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에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드디어 공개됐다. 최고 4K 해상도로 리마스터된 그래픽과 사운드 개선, 그리고 각종 편의 기능을 추가해 공개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아이 러브 스타크래프트 행사장에 있던 많은 팬의 감탄을 자아냈다.
행사 당일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 대한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그러나 블리자드가 어떠한 이유에서 리마스터를 진행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함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또한, 행사장에서 발표된 영상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내용도 남아있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발표의 여운이 가신 다음 날, 이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부사장 로버트 브라이덴베커와 클래식 게임팀 선임 개발자 피트 스틸웰을 만나 스타크라프트 리마스터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했다. 인터뷰 내내 로버트 브라이덴베커와 피트 스틸웰은 이번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프로젝트 중 한국 커뮤니티에 대한 감사함을 이야기했다.
출시된 지 19년이 넘는 게임을 리마스터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거 같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블리자드 내부에서는 어떤 의견이 있었는가.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에서 지금도 사랑받는 게임이고, 그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그래서 게이머를 위해 스타크래프트를 보수하자는 생각이 들자 가장 먼저 한 것은 한국 커뮤니티와 소통하며 게이머들이 바라는 게 뭔지 파악하는 일이었다. 게임도 훌륭하고, 게임 내에서 나오는 플레이도 훌륭한데 OS 지원이나 그래픽 해상도 등 게임 외부 여건으로 플레이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블리자드는 항상 게이머와 커뮤니티를 도와주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리마스터 버전을 내놓자는 의견이 사내에서 나오자 많은 동료가 찬성하고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리마스터를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고, 오히려 게임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이미 후속작이 있는 스타크래프트2가 있는 상황에서 구작을 리마스터한 이유는. 일각에서는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추가 개발 의지가 꺾인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스타크래프트든 스타크래프트2든 블리자드에게는 하나의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다. 게이머가 브루드워를 하든 공허의 유산을 하든 우리에게는 스타크래프트 플레이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이번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발표에서 눈길을 끈 부분은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사이의 완벽한 호환이다. 이 두 게임 사이에서 호환성을 제공하려면 과거 소스 코드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을 텐데, 이 과정이 쉽지 않았을 거 같다.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이 나온 지 20년이 지났다. 스타크래프트 출시 이후 지금까지 회사 인프라도 변했고, 사내 정보를 저장하는 시스템도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아카이브 시스템도 다섯 번이나 바꿨다. 리마스터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기 쉽지 않아서 이를 찾는 시간이 만만치 않게 들었다.
개발자 입장에서 찾기 힘든 19년 전 코드를 사용하느니 다시 새로 코드를 짜는 게 편한 상황도 많았다. 하지만 게이머나 커뮤니티에서는 게임이 리마스터되더라도 원작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는 것을 원했기에 예전 코드를 찾아 복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최소한의 부분을 수정해서 게이머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주고 싶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역시 그래픽이다. 그 중에서 트레일러를 통해 4K UHD라는 단어를 강조했는데 그 이유가 있다면.
스타크래프트는 19년 전에 첫선을 보인 게임으로, 지금 다시 한번 리마스터를 하지만 앞으로 20년 후에도 즐길 수 있도록 작업하고 싶었다.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이 출시될 때 최신의 기술을 이용했던 거처럼 리마스터를 하는 지금도 최고의 기술을 적용한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고, 그렇게 해서 강조된 단어가 4K UHD였다.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스타크래프트 팬 만큼이나 게임을 보는 스타크래프트 팬도 많다. 그래서 컴퓨터 스크린이나 TV에서도 크고 아름답게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해상도를 강조했다. 그래픽은 진화하고 해상도는 늘었지만, 여전히 같은 게임이라는 것을 트레일러에서 강조했다.
그래픽에 비해 이번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서 사운드에 관한 설명이 적어 아쉬웠다. 기자간담회 중 사운드 고음역과 저음역을 살렸다는 설명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그리고 타격음은 그대로 유지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의 사운드 샘플 레이트는 약 11Khz였는데, 리마스터를 통해 이를 44.1Khz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방식으로 게임 내부 사운드의 고음역과 저음역을 강조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 앞선 스타크래프트 1.18 패치를 통해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를 무료로 공개한다고 발표한 것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시간이 흘렀지만, 게임을 무료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19년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고, 많은 사람의 열정이 들어간 게임이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이다. 그래서 이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은 선물이 될까 하고 고민했고,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싶은 누구라도 접할 수 있게끔 무료로 제공하는 게 게임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에게 가장 좋은 감사 인사라고 생각했다.
스타크래프트2에서 가장 인기있던 콘텐츠는 캠페인이었다. 한글화가 된 스타크래프트2 캠페인을 통해 스토리를 접한 게이머들이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의 스토리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서 캠페인은 어떻게 제공되나.
스타크래프트에 한글을 비롯한 13개 언어가 추가됐고, 캠페인 역시 한글로 실행 가능하다.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언어도 '해병'이 아닌 '마린'으로 표현했다. 리마스터 버전인 만큼 새로운 단어를 배울 필요가 없는 같은 스타크래프트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상징적인 음성이나 대사도 원문이 좋으면 원문으로 제공 받을 수 있다. UI 역시 마찬가지다.
리마스터 과정에서 다행히 영상 소스도 어느 정도 확보했다. 4K 해상도 영상은 아니지만, 예전보다 좋은 영상을 캠페인에서 볼 수 있다. 영상이 아닌 스토리 컷인도 재미있거나 중요한 부분에서는 2.5d 방식으로 제공해 캠페인에 더 몰입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발표된 내용 중 가장 신선했던 부분은 사설 서버였단 피쉬 서버를 정식 게이트웨이로 지원하는 부분이었다. 게임 개발사가 내리기에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보는데,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계기는.
스타크래프트2 배틀 체스트나 아나운서 팩의 인기가 좋았다. 차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도 이러한 유료 콘텐츠가 추가될 수 있나. 그리고 블리즈컨 현장에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경기를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아나운서 팩이나 유닛 스킨 유료 판매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후 커뮤니티 반응을 보고 다시 판단할 예정이다. 그리고 리마스터는 추후 블리자드 앱에 추가될 계획이다.
e스포츠와 스타크래프트는 하나다. 지금도 한국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활발히 열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블리즈컨에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 이어 워크래프트3이나 디아블로2의 리마스터가 진행될 지 여부에도 많은 게이머가 관심을 갖고 있다.
멋진 생각이지만 아직 계획은 없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치며 한국 스타크래프트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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