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생각보다는 어려운 경기를 했다. 상대 선발 조영건을 맞이해 2회까지 3점을 내며 전날(5일) 대승 기세를 이어 가는 듯했지만, 3회부터는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조영건의 제구가 3회부터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한 번 말린 흐름이 좀처럼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KIA는 끝내 5-3으로 이기고 연승과 함께 위닝시리즈를 조기에 확정했다. 3-3으로 맞선 8회 김규성의 결승타도 좋았지만, 결국 흐름을 키움에 넘겨주지 않고 버틴 선발 김도현(25)의 활약이 빛난 경기였다.
점수가 나지 않는 흐름에서 김도현이 버티지 못했다면 KIA도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었다. 당장 불펜 운영부터 애매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김도현이 6이닝을 잘 버텨주면서 KIA의 경기 막판 구상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3-2로 앞선 5회 아쉽게 1실점하면서 승리 투수 요건은 날아갔지만, 이날 승리가 없었다고 해서 김도현의 가치가 바래는 것은 아니었다.
김도현은 이날 6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지면서 피안타 4개, 4사구 3개를 내주기는 했지만 삼진 5개를 잡아내는 등 위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끝에 3실점으로 선방했다. 이날이 김도현의 시즌 7번째 등판이었는데 벌써 네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86에서 3.10으로 살짝 오르기는 했으나 여전히 뛰어난 수치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이다.
황동하와 치열한 5선발 경쟁 끝에 그 경쟁에서 이기고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한 김도현은 올해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에 올해는 변화구 구사 능력까지 좋아지면서 선발로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당초 경쟁자였던 황동하에 비해 구속은 빠르지만 경기 운영과 변화구 구사가 다소 약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보여주는 투구 내용은 그것이 선입견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적도 좋지만 더 가능성이 보이는 대목은 역시 꾸준한 시즌 운영과 이닝 소화다. 아무리 좋은 투수도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지 않은 날이 생기기 마련이다. 7경기를 했으면 한 번쯤은 그런 경기가 있을 법도 했다. 하지만 김도현은 올 시즌 모든 경기에서 5이닝 이상 투구를 했다. 5회 이전에 등을 보인 경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벤치로서는 점차 계산이 되는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안타율이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위기 상황에서 굉장히 강하다. 주자가 없을 때의 피안타율은 0.307로 높은 편인데, 주자가 있을 때는 피안타율이 0.217까지 떨어지고,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의 피안타율은 0.171까지 떨어진다. 여기에 올해 볼넷 비율이 확 떨어졌다. 김도현의 경력에서 통산 9이닝당 볼넷 개수는 4.66개로 많은 편이지만, 지난해 3.72개로 떨어뜨리더니 올해는 1.99개로 선전하고 있다. 공짜 출루가 없다는 점은 결국 든든한 이닝 소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장래가 기대되는 선수였지만, 올해 성적을 통해 실적으로 KIA의 미래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갈 만한 선수로 발돋움했다. KIA는 양현종 이후 토종 선발 투수들의 확보가 급한 팀이다. 이의리 윤영철이 차례로 나오기는 했으나 이의리는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윤영철은 지난해 중반 이후 부상과 부진의 늪에 있다. ‘차세대 에이스’라는 호칭을 단 선수는 적잖이 있었으나 확실하게 그 타이틀을 증명한 선수는 없는 셈이다. 그나마 이의리가 그 타이틀에 근접하기는 했지만 부상으로 흐름이 끊겼다.
이제 김도현은 불펜의 롱릴리프, 대체 선발 타이틀을 모두 떼고 토종 에이스 타이틀에 도전하는 선수가 됐다. 이의리 윤영철이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이 걸리는데 김도현은 이미 군 문제도 해결했다. 올해 풀타임으로 꾸준한 성적을 거둘 수 있다면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토종 에이스가 등장할 수도 있다.
- 출처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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