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회째를 맞는 IEM 시드니는 호주에서 가장 큰 e스포츠 대회다. 더불어 CS:GO 한 종목으로 진행되지만 매해 대회가 열리는 쿠도스 뱅크 아레나는 이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IEM는 폴란드 카토비체와 호주 시드니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대회를 연다. 27살까지 2위만 7번 한 스타크래프트2 선수인 어윤수가 감격적인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대회가 바로 IEM 카토비체다. 인텔과 ESL은 14년동안 세계 각지를 돌며 e스포츠 대회를 열었고, 새로운 이야기의 무대를 만들었다.
과연 이들이 선수들을 위한 무대를 만드는 도시, 그리고 종목은 어떻게 선정할까. IEM 시드니 현장에서 ESL 아시아-태평양-일본지역 부사장인 닉 반젠티를 만나 IEM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IEM 혹은 큰 규모의 이벤트를 열 도시를 선택할 때 e스포츠에게 줄 수 있는 매력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와서 참가팀들을 응원할지 여부 등이 고려된다. IEM 시드니는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을 위한 첫 아레나 대회다. 유럽이나 북미 경기를 보기 위해 밤을 새는 카스 팬들을 비롯한 e스포츠 팬들이 있었고 그들의 니즈를 해소하고 e스포츠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이었다. 큰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 프로모터인 TG Life, 메인 스폰서인 인텔이 없었다면 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동유럽 국가인 폴란드 카토비체는 어떤 장점으로 계속 대회를 열게 됐는지
카토비체는 유럽 첫 아레나 대회였다. 아시아에선 여러번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대회가 있던 것으로 안다. 2013년 우리가 카토비체에 대회를 열기로 결정한 것도 꽤 멋진 이야기다. 글로벌 게이밍의 대표이자 폴란드 사람인 미하우는 카토비체에 관광객을 모으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카토비체는 폴란드에서 6번째로 큰 도시지만 많은 사람이 잘 모르는 도시다. 그들에겐 카토비체는 낡은 광산 도시에서 혁신적으로 거듭났다. ESL은 IEM을 통해 매년 40만명에 가까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호텔들은 대회 즈음 모두 예약이 완료된다고 한다. IEM 카토비체는 ESL의 가장 큰 이벤트다. 17만명의 방문객들이 IEM 카토비체를 위해 도시를 찾는다.
다음 IEM 대회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데, 이는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개최 도시를 정할 때 그 도시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지, 많은 관중들이 현장을 찾아 e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지 등을 따진다. 도시나 국가 정부에서 어떤 지원을 줄 수 있는지도 고려한다. 장소에 대한 좋은 딜이나 훌륭한 파트너는 리스크를 줄여준다. 많은 노력과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시카고는 미국의 중심부에 있는 도시다. 우리는 예전에 동부와 서부에서 각각 대회를 진행한 적이 있어 미국의 가장 큰 도시들 중 하나이자 큰 팬베이스를 갖고 있는 시카고를 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었다.
IEM은 이미 CS:GO 외에 다른 게임들을 진행하고 있다. 폴란드에선 스타2를 진행하고, 리그 오브 레전드로도 대회를 열었다. 올해 최초로 포트나이트 대회도 진행했다. 다른 게임 타이틀로도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있다. CS:GO만 한다기 보단 기회와 우리가 기반을 둔 시장을 바탕으로 정해진다.
라이엇, 블리자드, PUBG는 개발사가 주도적으로 나서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 게임들을 IEM에서 하기엔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
어려움이라고 하긴 어려울 것 같다. 우린 모든 개발사 및 유통사들과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해당 유통사들은 그들만의 전략과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는 기존에 존재하는 포맷, 플랫폼, ESL one 등 다양한 인프라들에 유통사들과 연결해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다. 우리는 북미 LoL 콜리게이트(대학생) 대회 및 유럽 챌린저스 시리즈에서 일하고 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과 우리가 하는 것을 본다. 항상 독점하는 것는 아니다.
ESL의 역사를 볼 때 중요한 것은 우리가 기업으로서 근 20년간 존재했다는 것이다. ESL만이 e스포츠에서 진정으로 글로벌한 회사다. 우리가 유럽에서 더 강세를 보이고 북미로 확장했으며 뉴질랜드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아시아 시장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우리를 다른 기업과 비교했을 때 우리는 늘 근본적인 목표에 헌신했다. 우리는 게이머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게이머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한 기풍을 유지하면서 비즈니스적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불필요하게 과투자를 하거나 하지 않는다. 우리는 장기 비전을 만든다. 우리는 잠시 생태계에 있었다 사라지는 존재이고 싶지 않다. 우리는 앞으로 20년, 30년 이상 있길 바란다. 그것이 우리가 다른 기업보다 오래 이 업계에 있을 수 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우리는 긍정적인 파트너십을 오래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인텔과 14년 넘게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블리자드와도 오랜 기간 함께 했다. 우리는 커뮤니티, 파트너 등으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이것이 비즈니스를 할 때의 핵심적인 부분 아닐까.
IEM이 한국에서 열릴 일이 있을까
한국에서 두 번 열린 적이 있다. 한 가지 말해두고 싶은 것은 한국은 분명 e스포츠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e스포츠를 세계 어느 곳보다 잘 하는 곳이다. 스타크래프트가 TV에 몇 년이고 나오는 성숙한 시장도 있다. ESL이 e스포츠 생태계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의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아마 한국은 북미나 오스트레일리아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는 모든 나라가 다르다. 동남아라고 해도 말레이시아와 대만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한국에 대해선 기존에 있던 것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이고 무슨 게임을 보고 싶어하는지 아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다른 이벤트를 열 때 그러한 일들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데스트탑 외에 VR이나 모바일로 나갈 일이 있나
우리는 북미에서 '모바일 오픈'이란 포맷을 만들었다.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클래시 오브 클랜 대회를 열고 있고 동남아에선 모바일 시장 규모가 크다. 차이점은 우리는 각각의 시장을 다른 관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타이틀을 살펴보고 있으며 사람들이 해당 플랫폼을 사용해 게임을 하고 또한 시청을 할 수 있는지로 판단한다. 예를 들어 대만은 PC만큼이나 모바일 시장도 크다. 그래서 우리는 대만이라면 PC와 모바일을 동시에 공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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