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김용우가 만난 사람] '스티치' 이승주, "LCK 원딜 상대로 경쟁력 갖추겠다"

Talon 2018. 5. 4. 09:58

지난해 삼성 갤럭시(현 KSV)에서 '룰러' 박재혁과 함께 팀의 원거리 딜러 라인을 책임진 '스티치' 이승주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끝난 뒤 팀과 재계약에 합의했다. 도장만 찍으면 2년 연속 팀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

이승주는 그때 팀리퀴드 '올레' 김주성에게 메시지를 받았다. LMS G-렉스 게이밍이 원거리 딜러를 찾고 있다고 했다. 팀에 잔류하면 '룰러' 박재혁이 있기 때문에 주전 자리는 불가능하지만, G-렉스로 가면 주전으로 활동할 수 있다. 이승주로서는 매력적인 조건이었다.

G-렉스 게이밍은 지난해 승강전을 뚫고 올라온 레이즈 게이밍을 인수해 새롭게 만든 팀이다. 레이즈 게이밍은 2017년 LMS 서머 1라운드서 플래시 울브즈를 꺾는 등 돌풍을 일으켰지만, 3위에 그쳤다. 지역 선발전서는 홍콩 애티튜드에게 패해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팀에는 시즌2 롤드컵 우승을 경험했던 '토이즈' 라우 와이킨이 코치로 있으며 게임단 주는 홍콩 재벌이자 엠퍼러 그룹 양서우청(미국명 앨버트 영) 회장이다. 파트너는 홍콩 가수이자 '애정만세'에도 나왔던 영화배우인 홍탁립으로 화제가 됐다.

이승주는 2015년 미드 나잇 선에서 대만 무대를 경험했다. 2년 만에 LMS 무대로 돌아갔다. 그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생각이 오갔다. 2년 동안 백업으로 있었지만 배운 게 많았다. 1년을 더 하려고 했지만, 주전 자리도 중요했다. 코칭스태프와 이야기 끝에 대만을 결정했다. G-렉스는 중반이었지만 시즌 1위도 하는 등 매력적인 팀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 LMS 결승서 패했는데 시원섭섭했을 거 같다 
▶ 정규시즌 때 준비과정과 플레이오프 준비과정이 차이가 컸다. 정규 시즌에는 막바지에 경기력이 내려갔는데 성적이 잘 나와서 풀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스크림(연습경기) 성적이 안 좋았다. 다른 지역 강팀과 했기 때문에 패하는 건 상관없는데 경기력이 형편없었다.

스크림 때부터 부진해서 대회를 앞두고 '후회 없이 하자'라고 말하긴 그랬다. 팀적인 아쉬움보다 솔로랭크를 플래시 울브즈 원거리 딜러 '베티'보다 적게 한 건 아쉽다. 미세할 수 있지만, 후회가 남는다. 결승 때는 실수도 잦았다.

- 2년 만에 대만으로 돌아간 이유는 무엇인가?
▶ KSV와 재계약이 확정이었다. 도장만 찍으면 끝나는 단계였다. 도장을 찍기 5시간 전쯤에 '올레' 형이 G-렉스에서 원거리 딜러를 찾고 있다고 했다. 고민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시간이 오간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2년 동안 백업 멤버로 있었다. 팀에서 배운 것도 많았고 1년을 더 하려고 했지만 주전 자리도 중요했다. 코칭스태프와 상담한 뒤 대만으로 결정했다. 또 G-렉스가 2017년 서머 시즌서 정규시즌 1위를 한 적도 있다. (당시에는 레이즈 게이밍)

백업 멤버로 활동한다면 어느 정도 '룰러' 박재혁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크다. 그렇다면 백업보다 주전으로 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주전으로 활동하면서 받는 압박감으로부터 사라지다 보니 나태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대만으로 가는 게 좋다고 느꼈다.

