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에서 SK텔레콤 T1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한국을 넘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팀이고, 그만큼 임요환부터 박령우와 이상혁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국제무대에서 휘두른 깃발은 SK텔레콤 T1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원동력이었다. SK텔레콤 T1이 컴캐스트와 합작으로 T1이 되었지만, 이들의 세계적 명성은 여전하다.
LCK 프랜차이즈 도입 역시 T1의 행보와 같은 길을 가고 있다. LCK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e스포츠 리그이기에 그 변화에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고, LCK가 프랜차이즈 도입을 알렸을 때 가장 먼저 도전 의사를 밝힌 팀이 T1일 정도다.
이런 T1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을까. LCK 프랜차이즈를 앞두고 가장 먼저 라이엇 게임즈 이정훈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그다음으로는 젠지 e스포츠 아놀드 허 한국 지사장을 만나 e스포츠 시장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세 번째인 이번 자리에서는 T1의 조 마쉬 CEO를 만나 현재 최고 e스포츠 팀이 보는 LCK 프랜차이즈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변화를 사랑한다는 그는 최고의 자리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닌, T1과 LCK의 발전을 위한 꾸준한 변화를 말했다.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인터뷰는 처음이신데,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국어로)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조 마쉬입니다" 저는 T1의 CEO입니다.
지금은 T1의 CEO로 친숙한 얼굴인데,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전 경력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T1에 오기 전에 오버워치 리그 필라델피아 퓨전 팀에서 최고 경영자로 일했습니다. 그전에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컴캐스트 스펙타코에서 다양한 파이낸스 업무를 진행했고, 회사 전체의 재무 계획 및 분석과 예산 관리를 맡았죠. 게이머로 자라났고 늘 게임을 하면서도 MBA도 획득했습니다. 멋진 사업 영역에서 일을 하고 즐길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e스포츠 커리어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컴캐스트가 오버워치 리그 초기 12개 팀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 퓨전을 만들었고, 당시 소속 파트 내에서 제가 제일 막내였어요. 우리의 리그 참가가 확정되자 팀의 보스가 오버워치를 사서 주말 내내 플레이하고, 어떤 게임인지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집에 가서 오버워치를 사고 아내에게 주말 내내 일 때문에 게임을 한다고 말했죠. 그리고선 이틀간 오버워치를 하고 게임에 대헤 설명한 뒤 필라델피아 퓨전에서 본격적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필라델피아에서 오버워치 리그 2019시즌 결승을 여는 등 좋은 경험을 계속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인 2018년 3월경 LCK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같이 할 파트너를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처음에는 큰 팀이 아니라 중소규모 팀과 협업을 생각했고, 다양한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마침 그 시기에 SK텔레콤도 소속 e스포츠 팀인 T1을 스포츠-마케팅 부서에서 분리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덕분에 빠르게 이야기가 진행됐고,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기까지 1년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지금의 T1이 탄생했죠.
컴캐스터와 SK텔레콤의 합작 회사인 T1이 탄생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흩어져있던 다양한 종목의 팀이 한 건물에 모이게 됐다는 점입니다. 마침 사옥이 완공 직전인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거의 완성됐지만 아직 마무리 작업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일산에 흩어져 있던 T1 소속 선수들이 모두 서울 강남으로 옮겼고, 사무국과 제작팀 모두 한 건물에 모였습니다. 그 어느 팀보다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식사도 같은 공간에서 하며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훈련 시설도 있죠. 정말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거기에 선수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양질의 식사를 준비하는 쉐프도 있고, 지하에는 체력단련장인 나이키 짐도 있습니다. 선수들이 자신, 그리고 자신들이 하는 게임이 어떤 것인지 인식하게 하고자 생활과 연습 등 그들의 삶 전체적인 변화를 주었습니다. 서울, 그중에서도 왜 강남인가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는 정말 선수들이 최고의 환경을 누렸으면 했기에 강남으로 오게 됐죠.
