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즈

WoW!

Talon 2020. 4. 5. 09:30

 

-곡 소개
데뷔 때부터 러블리즈와 함께 해 온 뮤지션 윤상 중심의 프로듀싱 팀 ‘원피스’ 작사가 전간디, 김이나의 합작으로 이전까지의 히트 넘버와는 다른 새로운 색깔의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구현하면서도, 여전히 러블리즈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러블리즈 특유의 귀엽고 상큼한 매력과 레트로한 멜로디, 칩튠 사운드의 신디사이저들이 가사와 대조를 이룹니다.

연주곡인 'R U Ready'와 연결되며 장르는 윤상의 시그니쳐 장르인 신스팝입니다. 후렴 부분에 멜로디가 심심하다 싶은 부분이 보인다는 평도 있고 심지어는 타이틀곡 감이 아니라는 반응과 듣다보니 좋아진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어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사 내용을 잘 보면 Ah-Choo의 수동적인 여성상과 Destiny의 적극적인 여성상 둘 중 중간 지점을 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앨범 기획 단계부터 타이틀 곡으로 염두에 두고 쓰여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아츄와 그 이전 부터 보여줬던 러블리즈의 소녀 감성을 좋아했던 사람들과 Destiny 이후 성숙한 숙녀의 모습을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서 어느 지점을 택해야 하나 싶은 윤상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난 곡이란 평가.

다만, 윤상의 작곡 방식상 러블리즈와 1Piece의 협업이 음악성은 보장한다 하더라도 대중성이 반드시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윤상의 경우, 20여 년이 넘도록 음악계에서 사운드적으로 완벽주의를 추구해왔고 자신만의 음악적 가치관이 뚜렷하면서도 그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왔으며, 러블리즈를 자신의 '음악적 페르소나'라고 하였습니다. 그러기에 러블리즈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가치관을 투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여러가지 음악적 실험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또한, 러블리즈의 노래를 듣노라면 윤상의 시그니쳐로 인식되는 '변조'나 '급진적 전개'는 이번 곡에서 잘 드러나고 있기에 기존의 윤상의 곡을 좋아하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윤상의 느낌을 살린 곡으로, 즉 좋은 곡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점은. 대중성, 음악성을 떠나 장조-단조의 급진적 변조와 예상하기 힘든 코드전개와 사운드, 이 세가지를 조합하여 3분 동안 하나의 곡으로 풀어냈음은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러블리즈의 역대 타이틀 곡 중 가장 호불호가 심한 곡인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전작인 'Destiny'가 퀄리티는 훌륭했던 반면 대중성이 부족했던 점과 계절에 맞지 않은 곡이였기 때문에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이번 곡은 부정적으로 보는 이가 적지 않은 편입니다. 대체적으로 급격하게 변하는 곡의 구조와 쟤 이뻐 파트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처음엔 밝은 분위기였으나 갑자기 단조를 사용하는 곡 구조가 쳐지게 느껴지고 어색하게 다가온다는 것. 그리고 유지애의 목소리는 러블리즈 곡의 상징이자 분위기를 살려주긴 하지만, 대중들에겐 다소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습니다. 또 가사의 내포된 의미를 모를 땐 "쟤 이뻐?" 란 가사가 뜬금없게 느껴지기도 하는 모양. 

노래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화자가 짝사랑하는 대상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곁을 맴도는 내용이지만 일부에선 "눈물에 번져갈 스토리 너의 손을 잡아보고 싶은데"라는 가사를 바탕으로 사랑하는 이와의 작별을 암시하는 복선이 깔려있는 것이라 해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목인 'WoW!'를 비롯해 가사와 뮤직비디오의 테마는 만화적 효과이며 이를 세심하게 묘사해 놓았습니다. 'Destiny'의 이과감성을 연상시킬 정도.

반면 실재하는 개인으로서의 러블리즈와 팬이 연상하는 러블리즈의 간극을 표현했다는 시뮬라크르를 기반으로 한 철학적 해석도 있습니다. 똑같은 여러명의 러블리즈의 등장, 2차원에 갇힌 러블리즈, 이전 러블리즈 뮤직비디오에 사용했던 화장, 소품을 다시 사용했다는 점이 아이돌가수는 현실이 아닌 대중매체 속에서 복제된 하이퍼리얼리티화된 이미지로 존재할 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곡으로 1위가 가능할지인데 실시간 순위에서는 엠넷 26일 11시, 27일 0시 차트와 네이버뮤직 27일 1시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멜론에서는 17위 진입 - 20위 하락 - 18위 상승으로 들쑥날쑥한 상황이었으나 오후가 되면서 스밍이 빠지기 시작하여 하락을 거듭하여 29위-51위-74위-79위까지, 특별한 반등 기회가 필요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역대급 쇼케이스 이후 멜론차트에서 상승하는듯 하더니 쇼케이스의 여운이 끝나고 나서 다시 차트의 등락이 오락가락 하고 있습니다. 결국 활동 첫주에 멜론 60~80위를 오르내리며 'Destiny'에 못미치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첫주 후반 70위권 정도를 기록하면서 출퇴근 시간대 최고 50위권까지도 갔다. 곧 차트 아웃 당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도 있었으나, 두번째 페이지에서 끈질기게 차트인을 유지하다가 4주를 넘긴 3월 31일 0시를 마지막으로 차트 아웃했습니다.

안무쪽으로는 초반의 다이아몬드 문 통과하기가 포인트. 여담으로 문제의 '쟤 이뻐? 얘 이뻐?' 파트의 원래 가사는 '쟤 이뻐? 걔 이뻐?'였으며, '쟤'는 지애, '걔'는 케이가 연상되도록 의도한 가사였었습니다. 하지만 '걔 이뻐?'는 '케이 이뻐?'보단 '개 이뻐?'로 들릴 가능성이 높아 '얘 이뻐?'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팬이 아닌 대중들이나 변경 히스토리를 모르는 팬들에게는 이해가 안가는 파트로 남아버렸습니다.

2019년 1월 31일에 진행한 V LIVE에서 서지수가 WoW! 제목의 선택지 중 하나로 '냥'이 있었다는 비하인드를 얘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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