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희와 박준영은 서울 다이너스티의 이호철 단장과 박창근 감독과도 인연이 있다. 2017년 APEX 시즌 4에서 GC 부산 소속으로 로열로더 달성이란 역사를 함께 썼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서울 다이너스티 이름 아래 뭉친 그들의 시너지와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2020 오버워치 리그를 앞두고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중 하나는 연고지에서 진행되는 홈스탠드다. 홍재희와 박준영은 고국인 한국에서, 그것도 오랜 시간 응원해준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음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두 사람은 투닥거리면서도 서울 다이너스티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무조건 우승"이라며 입을 모았다. 서울 다이너스티의 새로운 두 호랑이 홍재희, 박준영과 함께 새로운 팀 적응기와 2020 오버워치 리그, 홈스탠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본격적인 인터뷰 시작에 앞서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제스쳐' 홍재희 : 서울 다이너스티의 메인 탱커를 맡고 있는 '제스쳐' 홍재희라고 합니다.
'프로핏' 박준영: 저는 서울 다이너스티에서 딜러를 맡은 '프로핏' 박준형입니다.
서울 다이너스티 이적 후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요
홍재희: 연습을 생각보다 빠르게 시작했고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어요. 중간에 짧은 휴가들도 즐겼고요. 무난한 프로게이머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박준영: 똑같아요. 서울에 올라와서 평일엔 연습실과 숙소에 있다가 주말엔 쉬고 있죠.
박준영: 잘 되고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홍재희: 이적은 저희의 의사에 따라서 되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서울로 이적하면 홈스탠드 경기가 있으니가 더 편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오게 되어서 좋네요.
박준영: 홈스탠드가 열리는데 제가 환경을 많이 타서 서울에서 하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런 부분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잘 되어서 서울 다이너스티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GC 부산에서 같이 선수 생활을 해왔잖아요. 서로 같은 팀으로 이적하려고 했던 것인가요
홍재희: 같은 팀을 계속 하고 싶었던 것은 맞아요.
박준영: 런던 갈 때도 GC 부산 팀이 다같이 갔으니까요.
홍재희: 노렸던 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같은 팀으로 오게 됐네요.
오버워치 리그에서 두 시즌을 보내고 서울 다이너스티 이적 전에 어떤 인상을 갖고 있었나요
박준영: 재밌는 팀이죠. 서울 다이너스티가 한국팀이니 팬들도 많고 경기를 하면 재밌어요.
홍재희: 저희가 런던 스핏파이어 소속이었지만 한국인 선수들로 이뤄진 팀이니 경쟁 심리가 있었죠. 서울 다이너스티는 한국 팬덤(Fandom)이 크니까...
박준영: Fandom?
홍재희: Fandom! 여튼, 서울 다이너스티와 경기할 때는 이목도 더 집중되거든요. 해외 반응도 중요하지만 한국 반응도 중요하니까 이기고 싶었죠.
홍재희 선수는 서울 다이너스티 메인 탱커의 징크스를 깨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는데 당시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궁금합니다
홍재희: 그런 징크스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팀에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잘 맞춰나가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열심히 하면 그런 징크스도 깰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적한 후 젠지와 서울 다이너스티의 첫 인상은 어땠나요
홍재희: 회사 건물에서 연습하면서 회사에서 일하시는 직원분들과 다른 팀 선수들을 한 공간에서 만나는 것이 처음이었어요. 연습실까지 출퇴근을 하니까 회사원이 된 느낌도 들었고요. 그리고 선수들 말을 많이 신경 써주는 회사인 것 같았어요. 정말 빈말이 아니라요. 필요한 것이 있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에 있어서는 많이 들어주려는 모습이 보여서 좋은 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준영: 한국팀이라서 다 한국인인 점도 좋았어요. 코치님도 더 들어오시고 체계도 잘 짜여진 것 같았어요. 연습도 잘 되고 좋습니다.
서울 다이너스티로 이적했을 때 가족이나 친구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좋았을 것 같아요
홍재희: 보러 오겠다는 친구들이 가끔 있는데 어차피 안 올 것 같아서 별로 신경은 안 쓰고 있어요. 오면... 오는거죠.