큰 건물이 필요할 정도로 T1은 리그 오브 레전드 외에도 다양한 종목의 e스포츠 팀을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모든 종목 팀을 만들지는 않는데, 그 기준이 궁금합니다
우리는 종목 참여에 두 가지 기준을 정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e스포츠에 대한 인식 변화의 선두에 설 수 있는 종목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물론이고, 발로란트도 그런 게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북미에서 두 팀을 운영하고 한국에서도 따로 한 팀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물론 2022년까지는 이를 한 팀으로 정리하려고 하고요. 우리는 한국 발로란트 무대의 생태계가 구축되도록 투자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강한 팀은 세계적으로도 강한 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최고의 선수들을 찾고, 그들이 한국 혹은 북미에서 활동할 수도 있겠죠. 한국에서 선수와 팬을 위한 이벤트를 열고, 동시에 재능을 가진 예비 선수들을 찾고 싶습니다. 다른 하나는 T1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게임입니다. 게임 규모나 e스포츠 대회의 크기가 크지 않아도 T1이라는 브랜드를 확장하는데 좋은 게임들을 말하죠. 포트나이트, 에이펙스 레전드, 하스스톤, 심지어 포켓몬스터와 대난투에도 T1이 있죠. 이는 구성원, 혹은 게임과 e스포츠를 즐기는 구성원의 커뮤니티가 있는 게임입니다.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선수들을 통해 브랜드를 확장하려 합니다. PC 게임뿐만 아니라 콘솔 영역에서도 누구나 T1을 알 수 있도록 말이죠.
다양한 종목에서 전세계적인 활동을 통해 T1의 영역이 넓어졌고, 이전 SK텔레콤 T1 시절보다 더 폭넓고 활발한 스폰서쉽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파트너사들은 T1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여러 파트너사들은 우리를 글로벌 브랜드로 봅니다. 우리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넓은 팬층을 구축했고, 한국뿐만 아니라 서구권 시장을 위해 다양한 언어의 자막을 넣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우리가 세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고, 실제로 전세계 팬들이 T1의 콘텐츠를 즐기고 있죠. 이는 자체 콘텐츠 제작팀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e스포츠 무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콘텐츠 제작팀을 구성했고, 여기에 가장 중요한 스토리텔링까지 더해져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습니다. '울프' 이재완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이재완은 커뮤니티에 정말 잘 녹아든 캐릭터에 재미있기도 해서 그가 출연한 영상 콘텐츠들은 평균 40만 뷰를 기록 중이죠. 우리가 콘텐츠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 그리고 SNS를 통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를 확산시키는지 파트너사들도 같이 느낍니다. '페이커' 이상혁의 존재도 절대적이지만, 우리가 만들고 퍼트리는 콘텐츠와 함께 비전을 파트너사들과 함께한다는 점이 T1만의 특별함이죠. 물론 글로벌 파트너쉽 외에도 한국 지역 파트너쉽도 중요합니다. 지금 T1은 나이키-BMW와 같이 성공하는 중이고, 최근 삼성전자와 맺은 파트너쉽도 특별한 일로 느낍니다. 과거 LCK에서 SK텔레콤과 삼성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정말 놀랄만한 일이거든요. T1과 갤럭시의 라이벌 관계가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 무대를 확장시켰으니까요. 우리에게는 정말 큰 이벤트였습니다. 훌륭한 회사인 삼성과 파트너 관계가 되어 정말 행복했죠. 파트너사들이 우리가 공유하는 비전을 믿는 점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국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글로벌 e스포츠 팀은 T1과 함께 젠지 e스포츠가 있습니다. 언급한대로 과거 라이벌 관계였던 팀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경쟁하게 되었고, 심지어 이번 LCK 스프링 결승에서도 맞대결했죠. 같은 도시, 그리고 서로 5분 거리에 사옥을 두고 활동하는 젠지 e스포츠에 대해 말해보자면
