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의 몰락, LCK도 변해야 산다

Talon 2018. 10. 17. 08:55
젠지 탑 라이너 ‘큐베’ 이성진(앞)과 ‘하루’ 강민승이 14일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경기를 치르고 있다. 윤민섭 기자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 젠지 e스포츠가 그룹 스테이지(16강 조별리그)에서 1승 5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탈락했다. B조에서 RNG(중국)와 투톱이 예상됐던 터라 팬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북미, 유럽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실제로 두 팀은 막판까지 8강 진출을 놓고 순위 경쟁을 벌였다. C9(북미)은 1차전에서 1승 2패로 부진했지만 2차전에서 3연승을 내달리며 8강을 자력 확정지었다. RNG와의 순위 결정전에서도 막판까지 쉽사리 승부를 가름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화끈함’의 대명사 팀 바이탈리티(유럽)는 젠지, RNG를 잡았지만 C9에 1, 2차전 연달아 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미드라이너 ‘지주케’ 다니엘레 디 마우로를 중심으로 한 과감한 전투 설계는 단연 으뜸이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

이번 롤드컵은 전투 중심의 경기 스타일이 확실하게 득세하고 있다. 다소 무리한 포탑 다이빙(Diving)이라도 2대1 교환 내지는 1대1 교환을 해내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챔피언 한 둘을 사이드로 뺀 운영에는 여지없이 강제 전투 개시가 들어온다. 유리한 상황에서 시야 장악을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을 하다가 한 번에 경기를 그르치는 장면이 잦게 연출됐다. 애매한 기교는 필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엄중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젠지가 이 같은 스타일에 마냥 대비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젠지는 앞선 롤드컵 선발전에서 그리핀과 킹존을 잇달아 격파하며 한국 3번 시드를 차지했다. 그리핀과 킹존 모두 ‘전투 민족’으로 알려진 팀이다. 전투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팀들을 상대로 나름의 해법을 찾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막상 롤드컵 뚜껑을 열자 젠지는 허무하게 무너졌다. LCK 팀들이 스파링 상대가 되지 못했던 셈이다. 한국에서 대회가 열리는 터라 변명의 여지도 없다. kt가 분전하고 있지만 언제까지고 ‘1강’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LCK도 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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