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 권지민도 다가오는 2018년은 특별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지민은 PSW 시절, 1500대의 레이팅을 며칠 만에 2200까지 끌어올리는 등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서포터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팀에 합류한 그는 너무 큰 기대를 받은 나머지 성적을 내지 못하거나, 포지션 경쟁 및 조합 등의 이유로 경기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그 기량을 온전히 발휘하기 어려웠다.
올 시즌이 끝나고 권지민은 삼성 갤럭시(현 KSV e스포츠)를 떠나 진에어 그린윙스로 돌아왔다. 이유를 물어보니 더 많은 경기에 나서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진에어 그린윙스 창단 멤버였던 권지민은 다시 돌아온 진에어에서 맏형이자 주장이 됐다. 그만큼 시간이 흘렀지만 인터뷰를 위해 만난 권지민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모습이었다.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PSW '니케'로 데뷔하고, ahq의 '로레이'였다가, 진에어의 '아이스베어'였다가, SK텔레콤에서 '캐스퍼'로 잠시 있다가, 삼성에서 '레이스'로 있다가, 이번에 진에어로 이적하게 된 서포터 권지민이라고 한다. 꼭 한 번 이렇게 소개해보고 싶었다.
- 이적 할 때마다 소환사명을 바꿨던 이유가 있었나
▶ 소환사명을 바꾼 큰 이유는 없었다. 그저 그 소환사명을 사용할 때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다 잊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자'는 생각도 있었고, 소환사명이 이상하단 피드백을 받아서 몇 번 바꿨다. 최근에는 너무 많이 바꿔서 경력에 비해 사람들이 잊은 것 같더라. 이제 나는 새로 뭔가 시작할 단계는 아닌 것 같아서 '레이스'라는 소환사명을 유지하려고 한다.
- 쉬는 시간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알려달라
▶ 롤드컵 기간 동안 응원차 중국에 두 번 다녀왔다. 중국 구경도 하고, 결승 전에 '스티치' 이승주와 함께 스파링 파트너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 밖엔 다른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봤다.
- 삼성에서 진에어로 이적하게 된 계기와 배경은
▶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했던 된 아쉬움이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로 내가 필요한 팀에 가서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경기에 나가지 못하니 의욕이 저하되고, 팀 연습을 하기도 어려웠다. 그 세 가지 이유로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
팀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해외팀과 국내팀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해외가 조건도 좋고 성적 내기는 편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국내에서 최선을 다하면 얼마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한국에서 이룬 것 없이 해외를 가고 싶지 않아 한국팀 위주로 알아봤다. 알아보던 중 진에어의 서포터 자리가 비어서 이적했다.
▶ 선수들 연령대가 낮아서 쾌활하고 밝은 분위기다. '테디' 박진성이 개인방송 켠 것처럼 솔로랭크를 돌리면서 말도 많이 하는 등 재밌는 선수다. '야하롱' 이찬주는 나이에 맞지 않는다고 할까? 목소리도 중후하고, 진중하고 과묵한 스타일이다.
▶ 당연히 아쉬웠다. 2017 시즌 전에 삼성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코칭스태프도 팀에 남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내가 열심히 하면 경기에 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팀 상황상 '코어장전' 조용인과 '룰러' 박재혁의 합이 잘 맞고 결과가 잘 나와서 어쩔 수 없었다. 더 열심히 했으면 결과가 달랐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그 둘이 워낙 잘해서 힘들었을 것 같다.
- 기량에 비해 커리어 운이 안 따라준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 그런 평가에 대해 부정적이다. 내게 주어진 기회는 많았다. 운이 좋았다면 커리어도 더 잘 나왔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내가 더 열심히, 더 잘 했다면'이라는 생각도 들고, 뒤돌아보면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 그래서 커리어 운이 안 따라준다는 평가를 들을 때마다 부끄럽고 민망하다.
- 분위기를 바꿔보자. 사파 서포터를 기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프리시즌을 맞아 따로 연구하고 있는 챔피언이 있나
▶ 있어도 비밀이다. (웃음) 패치된지 얼마 안 됐으니 앞으로 계속 찾아볼 것이다. 나는 사파픽에 대해 개방적이고, 좋아하는 편이다. 예전엔 솔랭에서 재밌거나 괜찮다 싶었던 것을 썼는데, 이젠 사파픽도 어느 정도 검증한 후에 쓸 생각이다.
- 팀 내에서 나이도 가장 많고, 경력도 길다. 팀원들이 어떻게 대해주는가
▶ 적응이 안 될 정도로 존칭을 써준다. 내가 막내였을 땐 그러지 않았다. 형들과 반말도 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이런 경험이 새롭고 즐겁다.
▶ (박)진성이는 답답한 것이 있으면 다 말하는데, 어려움 없이 말해서 편한 분위기 속에서 피드백을 진행한다. 게임 내적으로는 같이 호흡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맞춰가는 중이다. 지금까진 순조롭다. 시즌은 기니 지금까지 한 것보다는 앞으로가 중요하다.
▶ 개인적으로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 항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열심히 하긴 했는데 최선은 아니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 나의 큰 목표다.
- 곧 2018년 새해다. 팬들을 위한 새해 인사를 부탁한다
▶ 2017년 잘 마무리 하셨으면 한다. 2018년 새해에는 저와 이 인터뷰를 보시는 모든 분들이 소망하는 것들과 계획한 것들 다 잘 이루었으면 좋겠다.
▶ 예전부터 사용한 소환사명을 기억해주시는 오래된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경기에 많이 나올 텐데, 열심히 할 테니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꼭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리그오브레전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상진의 e스토리] '크라운' 이민호, 최고를 향한 끝없는 도전 (0) | 2017.12.28 |
---|---|
베트남 슈퍼스타 'Levi' 도두이칸, 북미로 간다 (0) | 2017.12.27 |
[단독 인터뷰] '도인비' 김태상, "ROG 이적 결정적인 이유는 '성적'" (0) | 2017.12.26 |
'비닐캣' 채우철 감독, 중국 WE 맡는다 (0) | 2017.12.25 |
연말 분위기 한껏, kt 롤스터의 크리스마스 맞이 풍경 (0) | 2017.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