젠지 e스포츠 아놀드 허 한국지사장님과 먼저 인터뷰하셨죠. 아직 그 기사를 못 봤는데, 뭐라고 말했는지 알려주시면 저도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젠지는 스타트업 기업이고 T1은 컴캐스트와 SK텔레콤이라는 두 대기업의 합작 기업이라 서로 가야 할 방향이 다르다고 말했죠). 젠지 e스포츠는 가장 큰 가치를 가진 e스포츠 기업인데 스타트업이라고 말할 수 있나요. 우리는 아직 손가락 안에 들지도 못했는데요! 어쨌든 라이벌 관계는 LCK에 좋은 것이죠. 우리는 3연속 LCK 우승을 달성했고, 특히 이번 스프링에서는 좋은 모습으로 젠지를 상대했죠. 젠지도 승리를 위해 위협적으로 다시 달릴 테고요. 이는 LCK의 흥행, 특히 e스포츠에서 중요한 요소인 스토리텔링에서 정말 좋은 일입니다. 저와 아놀드 허가 SNS에서 서로 갑론을박하기는 해도 좋은 친구 사이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저녁에 같이 식사하기로 했죠. 저와 아놀드는 사업에 대한 의견, 예를 들어 LCK가 어떻게 나아갔으면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아놀드 허와 저는 많은 부분에서 경쟁합니다. 누가 LCK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지, 누가 요리를 더 잘하는지, 심지어 누가 더 커피를 빨리 마실 수 있는지에서도요. 전 아놀드 허와 경쟁할 수 있는 모든 것에서 경쟁하려 합니다. 하지만 젠지 e스포츠는 한국 로컬 라이벌이 아닌 글로벌 라이벌로 생각합니다. 롤드컵 같은 국제 대회에서 젠지 e스포츠와 대결하고 승리하기를 원하죠. 라이벌 관계는 경쟁적인 리그에 꼭 필요합니다. 젠지 e스포츠뿐만 아니라 많은 LCK 팀들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해 더 많은 라이벌 관계가 생기고, T1에 도전했으면 합니다. 팬과 시청자는 경기 내용과 함께 쌓여가는 스토리에도 관심이 많고, 이는 이번 젠지 e스포츠와 결승에서도 뷰어쉽으로 증명됐습니다. 전세계적으로 T1이 가장 많이 시청된 팀이기에 숫자가 커지기도 했지만요. 아놀드 허, 그리고 젠지 e스포츠와는 건강한 라이벌 관계를 이어나가려 하고, 이는 e스포츠 모두에게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그만큼 LCK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이 모이죠. 그래서 내년부터 도입되는 LCK 프랜차이즈에 대해서도 관심도가 높습니다. 글로벌 e스포츠 기업인 T1 CEO가 보는 한국 e스포츠 시장과 프랜차이즈 도입에 대해서 어떤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리그 성장을 위해 프랜차이즈는 필요합니다. 이제 LCK도 프랜차이즈가 시작된 지역인 북미-유럽-중국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겠죠. 가장 큰 변화는 투자사 입장에서 불안정성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LCK 플레이 스타일이 보수적이고 변화가 없다는 평이 많은데, 승강제가 이러한 문제의 큰 원인이죠. 4위를 하는 팀이 변화를 꾀하다 9위로 떨어져서 강등되는 거보다 하던 대로 하는 게 나으니까요. 이제 팀들도 도약을 위한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할 수 있고, 스폰서들도 투자에 망설이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는 얼마나 올바른 투자자가 오느냐가 중요합니다.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닌 한국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일원이 되고자 하는 열의가 더 중요하죠. 해외 투자 입장에서는 든든한 한국 내 파트너를 찾아야 합니다. 저도 SK텔레콤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과정이었죠. SK텔레콤은 한국에 들어오는 문을 열어줬고, 이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T1의 성공 이유는 훌륭한 구성원과 함께 컴캐스트와 SK텔레콤이라는 막강한 모회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혼자서는 힘들지만, 좋은 한국 파트너사와 함께라면 이야기가 다르죠. LCK 프랜차이즈가 2개의 강팀과 8개의 평범한 팀이 아닌, 10개의 강팀이 경쟁해 어느 팀도 우승할 수 있는 리그가 되길 바라고, T1 역시 강한 리그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으면 합니다. 아직 T1의 프랜차이즈 합류가 결정되지는 않았으니까요.
LCK 프랜차이즈 계획이 공지되고 얼마 되지 않아 T1이 가장 먼저 프랜차이즈 신청을 알렸습니다. 자신감의 표현이라고도 생각되는데, 이렇게 빠르게 알린 이유가 있을까요
언제가 되든 T1이 가장 먼저 LCK 프랜차이즈에 신청한 팀이라는 걸 커뮤니티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LCK와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죠. 우리는 LCK 프랜차이즈에 합류하고, 라이엇의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합니다. 다른 팀과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우리는 LCK와 라이엇이 e스포츠 무대를 넓히는 능력을 믿고 있기에 T1이 LCK를 이끄는 리더로 LCK 프랜차이즈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리그에 투자하고 리그에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이는 것도 의미있고 중요했죠.
