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팀의 윤경섭과 B팀의 고동빈-이병권 선수를 주목해 주세요"
점점 더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계에 또 하나의 프로 팀이 창단됐다. 바로 스타크래프트 명문 팀인 KT 롤스터가 그 주인공이다. 온게임넷의 LOL 더 챔피언스 윈터 시즌을 앞두고 LOL 팀을 창단한 KT는 동시에 두 개 팀을 구성했고, LOL 팀을 전담할 오창종 코치까지 발 빠르게 영입했다.
e스포츠 올드 팬들에게도 다소 낯선 이름인 오창종.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1으로 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그는 워크래프트3 선수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고, 군 전역 이후 게임 회사에서 근무하며 GSL 본선에 두 차례나 진출한 이력을 갖고 있는 '올드 중의 올드'다.
- 우선 e스포츠 팬들에게 간단한 자기 소개부터 부탁 드려요.
▶ 이름은 오창종이고요, 나이는 30입니다. 또 유부남인데요, 내년 1월에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에요(웃음). 현재는 KT에서 LOL 팀 전담 코치를 맡아 이지훈 감독님과 다른 코치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선수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스타2 선수로 활동할 당시 오창종 코치의 모습
- 스타1을 시작으로 워3와 스타2 선수 생활을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 가장 먼저 스타1 선수 생활을 시작했어요. 게임 자체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3년부터고요. 고3 때 임성춘(현 아주부 스타2 감독)이 선수로 활동하던 '더미디어'라는 팀에 정식으로 입단하게 됐어요. 하지만 프로로서의 생활은 1년 정도밖에 하지 않았는데요. 사실 제가 21살 때쯤 워3에 푹 빠져버렸거든요(웃음). 그래서 이후에 Rex라는 워3 길드에 들어가서 2년 정도 선수 생활을 하다가 군대에 갔어요. 이상하게 전 프로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던 것 같아요. 스타1 때도 제가 그만두니까 대기업 후원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워3도 제가 군대를 간 후에 해외 대회가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웃음).
- 전역 이후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 전역을 하고 나서 25살에 게임 회사에 들어갔어요. 'QA(Quality Assistant)'라는 직책을 맡았는데요, 주로 게임의 버그 테스트나 밸런스 같은 걸 조절하는 업무였죠. 그러던 와중에 스타2가 나와서 클로즈 베타 시절부터 자주 즐기다가 GSL에 참가하게 됐어요. 예상외로 좋은 성적을 거둬서 두 번이나 본선에 진출했죠. 하지만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2회까지만 참여를 했어요. 아무래도 회사 일이 주였기 때문에 연습도 제대로 못했고요, 당연히 경기력도 나빠서 제 스스로도 마음에 들지 않았죠.
- 그렇다면 LOL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주 캐릭터나 포지션도 궁금해요.
▶ 북미 서버만 있을 때부터 LOL을 했어요. 만렙을 찍은 뒤 3, 4개월쯤 더 하다가 잠시 그만뒀었죠. 그러다가 국내 서버가 생긴다고 하길래 다시 게임을 하기 시작했고요. 게임을 다시 하면서 예전에 알고 지내던 게이머들을 많이 만났어요. 제닉스 스톰의 '놀자' 이현진 선수와는 워3 때부터 친했는데, LOL 게임도 같이 많이 했죠. 최근에도 자주 하고 있고요, 현 랭크 점수는 2100정도 됩니다(웃음). 탑 솔로 아니면 원거리 딜러를 자주 하는데, 이렐리아와 이즈리얼을 애용하죠. 승률도 최소 5할은 넘는 것 같아요(웃음).
- 처음에는 KT에 스카우터로 들어갔다고 들었어요. 계기가 있었나요?
▶ KT라는 게임단을 처음에는 잘 몰랐어요. 그런데 스타1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던 강도경 코치가 스타2 게임 시연을 부탁했어요. 그 때가 프로리그에서 스타2 도입을 앞둔 시기였거든요. 그렇게 KT에서 게임 시연을 하면서 감독님과 관계자 분들을 처음 뵙고 인연을 쌓게 됐죠.
- 정식적인 전담 코치 제의는 언제 받았나요?
▶ 사실 제가 KT에 들어오기 전에 나진 LOL 팀 감독 공개 채용에 지원한 적이 있어요. 회사에 다니면서도 선수 때 이루지 못한 꿈을 감독으로서 이어가고 싶은 마음을 계속 갖고 있었거든요. 강도경 코치가 그 사실을 알고 많이 응원을 해줬고, 이후에 KT 들어와서 LOL 팀 스카우터로 선수 뽑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죠. 그렇게 선수들 테스트와 면접을 보던 와중에 9월 초쯤인가 이지훈 감독님과 사무국 분들이 코치직을 제안하셨고, 저도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씀 드렸죠. 물론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론 '과연 내가 선수들을 잘 키울 수 있을까'하는 불안한 마음도 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기쁜 마음이 훨씬 더 강했어요.
