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진에어 조현민 부사장, e스포츠 게임단 운영 철학은?

Talon 2017. 2. 10. 23:34
'팀 성적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프로스포츠에선 당연히 좋은 성적이 최고의 목표다. 특히 프로스포츠팀이 자생적인 기반으로 유지되기 보다는 모기업의 후원을 통해 홍보나 마케팅 툴로 활용되는 국내에선 성적을 통해 팀의 존재가치가 매겨진다. 그런 면에서 회사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단체전 종목이 사라졌음에도 선수단을 운영하고, 동시에 팀 성적보다 선수들 개인의 역량 강화에 힘쓰는 스포츠팀이 있다는 것은 그 존재만으로도 주목을 받는다. 화제의 팀은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가 후원하고 있는 e스포츠 게임단 진에어 그린윙스이다. 이는 전적으로 진에어 마케팅을 총괄하는 조현민 부사장(34)의 의지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진에어 조현민 부사장
진에어 조현민 부사장
진에어 조현민 부사장

진에어는 지난 2013년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에 나서고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 운영의 8게임단을 공식 후원하면서 본격적으로 e스포츠에 발을 들였다. 이후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의 팀도 후원중이다. 그런데 단체전인 '스타2' 프로리그가 지난해를 끝으로 막을 내리면서 대부분의 기업 게임단은 '스타2'팀을 해체했다. 기업명을 알릴 기회가 없어졌기에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지만, 진에어는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을 유지시켰다. 이에 대해 지난 2일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에서 만난 조 부사장은 "스타2 선수단이 그동안 너무 잘해줬다. 또 프로리그는 없지만 국내외에서 개인리그가 열리고 있으니 충분히 활동 가능하다. 진에어의 이름으로 열심히 해준 선수단을 하루 아침에 그냥 내보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조 부사장은 올해부터 팀 선수들에게 영어학원을 강제로 다니게 하는 등 지원을 강화했다. 숙소 근처 8개 학원에서 개인 레벨 테스트를 통해 각자의 스케줄에 따라 영어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조 부사장은 "e스포츠는 글로벌 콘텐츠이고, 선수들의 해외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회에 나가 당장 필요한 스킬인 동시에, 향후 선수를 마친 후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라도 게임만 잘해서는 안된다. 영어교육은 그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국내외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서 필요한 교육도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조 부사장은 "성적 자체가 목표가 아닌 선수들의 개인역량 강화가 우선이라고 본다. 그래야 한국 e스포츠가 프로뿐 아니라 학원 스포츠이자 생활 스포츠로 뿌리내리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부사장은 '스타1' 시절부터 e스포츠의 열혈팬이었다. 스타리그를 후원하며 대한항공 비행기 격납고에서 사상 최초의 e스포츠 대회가 열렸고, 우승을 한 진에어 선수들의 모습을 진에어 항공기에 래핑을 한 것도 조 부사장의 아이디어였다. 팬으로 좋아하던 e스포츠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적으로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콘텐츠로 부상하면서, 이제는 마케터로서 그 가치를 인정하고 경영에 접목하고 있는 것이다.

조 부사장은 "e스포츠 후원은 사심에서 출발했지만 덕분에 대한항공과 진에어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졌다. 그 사이 e스포츠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보람도 크다"며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글로벌 기업이기에, e스포츠와 접목한 마케팅 효과를 더욱 증대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e스포츠 후원을 더욱 늘리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조 부사장은 "만약 진에어 '리그 오브 레전드'팀이 향후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출전한다면, 진에어 전세기로 선수단을 보내주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이런 마음을 알아서였을까?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에 나서고 있는 진에어는 4일 강팀인 아프리카 프릭스를 꺾고 시즌 초반 3연패를 끊어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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