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이한빛의 티타임] 한국 대표 '에스더' 고정완-'에스카' 김인재가 말하는 PGI 2018

Talon 2018. 7. 26. 15:59
PUBG 글로벌 인비테이셔널 2018(이하 PGI 2018)이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진행된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북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모인 20개 팀이 모여 전세계 최강의 배그팀이 누구인지 가리게 된다. 우리나라 대표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20개 팀 중 가장 늦게 발표가 됐다. 바로 젠지 블랙과 젠지 블랙이다.

두 팀 모두 다른 의미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젠지 블랙은 APL 파일럿 시즌과 시즌1에서 우승을 차지며 위세를 떨쳤다. 하지만 IEM 카토비체 2018에서 16개 팀 중 15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내고 APL 시즌2 와일드카드전에서 탈락하는 등, 주춤하기도 했지만 타 대회 파이널에서 중상위권을 차지하며 PGI 2018 한국 대표 자리를 확보했다.

젠지 골드는 APL 파일럿 시즌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킬레이터' 김민기와 '로키' 박정영의 영입 후 젠지 골드의 경기력은 확 달라졌다. 비록 우승 트로피는 없지만, 3개 메이저 대회 파이널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큰 기복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압도적인 포인트 차로 PGI 2018 진출을 호확정지었다.

여러 사연이 있었지만 결국 한국을 대표해 펍지 첫 국제 공인 대회에 참가하는 젠지 블랙과 젠지 골드. 각 팀을 대표해 인터뷰에 나선 '에스더' 고정완과 '에스카' 김인재는 수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르게 되는 상황임에도 부담감을 느끼는 표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한국은 전략이 좋아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랜드마크 싸움도 피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을 대비해 어떤 준비를 했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할까. 한국 대표 출전이라는 첫걸음을 떼게 된 두 선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요즘 근황을 알려달라
▶'에스더' 고정완=집에서 쉬면서 못했던 것들을 했다.
▶'에스카' 김인재=집이 멀어서 내려가지 못했다. 휴가도 PGI 때문에 3박 4일 밖에 못 받았다. 숙소에서 배그나 다른 게임을 하면서 편하게 쉬었다.

-'윤루트' 윤현우는 1주일 휴식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만큼 피로가 쌓였던 건가
▶고정완=원래 예정보다 하루가 더 늘었다. 짧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독일에 가기 전에 연습은 해야 하지 않나. 짧았지만 팀에선 최대한 많이 배려해줬다고 생각한다.
▶김인재=3박 4일 휴가를 받았을 땐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막상 받으니까 짧긴 짧더라. PGI가 끝나면 시간이 많으니 길게 휴가를 주신다고 하셨다. 그때 푹 쉴 생각이다.

-휴가 기간 동안 전 동료들도 만났는지 
▶김인재=APL 결승 때 류제홍과 '기도' 문기도가 왔는데 성적이 좋지 않았다. 친구들은 자기가 오면 경기가 망하는 것 같다며 PSS 때 안 왔더라. PSS 결승엔 '토비' 양진모와 '준바' 김준혁이 왔다. 결승 끝나고 뒷풀이에서 봤다. 사옥으로 이전하면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
-PSS를 잠시 복기해보자. '지수보이' 김지수는 PSS 파이널 마지막 라운드에서 랜드마크를 바꾸는 전략을 썼으면 어떨까 하는 코멘트를 남겼다 
▶김인재=마지막에 다른 곳에 가려고 했지만, 비행기가 너무 극단적으로 쏠려 다른 곳에 가기엔 리스크가 컸다. 노보로 떨어질 때 다른 팀이 내리면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아무도 안 내리더라. 검문소를 염두해 두고 확인을 했지만, 작정하고 숨으면 안 보이는 곳이 있었다. 또한, 비행기가 한쪽으로 몰리면 차량 경쟁이 심해진다. 누군 가고 누군 못 가고 할 바에는 노보에 떨어지자고 했다. 결과적으로 그게 악수가 됐다.

-젠지 블랙에 관한 조심스러운 질문 하나를 해보자.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독일행이 확정되었다. 경기력과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고정완=원래 오더가 있었다가 갑자기 없어졌다. 오더를 구해야 하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구하지 못해 돌려막기 식으로 했다. '섹시피그' 한재현이 맡거나 내가 맡아도 성적이 잘 안 나오더라. 완벽한 오더가 있으면 상황에 따라 전략을 수정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면 될텐데, 서로 한 쪽 밖에 모르니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감독님께서 그나마 성적이 가장 잘 나왔던 때를 고려해 '섹시피그' 한재현의 오더가 낫겠다고 딱 정해주셨다.

