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소환사이야기]핫한 정글러 ‘카카오’ 이병권, “KT 많이 사랑해 주세요!”

Talon 2013. 2. 26. 15:00

"LOL 팬 분들이 환호할 수 있는 경기를 보여드릴 거예요"


KT 롤스터의 정글러 '카카오' 이병권이 소환사 이야기 코너에 초청됐다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몇 개의 키워드 중 '미친 고딩'이란 수식어가 있다. 이는 그야말로 '미쳤다'고 밖엔 표현되지 않는 뛰어난 반응 속도와 함께 겁 없는 패기, 나이에 걸맞지 않은 노련미까지 갖춘 90년대 후반 생 프로게이머들을 이르는 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긴 '카카오' 이병권은 '리셋' 원준호가 탈퇴한 현재, KT 롤스터의 유일한 정글러다. 때문에 얼마 전 막을 내린 LOL 클럽 마스터즈 당시 전 경기에 출전해야만 했던 이병권이지만, 오히려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방송 경기에 적응하게 된 좋은 계기"라며 웃어 보이는 여유를 갖추고 있었다.

19살 소년 이병권의 '긍정 바이러스'가 KT 롤스터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LOL을 시작한지 이제 갓 1년을 넘긴 그가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지 기대감이 증폭된다. 언제나 그랬듯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인터뷰에 응한 이병권, 이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 시간이다.

최근 각종 대회에서 물 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는 이병권!
- 최근 가장 핫한 정글러로 꼽히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 딱히 핫하기 보다는 그냥 대회에서 운이 잘 따라주는 것 같아요. 최근에 대회를 많이 나가면서 긴장을 덜하는데, 그 덕분인지 운도 많이 따라주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막 주목 받고 있긴 하지만 운이 사라지면 다시 몰락할 수도 있으니까 꾸준히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아요. 요즘엔 제가 갱을 간 타이밍에 딱 킬을 따낼 만한 사이즈가 나온다거나 하는 등의 운이 계속해서 따르고 있어요.

- 얼마 전 막을 내린 LOL 클럽 마스터즈에서도 활약이 도드라졌는데요.
▶ 처음 클럽 마스터즈 6강을 치를 때는 두 판 정도만 이기면 올라간다는 생각에 마냥 즐기면서 플레이 했어요. 팀이 나눠져 있던 '제로' (윤)경섭이 형이랑 같이 호흡을 맞추게 된 것도 신나서 평소에 안 고르던 것들도 해보고 재미있게 임했죠. 진지한 자세로 임하긴 했지만 마음은 마냥 즐거웠어요.

- A, B팀을 통틀어 홀로 정글러 포지션을 맡고 있어 버겁지는 않던가요?
▶ 당연히 힘들었죠. 2주 동안 방송 경기만 한 20판 정도 한 것 같아요. 저희 팀이 또 나이스게임TV에서 개최하는 배틀로얄에도 나갔잖아요. 그런데 KT엔 정글러가 저뿐이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요. 그래서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긴 했죠. 덕분에 한층 더 성장했는지 까진 모르겠지만, 방송 대회에 자꾸 나가다 보니까 긴장이 확실히 줄긴 하더라고요. 이젠 그냥 연습실에서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느낌이에요(웃음). 챔피언스 리그 윈터 시즌 때도 처음엔 괜찮았는데, 4강 정도 가니까 너무 떨려서 경기를 그르쳤거든요.

- 윈터 시즌 초반에만 해도 크게 눈에 띄는 플레이어는 아니었는데요. 언제부터 소위 말하는 '포텐셜'이 터진 것 같아요?
▶ 개인적으로는 CJ 엔투스 블레이즈와의 3, 4위전부터 운이 따라주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 때부터 제가 갱만 가면 상대 팀 라이너들이 알아서 당해주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해요(웃음).

