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30.
▲ 지난 29일 방영된 MBC < 마이리틀텔레비전V2 > 중 한 장면. 안유진(아이즈원)이 각 연예인들을 초대한 집주인의 딸이라는 설정 속에 상황극을 펼치는 등 기존 인터넷 개인방송과는 사못 다른 장면들을 만들기도 했다. |
ⓒ MBC |
하지만 방영 1년을 넘어선 어느 순간부터 시청자들과 거리가 점차 멀어졌고, 타 채널과의 경쟁에서도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방송 초창기의 인기를 유지하지 못한 채 종영을 맞이하고 말았다.
그 후 지상파TV 및 인터넷 방송 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마리텔>이 방송됐던 2015~2016년만 하더라도 인터넷 개인 방송은 소수의 사람만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쉽게 개인 채널의 '방송국장'이 될 수 있는 시대다. <마리텔>의 주요 출연진이던 아이돌 그룹 멤버들도 네이버 V라이브를 비롯해서 각종 SNS를 통한 동영상 콘텐츠로 팬들과의 소통하고 있는 요즘, <마리텔 V2>의 귀환은 기대보단 우려가 앞설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열혈사제> <스페인하숙> 등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의 높은 인기로 인해 <마리텔 V2>는 쉽지 않은 환경에 놓여 있다.
▲ 지난 29일 방영된 MBC < 마이리틀텔레비전V2 > 중 한 장면. 원로배우 강부자는 해박한 축구 상식을 보여줘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
ⓒ MBC |
얼마 전 자질 논란을 일으킨 인터넷 BJ 감스트와 비교해도 좋을 만큼, 강부자는 수려한 말솜씨로 과거 1960~1970년대 축구 이야기부터 최근 해외 축구에 대한 다양한 정보까지 술술 풀어내며 자식, 손주뻘되는 네티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그녀의 소원이라는 축구경기 해설을 해도 좋을 만큼 강부자는 <마리텔 V2> 첫 회에서 MVP급 활약을 해냈다.
사실 지난 15일 트위치를 통해 진행된 인터넷 생방송은 장시간에 걸쳐 진행되었지만 재미 측면에선 물음표가 많이 붙었다. 실시간 댓글로 참여한 트위치 사용자 성향을 연예인 출연진들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일부 참가자들은 종종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배우 강부자, 개그맨 정형돈 등의 방송 내용이 각종 SNS,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입소문처럼 퍼지면서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지만, 일부에서 "망했다"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29일 방영된 <마리텔 V2> 본 방송은 트위치 생방송의 우려감을 한방에 씻어낸, 편집의 승리였다. 각종 인터넷 B급 문화에 심취한 박진경 PD 특유의 재기발랄한 영상 편집은 인터넷 생방송 당시 큰 호응을 끌어내진 못했던 정치인 박지원 방송의 웃음 실종 상황도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김무성, 박원순, 이낙연 등 유력 정치인과의 실시간 통화에 실패하고 궁여지책으로 '목포 유명인사'인 개그우먼 박나래 어머니와의 전화만 성공했던 생방송 당시의 난감했던 상황도, 며칠 후 진행된 실제 국회 대정부 질문 영상까지 사용하며 웃음을 만들어낸다.
뿐만 아니라 배우 강부자 방송에서는 '메시 vs. 호날두', '박지성 vs. 손흥민' 등 온라인 축구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논쟁을 B급 정서 가득 담은 CG 처리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제작진의 절묘한 편집의 힘이었다.
▲ 지난 29일 방영된 MBC < 마이리틀텔레비전V2 > 중 한 장면. 인터넷 생방송 이후 진행된 국회 대정부 질문 실제 화면까지 활용하는 등 재기발랄한 편집으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
ⓒ MBC |
두 번째는 경쟁이 아닌 협동을 통한 기부를 앞세웠다. 이전 < 마리텔 >은 4~5개 팀으로 나눠진 연예인 방송이 서로 경쟁을 펼쳐 최다 접속자를 모은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초창기 백종원을 비롯한 김영만, 마술사 이은결, 이경규 등이 1위에 오르던 생방송은 고정 팬덤이 많은 아이돌 그룹 출연자가 매번 우승하는, 콘텐츠의 재미와 상관없이 누가 출연하느냐에 따라 일찌감치 1위가 결정되는 맥 빠진 경쟁이 반복되면서 인터넷 동시 접속자들의 숫자는 날이 갈수록 급감하고 말았다.
그래서 택한 것이 5개 팀의 인터넷 동시 생중계라는 기본 형식은 그대로 두되 트위치의 고유 기능인 후원금 시스템을 적용시켜 목표치(300만원) 만큼의 기부금을 함께 모으는 방식(도네이션)을 택해 나름 공익적인 부분을 고려했다. 물론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유사한 방식인 탓에 거부감을 느끼는 일부 시청자들도 있을 만큼 방송 속 몇몇 장치에 대해선 시청자들 사이 호불호의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또한 5개의 방송을 모두 보여주려다 보니 속도감 있는 편집을 가미하더라도 산만했다는 지적도 동시에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텔V2>를 쉽사리 포기 못 하게 만드는 건, 담당 연출자인 박진경 PD의 '똘끼'(?)로 충만한 연출과 편집 능력 때문이다. 프로듀서의 케이블 이적이 빈번한 MBC 등 지상파 채널에서 박 PD만큼 자기 색깔 분명한 예능 연출자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도 지상파 예능이 큰 힘을 발휘 못하는 요즘 <마리텔 V2>를 주목하게 만든다. 지난해 <두니아>가 '언리얼' 예능이라는 신선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참패의 쓴 맛을 본 박PD로선 많은 공력을 기울인 <마리텔 V2>로 다시 한번 흥미로운 도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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