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결승 예고]메타의 무게중심 쏠린 탑-정글, 격전지 예상

ROX와 SK텔레콤이 맞붙는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의 요충지이자 격전지는 탑-정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LoL 프로게임단 감독들도 탑-정글이 이번 결승전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볼 만큼, 요즘 메타에서 이 두 포지션이 갖는 중요성이 남다르다.
 
두 팀은 오는 23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롯데 꼬깔콘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코리아 스프링 2016 결승전 대결을 앞두고 있다.
 
ROX의 탑 라이너 ‘스맵’ 송경호는 스프링 시즌 ‘탑 캐리’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냈다. 넓은 챔피언 폭을 자랑하며 메타에 맞는 대세 픽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은 물론 자신이 직접 탑 노틸러스를 추천하는 실험 정신도 발휘했다.
 
시즌 초 퀸으로 ROX의 빠른 운영에 힘을 보탠 송경호는 피오라, 갱플랭크 등 그때마다 필요한 챔피언으로 활약했다. 특히 뽀삐와 케넨으로는 각각 10전 전승, 4전 전승을 거둬 100%의 무결점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에 맞서는 ‘듀크’ 이호성은 뽀삐로 4승 4패 50%의 승률을 기록하며 그다지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마오카이를 잡으면서 눈에 띄게 달라졌다. 여러 프로게임단 감독들은 ‘듀크’ 이호성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마오카이를 꼽았다.
 
요즘 메타에 최적화된 송경호가 좀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글러의 개입으로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메타에선 “정글러가 잘하는 팀이 이긴다”고 할 정도로 정글러 활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형 정글러의 대명사 ROX ‘피넛’ 윤왕호는 적극적인 카운터 정글링과 버프 컨트롤로 주도권을 잡는 스타일이다. 올 시즌 킨드레드와 엘리스를 가장 많이 사용했으며, 니달리는 7전 전승이다.
 
킨드레드 장인으로 유명한 SK텔레콤 ‘블랭크’ 강선구는 올 시즌 챔피언 선호도가 윤왕호와 조금 다르다. 강선구가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챔피언은 그레이브즈인데, 윤왕호는 그레이브즈 픽 비율이 약 10%(41전 중 4번 선택) 밖에 되지 않는다.
 
정글러 기량 면에서도 윤왕호가 강선구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탑 라이너와 정글러를 따로 놓고 보면 ROX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탑-정글 시너지 효과와 운영에 따라 SK텔레콤이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 또, SK텔레콤에는 ‘벵기’ 배성웅이라는 변수가 있다. 비록 최근 메타에 맞지 않아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지만, 결승전에서 준비된 카드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선구는 “정글러가 어떤 챔피언을 하느냐보다 중요한 건 어디에 있느냐다”라고 말했다. 만약 탑 라인에서 자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그 순간에 거기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라인에서 정글러를 필요로 하는 타이밍에 바로 백업할 수 있도록 상황을 잘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양 팀의 정글러 윤왕호과 강선구 모두 롤챔스 결승전이 처음이라 긴장과 압박감을 받는 상황 속에서 누가 더 냉철하게 판단을 내리는지가 팀 승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더욱이 SK텔레콤은 탑 라이너 이호성도 롤챔스 결승전이 처음이다.
 
이에 양 팀 감독은 결승전 첫 출전 선수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정노철 ROX 감독은 “롤챔스 전주 투어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결승전이 주는 압박감이 있어서 걱정스럽기도 하다. 윤왕호의 긴장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병훈 SK텔레콤 감독은 “강선구와 이호성이 롤챔스 결승전은 처음이라도 IEM 결승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1만여 명의 관중 앞에 섰던 경험이 있어 크게 떨진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두 선수가 꿈에 그리던 롤챔스 결승전이라 의미가 남다른 만큼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게 컨디션 관리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1=ROX ‘스맵’ 송경호, SK텔레콤 ‘듀크’ 이호성
사진2=ROX ‘피넛’ 윤왕호, SK텔레콤 ‘블랭크’ 강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