이병권이 KT에 갓 입단했을 당시의 모습, 벌써 반년이 다 되어 간다
- 롤플레이어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바 있지만, 사실 LOL을 시작한지는 이제 막 1년이 됐는데요.
▶ 1년 전에는 프로 데뷔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있었죠. 그냥 친구들하고 놀기 위해 시작했던 게임이었거든요. 그러다가 랭킹이 점점 올라가니까 프로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때마침 코치님의 제의를 받아서 운 좋게 데뷔를 하게 됐어요. 지금도 여전히 운이 좋아서 게이머 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원톱 정글러'가 누구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 정글러 포지션은 순위를 매기는 게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팀원들이 어떻게 호응을 해주느냐에 따라 성과도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라이너들이 호응을 못해주면 정글러들이 아무 것도 못하고 지는 판이 많이 나와요. 하지만 지금 저희 팀원들은 호응을 굉장히 잘해줘요. 라이너들이 잘해주는 덕분에 저까지 빛나 보이는 것 같아요.

- KT 롤스터B 팀은 창단 후 첫 리그에서 3위를 기록하는 뛰어난 성과를 거뒀는데요. 리그가 끝난 뒤 아쉬운 마음이 더 컸나요, 아니면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나요?
▶ 아쉽기도 했고, 기대되는 마음도 있었어요. 딱 나진 소드와의 4강전이 끝났을 땐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았고, 3, 4위전에서 이기고 나서는 '다음 시즌엔 우승까지 노려봐야겠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생겼어요.

- 이미 다루기 어렵다고 말했던 녹턴을 중요한 4강전에서 연속적으로 고른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그 당시 CJ 엔투스 프로스트의 경기를 보고 '클라우드 템플러' 이현우 선수가 미스포츈을 상대로 녹턴을 고르길래 핫한 트렌드를 따라 공략을 준비했었어요. 그런데 '와치' 조재걸 선수의 아무무가 예상치 못한 변수였죠. 공격적인 갱킹 용도가 아니라 원딜을 지키는데 궁극기를 쓰니까 상대적으로 저는 아무 것도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이 나왔어요. 4강전을 준비할 당시에만 해도 아무무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에요. 저희 팀 측에서 대비가 너무 덜 돼있었던 거죠.

- 최근에는 어떤 패턴으로 생활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각종 예선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기준으로는 스토브 기간이잖아요.
▶ 아침에 일어나서 오후 3시까지 연습을 하고, 점심을 먹은 뒤에 저녁 8시까지 다시 게임을 해요. 그 후 저녁 식사를 하고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필수, 2시부터는 자율 연습 시간이에요. 더할 사람만 남아서 추가 연습을 하면 되는 거죠. 저는 더할 수 있을 때는 더하지만, 멘탈이 망가지겠다 싶으면 미련 없이 곧바로 쉬러 가는 타입이에요(웃음).

- 요즘 인기가 좋은 신짜오나 바이 정글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요? 이병권 선수가 잘 다루고 있기도 한데요.
▶ 신짜오 같은 경우는 초반에 쌍 버프를 두르면 정말 세요. 삼조격을 넣으면 방어력 룬을 안 낀 미드 라이너는 거의 빈사 상태로 집에 돌아가야 될 거예요. 피가 쭉쭉 달거든요. 게다가 초반에 강력한 건 물론이고 후반에도 궁극기만 잘 쓰면 한 타력이 좋은 편이죠. 그리고 바이는 초반 갱킹력이 안 좋긴 한데, 그보다 정글러들끼리 맞갱으로 마주쳤을 때 좋은 챔피언이에요. 초반에 딱히 약하지도 않고 한 타에도 좋으니까 잘 쓰이는 것 같아요. 초식 챔피언들은 아예 초반에 말려 버리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버릴 수도 있는데, 요즘 각광받는 육식 챔피언들은 한 번 죽어도 그 뒤로 다른 대응이 가능하니까 좋아요. 유저 분들에겐 바이보다 신짜오를 추천해주고 싶네요. 전 스킬이 타겟팅이라 편하기도 하고, 워낙 세서 막 찌르기만 해도 그냥 죽으니까요(웃음).

