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노인 아닌 어른 꿈꾸는 이정효, 여유까지 장착한 ‘매력남’으로…‘광주 매직’ 시즌2가 온다

Talon 2025. 2. 8. 02:30

넘치는 열정이 때로는 거칠게 느껴진다. 걸러지지 않은 원색적 표현을 내뱉어 오해도 산다. 그러나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충분히 합리적이며 속 깊은 사람이다.
 

차가운 이미지와 달리 광주 선수들에게 그는 ‘욕받이’다. 불만이 있으면 언제든 감독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대화를 요구할 수 있고, 필요(?)하면 한바탕 고함을 내질러도 된다. 대화 주제 역시 다양하다. 경기와 훈련 상황은 물론 피치 밖 이야기일 때도 있다.

 

이처럼 활발한 스킨십에서 나온 ‘합리적 요구’를 이 감독이 마다한 적은 없다. 최대한 받아들이고 반영하는 편이다. ‘정말 아니다’고 싶을 때만 타협점을 찾아간다. “(선수들로부터) 존중과 존경 대신 신뢰를 얻고 싶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외부에선 광주의 호성적과 선수들의 폭풍성장에 놀라워하며 이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나, 정작 그는 “나도 우리 선수들과 함께 쑥쑥 자란다. 그저 이 사람(감독)과 함께하면 계속 성장한다는 믿음을 주고자 노력한다”며 자세를 낮춘다.

 

이 감독이 지난 시즌 도중 선수들에게 전한 메시지 중 하나는 “꼰대가 아닌 어른이 되자”였다. 나이만 많은 노인이 되는 대신 성공이든 실패든 숱한 경험을 축적한 완성형 인간으로 거듭나자는 의미다.

 

사실 이 감독은 2024 시즌을 마친 뒤 신변에 큰 변화를 맞을 수도 있었다. 전북 현대로 향할 뻔했다. 단단한 선수층과 꾸준한 투자,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전북이 이 감독에게 관심을 보였고, 교감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전북은 거스 포옛 감독(우루과이)을 택했고, 이 감독은 광주에 남았다. 하지만 미련은 없다. 언제나처럼 ‘이정효 체제’에서 시장가치가 폭등한 정호연(미네소타), 허율, 이희균(이상 울산 HD) 등이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떠났음에도 담담히 현실을 받아들인다.

 

오히려 여유롭다. 5일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선 포옛 감독에게 “우리보다는 울산과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대전하나시티즌을 이겨야 우승할 수 있다. 물론 광주도 숨통이 트인다”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의지는 그대로다. 광주가 화려했던 적은 없다. 뒤늦게 인정받고 실력을 꽃피운 선수들이 많았을 뿐이다. 항상 팀으로 싸웠고, 결과를 냈다. 2022 시즌 광주에 부임한 이 감독은 K리그2 우승과 승격을 이끈 뒤 2023 시즌은 K리그1 3위로 마쳤다. 지난 시즌에는 9위에 머물렀으나, 2024~2025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리그 스테이지 4승 1무 1패로 선전했다. K리그1 출전팀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다.

 

“중위권을 벗어나지 않겠다. 6위 팀의 바짓가랑이를 잡고서라도 상위 스플릿(1~6위)에 오르겠다”는 이 감독의 말은 농담이 아닌 ‘정효 매직 시즌2’의 분명한 약속이다.

 

- 출처 :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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