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감독이 축구 감독을 한다? 일반적인 스포츠에서 종목이 다른 감독을 기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일 것이다. 그런데 e스포츠에는 다르다. 감독의 종목 전환이 자주 일어나는 편이며, 프로게임단에서는 오히려 이런 경우를 선호하기도 한다.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2 프로리그가 2016시즌을 끝으로 종료된 후 진에어를 제외한 모든 스타2 프로게임단이 해체한 상황에서, 일부 스타2 감독들이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로 종목을 바꿔 감독직을 이어나가게 됐다.
SK텔레콤 T1에 몸담았던 최연성은 최근 아프리카 프릭스 LoL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kt 롤스터를 이끌던 강도경도 LoL 세미프로 리그인 챌린저스 소속팀 감독을 맡게 됐다고 알렸다. 어떻게 타 종목 출신 감독들이 LoL 게임단 감독으로 선임된 것일까?
ROX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선수 출신 정노철 감독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LoL 게임단 감독 업무는 선수 관리와 대외활동에 집중돼 있다. 오히려 감독의 업무로 알려진 어떤 챔피언을 밴하거나 픽할지, 라인 스왑이나 초반 인베이드를 진행할지 등 구체적인 전술에 관한 사항은 각 팀의 전략코치가 맡는 경우가 많다.
선수 관리에는 훈련과 컨디션 조절, 경기 전후 마인드 컨트롤, 규칙적인 생활 유도, 처세술 등이 포함된다. 감독은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하고, 관계자와 팬을 대하거나 방송에 나설 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교육하고 돕는다.
또한, 팀을 대표해 미디어에 대응하는 일도 감독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각 팀의 감독은 경기에서 승리하거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많은 인터뷰에 임한다. 특히 노련한 감독은 큰 무대에서 몇 마디 말로 상대의 기를 꺾어 놓으며 유리한 분위기를 가져가기도 한다. 다전제에서의 전체적인 판짜기, 심리전에서도 감독의 역량을 엿볼 수 있다.
이런 부분은 e스포츠 코치진이라는 큰 틀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즉, 종목의 특수성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타나 LoL이나 프로게임단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같으므로 스타에서 경력을 쌓은 감독들이 LoL로 전환하는데도 큰 무리가 없다.
오히려 LoL 프로게임단은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과 선수 관리 노하우를 익힌 타 종목 감독들을 선호하기도 한다. 아무리 LoL을 잘 안다고 해도, 감독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선수 관리와 대외활동 요령에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성공적인 종목 전환을 보여준 LoL 감독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 T1을 세계 최강팀으로 키워낸 최병훈 감독을 들 수 있다. 그는 스타1 코치와 스페셜 포스 코치 및 감독을 거쳐 LoL 감독을 맡았다. 여러 종목에서 쌓은 경험을 발휘해 SK텔레콤의 롤챔스 5회 우승 및 롤드컵 3회 우승을 일궜다.
이지훈 kt 감독 역시 피파 선수 출신으로 스타 감독을 거쳤다. 이지훈은 kt LoL 감독으로 부임한 후 팀을 롤챔스 우승까지 이끌었다. 한상용 진에어 그린윙스 감독 역시 스타 감독 출신이다.
이렇듯 타 종목에서 쌓은 감독 경험을 쌓은 이들이 LoL 프로게임단을 상위권 반열에 올린 경우가 많기에, 이제 막 LoL에 뛰어든 최연성과 강도경 감독이 각자의 팀을 얼마나 성장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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