성적이 안 나오니 10시까지 스크림을 하고 4시까지 에임 연습을 하는 등, 연습량을 늘리자는 얘기가 나왔다. 내부적으로 피드백을 부드럽게 진행해 서로 기분 상하는 일이 없게끔 조율해주시는 등, 코치님 덕에 좋은 방향으로 발전했다. 성적이 잘 나온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예전보다 분위기는 훨씬 좋아졌다. 다들 열심히 노력하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PGI 이야기를 해보자. 유럽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처음으로 안다
▶김인재=살면서 유럽을 처음 가본다. 늘 유럽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유럽에 가게 됐다. 큰 경기장에서 치러지는 세계적인 대회라 재미있을 것 같다. 기대된다. 

-먹어보고 싶은 독일 음식 같은 게 있나
▶김인재=막상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독일은 음식 종류가 많진 않다더라. 족발, 맥주, 소시지 밖에 말해주지 않았다. 그 셋을 핵심적으로 먹어보겠다.

-'킬레이터' 김민기와 '로키' 박정영은 처음 해외 경기를 치른다
▶김인재=기대 반 걱정 반인 것 같다. 해외 무대는 처음이기도 하고, 스테이지가 크고 관중이 많다. '심슨' 심영훈은 "거기 가면 긴장된다. 큰일 났다"고 겁을 주더라.

-해외 경기 선배로서 조언해줄 것이 있다면 
▶김인재=해외 경기에 나가면 스케쥴이 정해져 있다. 평소와 달리 아침에 일어나야 한다. 아침에 잘 일어나고 잘 자면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워낙 주최 측에서 잘 케어해주기도 한다.
-젠지 블랙은 이번이 두 번째 해외 경기다 
▶고정완=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대표로 다른 팀과 겨룬다는 것 자체로 영광이다. 최근에 성적이 나오지 않아 걱정되기도 한다. 최근엔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독일에 가는 건 좋은데, 지난번 IEM 카토비체에 갔을 땐 여행을 전혀 못 했다. 경기장과 호텔만 왔다 갔다 하는 데도 힘이 들더라. 이번에 시간이 좀 남는다면 주변이라도 둘러보고 싶다.

-특별히 가보고 싶은 관광지가 있나
▶고정완=나는 딱히 없는데, (윤)현우 형이 베를린 대성당이 멋있다고 하더라.

해외 경기가 처음인 '그라마틱' 강지희는 어떤가
▶고정완=현우 형과 '섹시피그' 한재현은 지난 해외 대회에서 15등을 했기 때문에 이번엔 꼴등 근처엔 가지 말자는 마인드로 열심히 하고 있다. '그라마틱' 지희 형은 그렇게 신나보이진 않는다. 유럽이 처음인 거로 아는데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 것처럼 보인다. 막상 가면 좋아할 것 같다.

-현재 PGI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김인재=지금까지 했던 것과 비슷하게 스크림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해외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서 알아가려고 하고 있다.
▶고정완=팀끼리 스크림하고 에임 연습을 하고 있다. 외부적으로 불화가 안 나게 잘 조율한다던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한다.

-팀마다 갈등을 해소하는 부분이 좀 다르다고 하는데
▶고정완=블랙이 계속 쌓아놨다가 한꺼번에 터트리는 스타일이다. 감정이 상한 것이 있으면 커지기 전에 풀면 좋겠는데, 성격이 다르다보니 갑자기 한꺼번에 터진다. 그게 우리 스타일이고 팀 컬러라고 감독님이 그러시더라.
▶김인재=자주는 안 싸운다. 한 번씩 조금 쌓였을 때 터지곤 한다. 우리는 좋게좋게 풀려고 한다.

-이번 PGI 2018에서 경계하거나 눈여겨봐야 하는 팀이 있을까
▶고정완=해외 대회도 보고 개인 방송도 보는 편이다. 팀 리퀴드와 웰컴 투 사우슺 지오고(WTSG)가 경계된다. 총도 잘 쏘고 전략도 좋아서 늘 상위권이 있더라. WTSG와는 랜드마크도 같다. 지난번엔 강남에 계속 꽂길래 우리가 빠져줬는데 이번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김인재=중국은 배틀 그라운드 시장이 크다. 수많은 경쟁을 뚫고 대표로 온 팀들이라 경계가 된다. 