유럽과 중국이 2018년 이후 국제 대회에서 엄청난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프랜차이즈를 기반으로 한 투자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국이 프랜차이즈 이후 다시 두 지역에 앞설 수 있을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유럽과 중국은 성공했지만 북미는 만족하지 못했을듯 합니다. 단지 선수에 돈을 많이 투자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니까요. 선수 외에도 코칭스태프, 분석가, 팀 매니저, 사무국, 제작팀도 정말 중요하지만 아직 그들의 노력과 헌신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는 구성원 모두가 중요하고, 모든 것에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조직 전체가 우승을 향해 달려야 하고, 그것이 지금 T1의 철학입니다. T1뿐만 아니라 LCK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가져야 다시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죠. LCK는 정상에 올랐던 적이 있고, 시스템만 맞춰진다면 다시 정상에 오를 겁니다. 저와 T1 역시 정상에 오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프랜차이즈에 도전하는 팀들 모두 마찬가지라 믿습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다전제에서 만나는 팀들에게 최선의 모습을 보이고자 합니다.
프랜차이즈에서 중요한 요소가 많지만 크게 어떻게 투자받고, 어떻게 투자하고, 어떻게 수익을 낼지 세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관점에서 T1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을까요
막강한 모회사와 구성원의 경험으로 T1은 세 부분 모두 강합니다. 구성 자체가 기술과 커뮤니케이션에 강한 SK텔레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에 강한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그리고 파이낸스에 강한 제가 있기 때문이죠. 저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알고, 거기서 돈을 어떻게 투자받고 사용할지 알고 있습니다. 제 커리어에서 M&A 같은 전략적인 업무 경험 역시 큰 도움이 되죠. 이런 강점들이 모여 T1은 프랜차이즈 신청을 위해 회사 지분의 반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팀 운영이 아닌 한국과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적인 투자자들과도 함께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강한 모회사는 T1에 자유와 성장 동력을 주었고, 이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우리가 T1이라는 전통과 커뮤니티의 인정을 계속 받을 수 있던 이유입니다. 여태 우리는 잘 해왔고, 더 발전하려 합니다. 그러나 변화는 쉽지 않기에 우리는 언제나 신속함과 섬세함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그만큼 T1의 강점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이런 강점을 기반으로 T1은 LCK 프랜차이즈 신청서에 '페이커'라는 세 글자만 적어도 바로 합격할 거라는 농담이 있습니다. 이 정도로 T1과 이상혁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내부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좋은 농담입니다. 저도 이상혁의 사진이 T1의 LCK 프랜차이즈 신청서가 될 거라 농담하죠. 물론 우리는 LCK에서 요구하는 절차를 존중하고 따르려 합니다. 하지만 커뮤니티에서 그만큼 T1과 이상혁이 인정받는다는 점이 기쁩니다. 이상혁은 직업을 초월해 존경받는 사람입니다. 이상혁은 작년 포브스 선정 영향력 있는 엔터-스포츠 리더 30인에 설정될 정도였고, GQ 화보 촬영도 진행했습니다. 그만큼 이상혁은 많은 영역에서 영향력을 끼지고, 그만큼 경쟁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버티는 정신력이 강한 사람입니다. 놀라울 정도죠. 게대가 이상혁은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상혁은 훌륭한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팀의 맏형이고, 소속 선수들의 귀감이 되었습니다. 팀원들은 그의 모범적인 행동에 '이상혁이 했으니 우리도 해야한다'고 감명받죠. 저도 이상혁을 실제로 접한 시간이 짧지만 그의 지금까지 업적과 함께 여전히 발전하고 변화하며 적응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e스포츠 무대를 벗어나서도 이상혁이 갖는 의미는 큽니다. e스포츠 선수, 그리고 기존 스포츠 선수들도 이상혁이 누군지 알죠. 저는 항상 이상혁이 T1에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그의 가족들도 존경합니다. 저는 이상혁의 할머니가 정말 좋습니다. 이상혁에게 할머니의 역할은 정말 컸다고들 말하는데, 작년 스페인에서 만난 이상혁의 할머니가 정말 리그 오브 레전드에 대해 잘 아시는 걸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이상혁처럼 노력과 열정을 아는 사람이 성공을 거두는 모습이 정말 좋습니다.