- 이제 곧 출산을 앞둔 부인 분께서 걱정하시진 않았나요?
▶ 아니요, 오히려 제가 코치를 제안 받았다고 얘기를 하니까 적극적으로 밀어줬어요. 예전부터 하고 싶던 일이 아니냐며, 이때 아니면 언제 하겠냐고 하더라고요. 적극적으로 도전하라고 응원해줬어요. 그런 말을 들으니까 불안감이 줄어들고, 제 마음을 너무 잘 알아줘서 정말 고마웠어요(웃음).
- KT라는 명문 팀의 LOL 전담 코치직을 맡았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았나요?
▶ 아무래도 대기업에다가 명문 게임단이란 걸출한 타이틀이 있어서 부담이 있었죠. 그리고 스타크래프트와는 달리 LOL에서는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강한 팀도 아니라서 걱정도 많이 했고요. 하지만 앞으로 기업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선수들의 정신력과 인성을 키울 예정이고, 실력면에서도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거예요. 그리고 사무국에서도 스타크래프트 팀처럼 너희도 빨리 우승하라는 식의 부담감은 주지 않아요. 감사하게도 '먼저 우리들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 오창종 코치
- A팀과 B팀, 총 10명의 선수를 관리해야 하는데요. 팀 관리에서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나요?
▶ 우선 팀 플레이 게임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호흡과 적정신적인 면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선수들 개개인의 생각이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제가 각 선수들의 고민들을 들어주고, 서로 간의 의견을 잘 조율해서 팀 분위기를 최대한 화목하게 만들려고 노력 중이에요. 경기력면에서도 연습 경기를 늘 주시하면서 '어떻게 하면 저 선수들의 능력을 잘 이끌어낼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자주 하죠. 또 경기를 잘 할 때나 못 할 때나 마인드 컨트롤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어요.
- 첫 일정이 워크숍이었는데, 어떻게 보내셨나요?
▶ 제가 이제까지 경험했던 워크숍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일정이 매우 잘 짜여 있어서 확실히 뭔가 다르다고 느꼈어요. 또 감독님께서 LOL 선수들의 교육을 맡으셨는데, 저도 교육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만큼 좋은 시간이었어요. 더불어서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이 LOL 선수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친하게 대해줘서 고마웠어요. 선수들 방에 같이 모여서 앞으로의 계획도 얘기하고, 허심탄회 하게 서로에게 바라는 것들을 주고 받는 시간도 가졌죠. 사실 워크숍이 끝나고 도착하는 날이 윈터 시즌 온라인 예선이라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연습량은 적었지만 워크숍을 통해서 정신적으로 더 강해진 느낌이라 이길 자신이 있었어요. 실제로 경기도 잘 풀렸고요.
- 코치의 시각으로 봤을 때 각 팀의 성격은 어떻게 다른가요?
▶ 내전에서의 성향을 기준으로 했을 때 A팀은 굉장히 공격적인 성향이 있어서 초반부터 몰아치는 것을 좋아해요. 물론 무조건 몰아치는 것은 나쁠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장점을 살리면서 적절한 공수의 타이밍을 가질 수 있게 가르칠 예정이에요. 조금만 더 연습을 한다면, 확실한 팀 스타일이 만들어질 것 같아요. 반대로 B팀은 약간 수비적이에요. 간단히 말해서 상대의 강한 공격에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잘 막아낸 뒤에 바로 역습을 가하는 팀이죠. 개개인의 실력과 컨트롤이 좋고 수비적이지만, 반격해야 할 타이밍을 잘 아는 것 같아요.
먼저 방송 경기 데뷔전을 치른 A팀
- 최근 A팀은 온게임넷 LOL 윈터 시즌 온라인 예선과 나이스게임TV 용쟁호투 경기를 치렀는데요.
▶ 용쟁호투의 경우 A팀이 잘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로망(RoMg) 팀이 전략적으로 준비가 덜 됐던 것 같아요. 저희가 100을 준비했다면, 상대팀은 50정도만 준비한 거죠. 그리고 그날 로망 팀 정글러인 '츄냥이' 선수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저희에게 좋은 기회가 많이 만들어진 것 같기도 해요.
-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보완해야 할 점들도 발견했나요?
