바깥쪽으로 슬러브를 다르게 구사하면서 빼어난 변화구 커맨드를 자랑하기도 했다. KIA 이범호 감독도 첫 불펜 투구에 나선 올러 뒤에서 유심히 공을 관찰했다.
올러는 첫 불펜 투구 뒤 구단을 통해 "오늘은 75% 정도로 가볍게 던졌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려고 한다. 현재 몸 상태도 좋다"며 "KBO리그 공인구가 메이저리그 공인구보다는 조금 작은 느낌인데 내 손 크기와 잘 맞는 것 같아 매우 만족스럽다.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데에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직접 지켜본 KIA 정재훈 투수코치도 "올러는 선발 경험이 많아 마운드에서 본인의 루틴도 확실해 보였고, 변화구의 각도 좋아 보였다. 남은 불펜 투구에서 조금씩 강도를 올리며 개막에 맞춰 잘 준비할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만약 네일의 스위퍼와 올러의 슬러브가 2025시즌 KBO리그 마운드를 함께 지배한다면 KIA 2연패 도전이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과연 올러가 지난해 네일과 같은 성공 신화를 또 써 내려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출처 : 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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