박준영: 가족이 좋아해요. 특히 어머니가 경기 보는 것을 좋아하셔서 한 번 오시지 않을까 싶어요.
GC 부산 시절부터 팬이 많았는데, 이번 서울 다이너스티 이적으로 많은 팬들이 좋아해주셨어요
박준영: 소통하기 더 쉬워져서 좋아요. 외국에 있을 때는 외국에 있어서 힘들었는데 한국에 있으면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으니 편해졌죠.
홍재희: 첫 출발을 한국에서 했기 때문에 좋아하셨던 분들이 한국팀에서 하니까 응원해주시기 더 좋습니다. 저도 그 분들께서 응원하기 편한 환경에서 응원해주시면 좋겠거든요. 윈윈이죠.
다른 종목 선수들도 같은 건물의 연습실을 쓰는데 오가며 알게 된 선수나 인사를 한 선수가 있나요
홍재희: 얼굴은 어느 정도 익히고 있는데 이름은 잘 몰라요. 마주치면 인사를 계속 하긴 하는데 친하게 지낼 기회가 없어서 아쉽긴 해요.
젠지의 타 종목 선수들 중에서 친해지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누가 있나요
홍재희: 요즘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는 잘 몰라요. 옛날부터 유명했던 '피넛' 한왕호, '룰러' 박재혁, '비디디' 곽보성은 알아요. 친해지고 싶다기 보단 같은 공간에 있어서 신기했어요.
박준영: 전 SK텔레콤 T1을 좋아했거든요. '클리드' 김태민이 젠지로 왔더라고요.
홍재희: 난 삼성 갤럭시부터 좋아했어.
박준영: 난 T1. 이젠 젠지를 좋아해요.
홍재희: 삼성 갤럭시가 또 젠지의 전신이었죠. 전 SK텔레콤을 좋아해본 적이 없어요.
박준영: 수정할게요. 저도 삼성 좋아했어요.
홍재희: 엄청 신기하다까진 아닌데 얘는 그랬어요.
박준영: 뭐!
홍재희: "저기 피넛 선수 있다!" 하면서 신기해 하더라고요. 인터넷에서만 보곤 했는데 직접 만나니까 조금 신기했어요. 딱 처음에만요.
홍재희: 굉장히 선한 사람이고요.
박준영: 성격이 엄청 좋으세요.
홍재희: 여튼 선하시고 정직하고 기본을 잘 지키려고 하세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주변 사람들도 보고 열심히 하게끔 만드세요.
문성원 코치님이 스타크래프트2 우승자 출신인 건 알고 계셨나요
박준영: 팀에 들어오고 나서 알았어요.
홍재희: 스타2 좀 하셨다고 들었는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좀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기자: 우승을 7번이나 하셨어요)
박준영: 7번이나 하셨어요?
홍재희: 많이 했다고 하셨어.
홍재희 선수는 '마블' 황민서와 같은 메인 탱커 포지션입니다. 서로 어떤 방식으로 연습을 진행하고 있나요
홍재희: 연습하는 것은 비슷해요. 스크림도 똑같이 하고 있어요. 로스터는 저희가 정하는 것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딱히 경쟁심을 엄청 느끼진 않아요. 협동을 하는 느낌으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이 잘 되면 저도 잘 되는거니까요.
'일리싯' 박제민과 '피츠' 김동언은 상대적으로 경력이 적어 박준영 선수가 느끼는 책임감이나 부담감이 클 것 같아요
박준영: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다른 선수들도 충분히 잘해서 크진 않아요. 두 선수 모두 DPS 영웅들을 잘 다루고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오버워치 리그에서도 잘 할 것 같아요.
GC 부산과 런던 스핏파이어에서 인연이 있었던 박창근 감독님과 재회했어요
홍재희: 여전하시더라고요. 여러 의미로요. 감독님이란 호칭보단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근하고 가까운 느낌이었죠. 지금도 똑같이 좋은 형님이 감독으로 계셔서 든든합니다.
박준영: 똑같으세요. (홍재희의 말에) 동의합니다.
박준영: 황민서요. 웃음소리가 굉장히 특이해요.
홍재희: 웃으면 같이 웃게 되더라고요.