- 지난해 롤드컵서는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좌절하지는 않았나  
▶ 좌절감은 없었지만, 부러움은 있었다. 좌절감을 느낀다면 프로게이머를 할 이유가 없다. 욕심은 끝이 없는 거 같다. 2017년도 그랬지만, 2016년 롤드컵 때 2대3으로 졌을 때 경기를 보면서 동기부여가 됐다. 긍정적인 부분이 더 컸다. 지금은 저의 부족함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개인적인 목표는 LMS 최고 원거리 딜러 선수보다 LCK 선수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거다. 
- 한국 선수가 해외 리그로 가면 언어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2015년 LMS 무대를 경험해서 문제없을 거 같은데 
▶ 적응은 문제없었다. 4개월 정도 지냈는데 팀원이 하는 중국어는 귀에 익었다. 80% 정도 적응됐다. 말할 때는 영어로 하는데 급할 때는 중국어로 하면 왠만하면 다 이해한다. 상황에 맞게 대처를 잘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의사소통 문제가 심각했다. 이후 플랜을 짜서 상황에 맞게 대처하기로 미리 약속을 해뒀다. 지금까지 통역사가 없어도 불편함이 없었다. (참고로 대만은 중국어가 아닌 중국 방언이라고 할 수 있는 만라린 어를 쓰며 초등학교부터 영어 교육이 보편화되어 있다)

- 개인적으로 플래시 울브즈의 독주를 막을 팀은 G-렉스라고 생각했다. 지난 서머 시즌도 그랬기 때문이다
▶ 나도 그럴 것 같았다. 플래시 울브즈의 독주를 막을 팀은 우리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플래시 울브즈 미드 라이너 '메이플' 후앙이탕과 서포터 '소드아트' 후슈오치에의 실력이 더 올라왔다. 똑똑하고 개인 피지컬이 좋다. 결승 때도 생각보다 플래시 울브즈가 잘했다. 우리는 팀워크가 안 맞았으며 침착해야 했는데 결승전이라서 설렜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규시즌처럼 텐션(긴장 상태)를 유지했으면 나은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 팀 코치가 '토이즈'다. 개인적으로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 언어 장벽은 있지만 유쾌함을 느낄 수 있다. 멘탈 케어 등 여러 가지 부분서 신경을 잘 써준다. 우리 팀 분위기가 자유로운데 코치 영향이 있는 거 같다. 자유로운 가운데서도 코치가 잘해준다. 흠잡을 데가 없다. 아무리 코치가 잘해도 선수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부질없다. 분위기는 최고다.  

- 리프트 라이벌즈에 참가하게 됐다 
▶ 경기 경험이 부족했는데 이번 시즌 경험을 쌓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만나고 싶은 선수는) 리프트 라이벌즈에 출전하는 선수 다 훌륭하지만, 아프리카 프릭스 '크레이머' 하종훈과 만나고 싶다. 하종훈 선수도 플래시 울브즈에 있었는데 LMS와 LCK 입성 시기도 나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 LMS 지역은 지금까지 신인 풀이 작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지만 G-렉스에는 탑라이너 'PK', 미드 라이너 'Wuji' 등 재능있는 선수가 많다  
▶ 'PK'는 제가 믿고 있는 선수이며 폼이 떨어져도 자기 관리를 잘한다. 'Wuji'는 포텐이 있다. 자신감이 없어 보일 때가 있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로 생각된다. 스크림과 공식전에서 차이가 크고 솔로랭크 성적에 민감하지만 멘탈 관리를 잘하면 LMS 최고 미드 라이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전 소속팀인 KSV가 스프링 시즌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 마음이 아팠다. 2년 동안 팀에 있어서 그런지 LCK 팀 중 가장 아끼는 팀이며 리프트 라이벌즈서 만나고 싶었다. (박) 재혁이와 대결하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 

- LMS 서머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 팀에 들어올 때부터 우승만을 바라보고 왔다. 롤드컵은 8강까지 가고 싶다. 큰 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다. 팀원의 생각도 궁금하다. 개인적인 목표는 서머 시즌 원거리 딜러 상을 받는 거다. 스프링 시즌서는 3표 차이로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상을 수상해서 시즌을 헛되게 보내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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