▶ 선수들 개개인의 실수가 많았던 것 같아요. 로망과의 경기에서는 '리셋(전 아이디 멀록)' 원준호 선수가 정글 타이밍이나 상대 정글러의 동선을 제대 파악하지 못했어요. 솔직히 그날은 저희에게 운이 많이 따랐어요. 죽었다고 생각했을 때 가까스로 살아나는 상황이 여러 번 생겼거든요. 또 호흡적인 부분에서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기존의 프로 팀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개인 기량을 더 끌어올려야 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로망과의 3세트 경기에서는 자만심이 커져서 방심을 하는 사이에 킬 스코어랑 골드에서 역전 당하고 말았어요. 결과적으로 이기긴 했지만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죠. 경기가 끝난 뒤에 선수들에게 '이겼다고 미리 생각하는 순간 패하게 된다'고 얘기했어요. 그 만큼 늘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해야 한다고 얘기했죠. 저희로서는 좋은 경험이 이었던 것 같아요. 다음 경기에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A팀에 속한 '리셋' 원준호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전담 코치로서 어떻게 지도를 할 생각이신가요?
▶ 저도 원준호 선수를 잘 알아야 할 것 같아서 테스트 기간 동안 정말 자주 만났어요. 왜 이 선수가 좋지 않은 평가를 듣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얘기도 많이 나눴고요. 그런데 생각보다 예의도 바르고, 새롭게 바뀌고자 하는 의지도 강하더라고요. 물론 제가 코치의 입장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더 많이 알려주고 지도하면 달라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원준호 선수에게는 확실히 얘기해 두기도 했어요. '이전까지는 어려서 용서 받을 수 있었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라고요. 잘못된 일인 것을 알면서 앞으로도 동일한 실수를 저지르면, 그 때는 용납할 수 없다고 못박았죠. 본인도 다시는 그런 일들이 없을 거라고 다짐했고, 스스로 자기 행동에 책임지겠다며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어요.
앞으로 원준호 선수가 어떤 경기를 펼치고, 어떤 모습으로 생활을 하는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LOL이라는 게임의 특성 상 팀원들과의 호흡과 정신적인 면이 중요하잖아요? 더 좋은 경기력과 성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 그럼 각 팀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는 누가 있을까요?
▶ 우선 A팀에서는 미드 라이너인 '제로' 윤경섭 선수를 잘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 선수는 입단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요. 윤경섭 선수가 처음 테스트를 봤을 때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니까 스스로 '아직 준비가 덜 됐다'며 입단을 포기했었어요. 이후에 제가 새로운 선수를 뽑지 못한 상태에서 우연히 어떤 무명 선수의 동영상을 봤는데, 정말 잘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선수가 바로 윤경섭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한 번 테스트를 봤는데, 예전보다 실력이 엄청 늘어나 있었어요. 어떻게 그 짧은 기간에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확실히 재능이 있다고 봤죠. 그래서 결코 이 선수만은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려는 의지가 워낙 강해서 앞으로 크게 될 선수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B팀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 B팀에서는요?
▶ B팀에서는 원딜 고동빈 선수와 정글러 이병권 선수를 주목해 주세요. 고동빈 선수는 전 소속팀에서 포지션 이동이 있었는데, 원딜을 더 좋아하고 실제로도 정말 잘 해요. 어느 팀에 내놓아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죠. 특히 데스를 잘 당하지 않아요. 자기가 공격할 것들을 다하면서 죽지도 않으니까 정말 대단하죠.
그리고 이병권 선수는 저희 팀의 숨은 보석이라고 할 수 있어요. 먼저 한 팀만 구성한 상태에서 랭크 게임을 하는데, 상대편 정글러가 너무 잘하더라고요. 한 경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만날 때마다 항상 인상 깊은 플레이를 펼쳤어요. 그래서 한 팀을 더 만들게 되면 꼭 뽑고 싶었죠. 나머지 팀원들이 다를 잘한다고 인정을 해서 두 번째 팀을 구성할 때 바로 합류시켰어요.
- 이제 곧 윈터 시즌 오프라인 예선이 시작되는데요. 이번 시즌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 솔직히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요. 호흡을 맞춘 기간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은 본선에 올라가서 무대 경험을 쌓게 해주고 싶어요. 이후에는 8강 정도만 올라가도 충분한 목표를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물론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다른 팀들이 워낙 강해서 아직은 배울 것들이 더 많은 상태라 생각해요.
- 선수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LOL 팀 전담 코치로서의 목표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
▶ 우선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금 선수들의 꿈이 이뤄지게끔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정말 잘 키워서 최고의 선수들로 만들고 싶어요. 누구에게 물어봐도 '아, 이 선수 정말 잘한다'는 얘기를 듣도록 말이죠.
KT 롤스터 LOL 팀을 이끌게 된 오창종 코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 마지막으로 KT LOL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 생각보다 더 많은 팬들이 기대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 드려요. 좋은 모습으로 팬들의 기대에 꼭 부응하도록 할게요. 그리고 원준호 선수에 대해 걱정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 부분을 항상 염두에 두고 원준호 선수의 잘못된 모습을 확실하게 고쳐서 팬들의 마음에 들도록 만들겠습니다. KT LOL A, B 팀 모두 잘 되도록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 드려요.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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