-랜드마크에 따라 전략이 바뀌어야 할 수도 있다
▶김인재=우리는 노보를 먹을 때부터 수많은 팀들과 싸웠다. 뒤돌지 않겠다. 전 세계에 노보는 젠지 골드의 땅이라는 인식을 박아두겠다.
▶고정완=팀 이름을 웰컴 투 코리안 사우스 지오고(Welcome to Korean South Georgo)로 바꿔서 WTSG과 피터지게 싸워보겠다. 

-유럽 팀들이 차량 이용 안 하는 전략을 쓴다고 한다
▶김인재=차량을 안 쓰는 전략은 기습과 암살에 있어 위협이 될 수 있다. 그 점을 신경 써서 차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해서 적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계속 주변을 주시하면서 플레이 하려고 한다.

-어떤 맵이 쟁점이 될 것이라 보는가 
▶김인재=미라마가 쟁점이 될 것이라 보기엔 판수가 너무 적다. 그곳에서 승점을 잘 쌓아놓으면 유리하겠지만, 에란겔에서 평균적으로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내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고정완=우승을 스플릿부터 정규시즌까지 두 번을 했다. 당시엔 3인칭이 많았는데,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1인칭이다. 1인칭 에란겔에서 승부를 볼 것 같다. 전략도 1인칭 위주로 많이 바꿨다.
-이번 PGI 2018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예상해볼 수 있을까 
▶김인재=해외 선수들과 만나본 적이 없어서 쉽게 평가할 수 없을 것 같다. 목표는 우승으로 잡고 열심히 할 생각이다. 
▶고정완=IEM 때 해외팀을 만나봤다. 확실히 총은 잘 쏜다. 우리는 그때 1인칭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였다. 지금은 1인칭을 많이 해서 전략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것 같다. 해외 선수들이 총을 잘 쏘긴 하는데, 한국 선수들은 전략적인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한국 선수들은 생각을 많이 하고 어떻게 하면 순위를 올릴 수 있을까 고민한다. 전략적으로 우위에 있으니 등수는 더 높을 것 같다. 8등 안에는 들지 않을까?

-목표는 그럼 8위 안에 드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될까
▶고정완=현실적으로 8위 안에 들지 않을까. 목표는 우승이다.

-PGI 2018이 펍지 최초 공인 국제 대회다. 두 팀 모두 마음의 부담이 있을 것 같은데
▶김인재=딱히 부담은 없다. 한국을 대표해서 가는 것이고, 내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잘해야겠다.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다. 오히려 국내대회보다는 견제가 덜하지 않을까 한다. 더 마음이 편하다.
▶고정완=부담은 안 되지 않지만, 우리가 잘해서 PGI 2018에 진출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팀들이 더 잘했으면 못 갔을 것이다. 기분 좋게 가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대표이니만큼 노력하고 준비하겠다. 해외 팀 중에 랜드마크가 겹치는 팀이 있어 살짝 귀찮긴 하지만,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내도록 하겠다.

-FPS 장르에선 유럽과 북미가 강세를 보이다 보니, 한국이 다른 종목처럼 압도적으로 잘하긴 힘들 거라는 평이 있다
▶고정완=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예로 들면, 작전이 한정적이고 짧은 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 배틀그라운드란 게임은 맵도 엄청 넓고 4명으로 이루어진 20개 팀이 붙는 게임이다. 유럽이 분명 총을 잘 쏘지만 여러 변수가 있어 압도적이라 할 순 없을 것 같다. 한국이 전략적으로 임한다면 경기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 한국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김인재=해외 선수들이 평균적으로 에임이 좋다. 운영적인 부분에서 우리가 잘 풀어가면 에임 때문에 졌단 말은 안 나올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김인재=준우승만 3번 하고 포인트 1위로 독일에 가게 됐다. 많은 기대 해주시면 좋겠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우승을 이번에 독일에서 꼭 해내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FPS에서 존재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고정완=젠지 블랙은 APL 우승 이후 많이 주춤했다. 못했던 점을 스크림을 통해 보완하고 있으니 계속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많이 노력하고 있다. 골드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도록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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