이상혁뿐만 아니라 과거 SK텔레콤 T1부터 지금 T1까지 임요환이나 박령우 같은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함께했습니다. 과연 T1의 어떤 점이 한국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을까요
T1 구성원들의 노력 때문입니다. 임요환 같은 스타크래프트의 전설적인 선수가 기반을 다지고, 후속작에서도 박령우가 존재감을 알리고, 16살의 이상혁이 전설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SK텔레콤과 지금 T1의 구성원들의 노력 때문이죠. 이들뿐만 아니라 '울프' 이재완-'벵기' 배성웅-'마린' 장경환 등 선수들이 일궈낸 우승의 역사도 T1을 있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오기 전의 SK텔레콤 T1이 잘해온 일입니다. e스포츠 팬이라면 누구나 T1을 알죠. 회사 구성원과 선수들의 재능이 합쳐 만들어 낸 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LCK 프랜차이즈 이후 T1의 변화, 그리고 팬들이 느낄만한 점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프랜차이즈가 도입된다고 갑자기 변하는 일은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프랜차이즈 팀으로 운영되기 때문이죠. 이미 인프라, 스태프, 선수, 코치진에 충분히 투자했고 이제 남은 건 프랜차이즈 기반에서 올 수익입니다. 여기에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와 LCK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된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죠. T1도 리그의 지분을 가진 팀으로 목소리를 내니까요. 방송이나 이벤트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낼 수 있거든요. 그 부분에서 팬들이 변화를 느낄 거라고 생각합니다. T1의 기준에서는 변화가 없습니다. 다른 팀은 모르겠지만, T1은 이미 최고 수준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언급한 대로 프랜차이즈는 '영속적 파트너쉽'이라고도 불리죠. 프랜차이즈에 참가하게 된다면 라이엇과 동등한 입장에서 의견을 낼 수 있는데, 변화를 위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요
변화는 제가 사랑하는 것입니다. 저는 LCK 레벨 선수들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레벨 선수들도 의미있는 경기를 뛰면서 스토리의 저변을 넓히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결승 사전 무대인 '두둥등장'과 같이 음악을 더 잘 사용할 수 있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놀드 허와 항상 이야기하는 부분이지만 선수들에 너무 연습에만 몰두해 건강과 정신을 망치는 스크림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LCK 모든 팀이 인식하고 바뀌어야 합니다. 선수들이 6시간씩 같은 팀과 연습하는 것 외에도 좋은 훈련 방법이 있을 거로 봅니다. 이제 2020년이잖아요. 하루에 18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것이 다시 LCK가 최고의 자리로 오르는 길은 아닐 겁니다. 선수들이 더 건강한 식단을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했으면 하고, 라이엇 역시 이부분에 신경썼으면 합니다. 더 큰 상금, 더 다양한 파트너쉽 카테고리, 더 많은 리그 콘텐츠 등 프랜차이즈를 기점으로 한 변화로 일궈낼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콘텐츠 하니 생각난 건데, 이상혁이 스크린을 터치하는 오프닝은 좀 별로였어요. 스트리밍 플랫폼도 확장하고, TV 채널로 송출도 고려해야 하고 1군 로스터를 늘리고 MLB나 KBO처럼 2군과도 유연한 로스터 교체가 가능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비시즌 한국의 네트워크 환경을 기반으로 한 중국-유럽 팀의 부트캠프도 활발했으면 하고요. 가벼운 팬 이벤트도 좋겠네요. 이런 것들이 모여 세계적 스토리를 만들겠죠.
정말 많은 변화와 발전을 생각하는데, 그만큼 LCK와 T1에 깊은 애정을 가진 듯 합니다
제가 이런 주제에 열정적이고, 그래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아놀드 허와도 자주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LCK를 더 가다듬고 키울지 고민할 수 있는 전환점이 프랜차이즈 도입입니다. LCK 방송 제작 수준이 좋은 만큼, 더 많은 언어로 LCK가 중계되었으면 합니다. 실험을 통한 도전이 필요하죠.