박준영: 그런 웃음소리 처음 들어봤어요.
홍재희: 그나마 홈스탠드를 하는 것에 있어서 디비전을 나눠 놓은 것이 컨디션을 조절하기에 좋게 짜여진 것 같아요.
박준영: 가까워서 좋은 것 같아요. 멀리 비행기 타고 갈 일도 많지 않고요. 비행기 타는 시간이 많아서 체력을 기르려고 운동도 하고 있어요.
컨퍼런스나 디비전 내에서 가장 경계되는 팀이 있다면 어느 팀이 있을까요
홍재희: 한 팀만 고르자면 샌프란시스코 쇼크요. 팀끼리 스크림을 많이 해보는데 잘하는 팀들은 많지만 제가 느끼기엔 20팀 중에 샌프란시스코 쇼크만 좀 다르다고 느낄 정도였어요. 정말 잘하기 때문에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네요.
박준영: 밴쿠버 타이탄즈요. 연습 땐 크게 잘 못 느끼겠는데 대회에 들어가면 잘하는 것 같아요. 만나면 무서운 상대입니다.
오버워치 이전 시즌까진 연고지 기반이었음에도 LA에서만 경기를 치러서 타 국가 팬들에게 와닿는 부분이 많지 않았어요. 이번에 바뀌면서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홍재희: 한 곳에서만 경기를 하니까 전세계 오버워치 팬들이 많아도 헤비한 팬이 아니면 경기를 보러 오기 힘들었죠. 팬분들 입장에서 안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홈스탠드 도입으로 그 지역에서 계속 경기 하는 건 아니지만 각국 팬분들이 경기를 보고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죠. 팬분들이 많이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직접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상황이 됐으니까요.
박준영: (기자: PC방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PC방을 홍보하고 싶긴 한데 진주에 있어서 너무 머니까 오라고 못하겠어요. 진주에 할 게 있나...?
홍재희: 진주에는 진주성이 있어요. 진주성을 보고 프로핏 PC방에 가서 오버워치 한 판 하고 가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 오버워치 리그에서 서울 다이너스티의 홈 경기장은 동대문 DDP로 결정됐어요. 서울의 중심에서 경기를 펼치게 됐습니다
홍재희: 패션 위크하는 곳이죠?
박준영: 한 번도 안 가봐서 모르긴 한데 좋아보였어요.
홍재희: 좋습니다. 확실히. 아주.
서울 다이너스티에서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은가요
홍재희: 서울 다이너스티를 바꾼 선수로 남고 싶습니다.
박준영: 팀을 우승 시킨 남자요.
서울 다이너스티 안에서 각 포지션의 선수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박준영: 모든 영웅을 잘 다루려고 노력해야죠.
홍재희: 제가 틀릴 때도 있긴 하지만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해서 최대한 팀을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메인 탱커가 되고 싶어요.
두 선수 모두 오버워치 리그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있죠. 오버워치란 게임은 선수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홍재희: 전 오버워치에서 우승을 하기 전까진 꿈을 갖고 살진 않았어요. APEX에서 우승을 한 후에 저도 할 수 있단 생각이 들었죠. 그 때부터 꿈을 갖고 사는 사람이 됐어요. 예전엔 뭔가 하고 싶단 목표를 갖기 보단 흘러가는대로 산단 느낌이었는데 이젠 꿈이 생겼어요. 그래서 오버워치가 좋아요.
박준영: 다른 게임을 할 때 그 게임을 계속하고 싶단 생각이 안 들었는데 오버워치는 계속 하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승을 하지 않았더라도 똑같았을 거예요. 정이 가는 게임이죠.
인터뷰 마치면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홍재희: 저희가 이번 서울 다이너스티로 이적했습니다. 갑자기 들어온 새 선수이긴 한데 서울 다이너스티 팬분들도 저희를 응원해주시니 감사드려요. 꾸준히 응원해주시던 기존의 저희 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홈스탠드를 통해 응원하고 싶은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준영: 어느 팀을 가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합니다. 미국에 있을 땐 직관에 오시지 못해 아쉬우셨을텐데 서울 다이너스티의 홈스탠드 때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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