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LOL STAR] 1년 만에 달성한 롤드컵의 꿈, '트릭' 김강윤을 만나다

Talon 2016. 9. 8. 08:42

꿈은 등대와 같다. 망망대해에서 방향을 잃었을 때 누구보다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곳에 도착할 지는 모른다. 성공하리란 보장도 없고 실패하리란 낙담도 할 수 없다. 도전처럼 앞 길 모르는 바다를 항해할 뿐이다. 

CJ 엔투스 소속이던 정글러 '트릭' 김강윤도 주전이라는 꿈을 좇아 바다를 건넜다. 그렇게 당도한 유럽은 성공적이었고, 새로운 팀 G2 e스포츠는 김강윤에게 새로운 길잡이가 됐다.

당당히 주전을 꿰찬 김강윤은 유럽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 2016 스프링과 서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 뿐일까. 1년 만에 꿈에 그리던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무대에도 진출했다.

주전이라는 작은 목표로 떠난 바닷길에서 더욱 큰 꿈을 마주하게 된 김강윤. 유럽 최고의 정글러로 우뚝 선 김강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승할 수 밖에 없었던 팀, G2 e스포츠

김강윤의 유럽행엔 주전 외에도 우승이라는 꿈이 함께 승선했다. 그래서 3~4팀에서 제의가 왔을 때도 유투브를 통해 각 팀의 경기 영상을 살펴보고, 선수들의 솔로 랭크 전적을 꼼꼼하게 평가했다. 그렇게 만난 G2 e스포츠는 기대 이상의 전력이었다.

팀에 합류한 김강윤은 가장 먼저 의사 소통에 노력을 기울였다. 번역기를 사용해 동료들과 대화했고, 게임 내에서 자주 쓰는 단어들을 물어 익혔다. PC의 스티커 메모를 활용하며 배운 언어는 팀 분위기와 실력을 이끌어줬고, 유럽 LCS 2016 스프링 우승이라는 보상으로 돌아왔다.

스프링 시즌에서 우승한 뒤 맞는 서머 시즌에 대해 부담감은 없었냐 묻자 "없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강윤은 오히려 "서머 시즌에 들어 더 완벽해졌다"고 말했다. 경험이 많은 하단 듀오 'Zven' 제스퍼 스베닝센과 'mithy' 알폰소 로드리게스가 합류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는 설명이다. 

'엠퍼러' 김진현이 떠났지만 '익스펙트' 기대한이 입단해 외로움을 달랬다. 김강윤은 기대한에 대해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 선수"라고 평가하며 "같은 한국 선수다보니 더 많이 얘기하고, 피드백을 하며 실력을 키웠다"고 답했다.

짜임새가 갖춰진 팀은 분위기 또한 좋았다. 비교적 자유로운 연습 환경에도 너나 할 것 없이 열심히 했다. 동료들의 노력에 덩달아 열심히 했다는 김강윤은 "하스스톤을 한 판 했다가 동료들한테 혼난 적도 있다"며 웃었다. 그만큼 G2 e스포츠의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연습에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했다.

김강윤은 "서머 시즌에 우승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팀의 분위기, 연습량, 개인 기량 등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 또한 마찬가지다. 어느덧 '유럽 최고의 정글러'로 거듭난 김강윤은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유체정? 그냥 상위권 정글러예요"

김강윤을 유럽 최고의 정글러라 부르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김강윤은 유럽 LCS 2016 스프링 정규 시즌에서 15승 3패 6.21의 KDA를 기록했다. 서머 정규시즌에서는 28승 8패 KDA 6.79를 기록하며 더욱 성장했다. 두 시즌 모두 리그 정글러 중 가장 높은 KDA였다.

김강윤은 스프링과 서머에서 시즌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에 대해선 김강윤도 "아마추어 때부터 게임을 많이 했는데 그 동안의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다만 '유체정'이란 평가에 대해선 조심스러웠다. 그저 자신은 상위권 정글러란다. 

"최고는 잘 모르겠고 잘 하는 축에 끼는 정도인 것 같아요. 동료들이 잘 해서 성적이 좋게 나온거죠. H2k 게이밍의 'Jankos' 마르신 야노코우스키, 스플라이스의 'Trashy' 조나스 앤더슨, 프나틱의 '스피릿' 이다윤 등 라이벌이 많아요."

김강윤의 장점은 챔피언 폭이다. 유럽 LCS 2016 서머에서 김강윤은 8개의 챔피언을 사용했다. 멘탈 또한 준수하다. 실제로 김강윤은 팀 사기를 진작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6월 17일에 있었던 유니콘스 오브 러브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4명이 포기한 경기를 이끌어 간 적 있다고 말했다.

동료들에게도 인정 받는 김강윤이지만 단점에 대해서도 명확한 진단을 내렸다. 김강윤은 "가끔씩 무리한 플레이를 한다"며 "점점 고쳐가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유럽 대표로 참가한 꿈의 롤드컵 "목표는 4강"

김강윤은 유럽 진출 1년 만에 꿈에 그리던 롤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뻐할 틈도 없이 어느 때보다도 강한 각오를 다졌다. 지난 5월에 열렸던 2016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에서 2승 8패로 부진했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강윤은 "MSI 때 실망을 많이 시켜드렸다"며 "이번 롤드컵 땐 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롤드컵에서 만나고 싶은 팀을 물어보자 김강윤은 약간의 복수심을 더해 플래시 울브즈를 지목했다. MSI에서 플래시 울브즈에서 패한 뒤로 흐름이 끊겼던 기억이 또렷하기 때문이다. 한국팀과의 맞대결에 대해선 "아직 우리의 수준을 가늠할 수 없다"며 "연습 경기를 치러봐야 알 것 같다"고 답했다.

맞상대 해보고 싶은 정글러는 누구일까. 김강윤은 플래시 울브즈의 'Karsa' 훙하우흐수안과 락스 타이거즈의 '피넛' 한왕호, 삼성 갤럭시의 '앰비션' 강찬용을 꼽았다. 특히 강찬용에 대해선 일장연설이 이어졌다.

"(강)찬용이형과는 예전에 같은 팀이었던만큼 만나면 재밌을 것 같아요. 롤드컵 선발전을 봤는데 잘 하시더라고요. 성장형 정글러는 동료들의 도움이 중요하거든요. 라이너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아무것도 도와줄 게 없어요. 그래서 동료들이 잘 해주면 정글 싸움은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롤드컵 진출이라는 1차적인 꿈을 달성한 김강윤은 우승보다는 4강에 목표를 뒀다. 차근 차근 단계를 밟아 갈 생각이다. 조급할 필요는 없다. 김강윤과 G2 e스포츠는 지금의 동료들과 1년 더 활동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김강윤은 "이 멤버라면 다음 시즌엔 롤드컵 우승도 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김강윤은 "롤드컵에서 유럽이 못 하는 지역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1년 만에 롤드컵 진출이란 꿈을 이루고 더 큰 꿈을 위해 닻을 올린 김강윤. 그의 항해에 순풍이 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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