프랜차이즈는 파트너쉽이 정말 중요한데, T1은 마케팅적 관점에서 어떤 강점을 가질까요
T1의 강점은 SK텔레콤 시절 우승의 역사부터 시작합니다. 컴캐스트가 SK텔레콤과 함께하지만, 서구화되지 않고 그간 가졌던 한국적인 모습을 지키는 것도 하나죠. 다들 컴캐스트가 들어오면서 T1이 미국 기업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지만, 우리는 그 반대로 지금까지 훌륭했던 부분을 더 성장시켰습니다. 사옥 1층은 팬들을 위한 전시관을 마련할까 생각 중인데, 아까 보인 이상혁의 사진처럼 우리가 얻었던 트로피를 전시하고 '이것이 여러분들이 자랑스러워하는 T1의 역사입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거든요. 우리가 MSC에서 펀플러스를 이겼지만, 그들은 1년 내내 소환사의 컵을 가지고 있고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저는 T1이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이를 보는 팬들의 감정을 함께 느끼고 싶습니다. 우리가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지 시간이 너무 흘렀고, 다시 매년 우승하고 싶습니다. 선수들과 스태프들의 노력하는 모습을 알기에, 이들이 우승이라는 결과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리그 오브 레전드뿐만 아니라 발로란트 역시 새로운 도전 중 하나인데, e스포츠로서 어떨지 의견이 다양합니다. 발로란트의 e스포츠로서 가능성은 어떨지
라이엇이 그 누구보다 훌륭하게 글로벌 e스포츠 생태계를 이미 구축했기에, 발로란트 역시 훌륭한 e스포츠 종목이 될 거로 봅니다. T1은 5번째 북미 발로란트 선수와 계약했고, 대회에도 출전하려 합니다. 발로란트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현재 FPS 게임이 가진 빈틈을 메꿀 훌륭한 게임입니다. 다만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튼튼한 생태계를 구축했으면 합니다. 2022년이 되기까지 18개월이라는 시간이 있고, CBT부터 보여준 성공과 라이엇이 보여준 발전을 고려하면 잘 해낼 거라고 봅니다. 다만 팽이를 돌리듯이 계속 올바른 길을 가야 하고, 리그 오브 레전드에 이어 두 번째로 성공할 단계까지는 가능하다 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넘지는 못하겠지만, e스포츠 저변이 엄청 커졌고 그만큼 시청자와 팬도 늘었죠. 일단 CS:GO를 넘어서고 팬베이스를 흡수하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바쁜 와중 중요한 시기에 인터뷰를 진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T1 CEO로 파트너사, 선수, 그리고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먼저, T1에 보여주시는 파트너사들의 신뢰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9개월이 된 T1이 훌륭한 파트너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건 영광이자 행운이고, 선수들과 구성원 모두에게 큰 힘이 되기에 파트너사의 지지에 감사드립니다. T1 스태프들은 제발 집에 가라고 해야 할 정도로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사람들입니다. 정말 열심히 일해요. 선수들 역시 진지하게 경기를 준비 중이고, 콘텐츠 제작과 연습을 병행하면서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우승을 향해 노력하며 성공을 추구하는 열성을 다하는 모습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이 T1에 보내주시는 지지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T1에 와서 큰 환영을 받았고, 선수들에게 보내주시는 열성에 감동했습니다. 팬들이 가진 재능을 선수들을 위해 사용해주는 모습도 멋집니다. 저도 팬북을 받았는데 정말 굉장하더라고요. 우리가 지거나 힘든 시기를 보내도 따듯한 말을 보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습니다. T1과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리그오브레전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T1, 로지텍 G와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 아카데미 이벤트 대회 개최 (0) | 2020.06.12 |
---|---|
[LPL] '루키'-'더샤이'의 IG, WE에 0대2 완패 (0) | 2020.06.12 |
브리온, 팀 전신 나진 레전드 선수와 이벤트 매치 (0) | 2020.06.11 |
[LPL] RNG, VG 꺾고 통산 4번째 300승 고지 (0) | 2020.06.11 |
[김용우가 만난 사람] '칸나' 김창동, "우리는 롤드컵 바라보고 있다" (0) | 2020.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