'저는 잡식성 정글러인 것 같아요'라며 웃어 보였다
- 리그에 참가하는 프로 정글러들을 보면 성향이 둘로 나뉘는 것 같아요. 주로 육식 정글러와 초식 정글러로 분류되는데, 본인은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나요?
▶ 저는 초식, 육식을 가리진 않지만 캐릭터나 정글링 성향 자체는 육식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후에 패치가 돼서 다시 초식 챔피언들이 좋아지면 스타일을 바꿀 수도 있어요. 그냥 전 최근에 좋다 하는 챔피언들을 고르게 다루는 잡식성 정글러거든요(웃음).

- KT의 다른 선수들과 얘기해 봐도 이병권 선수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더라고요. A팀에선 "영입하고 싶다"고 말한 선수도 있었을 정도에요. 형들이 겉으로 칭찬하는 타입은 아닌가요?
▶ 전 팀 내에서 그냥 일개 정글러에요. 부르면 가는 정글러일 뿐이죠(웃음). 형들이 전혀 내색도 하지 않고, 칭찬 같은 것도 해주지 않아요. 저도 형들이 잘할 때 말로 칭찬을 하진 않지만, 그냥 잘한다고 속으로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경기에서 보다 운이 좋아서 잘 풀린 선수를 유저들이 더 주목하는 것뿐이지, 저희 팀에는 딱히 못하는 선수가 없어요. 다들 잘하기 때문에 따로 칭찬할 필요가 없네요.

- 자신이 생각하는 플레이 상의 장점과 단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장점이라면 유동적으로 움직이다가 갱을 한 번씩 찔러준다거나, 팀원들이 원할 때 미리 거기에 가 있는 것 정도? 단점은 제가 가끔씩 저만 생각할 때가 있다는 점이에요. 3:3 소규모 교전이 벌어질 때 저 혼자 달려 들어서 한 타를 열어 버렸다가 잘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때마다 팀원들이 어느 위치에 있는 지를 항상 잘 살펴야 될 것 같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전 정글 몹을 하나 더 먹는 것 보단 상대 라이너의 체력을 한 번 더 빼준다거나 갱킹을 성공시키는 게 낫다고 봐요. 거기서 얻는 이득이 훨씬 큰 것 같아서요. 탑이 부르기도 전에 이미 가 있지만, 간혹 정글링 중에라도 호출이 들어오면 100% 가는 스타일이에요. 갱이란 건 시도만 하더라도 일단 무조건 이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각 라이너들도 상황을 잘 모르면서 무턱대고 부르는 게 아니잖아요. '부를만한 이유가 있으니 불렀겠지'라는 생각으로 성실하게 갱을 가는 게 좋아요.

- 그럼 성격적인 면에서는 어때요? 평소에 굉장히 해맑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실제로도 근심걱정 없는 낙천가인가요?
▶ 근심걱정이 없진 않죠(웃음). 그냥 오락가락한 것 같아요. 좋을 때는 엄청 즐거워하지만, 나쁠 땐 침울해하기도 해요. 대회 때는 긴장해서 얼어있을 때도 많은데, 이기면 즐거워서 그런 밝은 표정들만 화면에 잡히는 것 같아요. 졌을 땐 팀원들 모두가 다운된 분위기라 저도 침울한 분위기를 유지해요(웃음). 게임을 할 때도 상황에 따라 대응이 달라져요. 게임 중간에 던지고 싶을 때도 있고, 참고 다독이면서 끝낼 때도 있고 그렇죠. 사람이라면 기분이 항상 똑같을 수는 없잖아요(웃음).

얼마 전 드디어 막내에서 벗어난 이병권, KT 선수들과 함께!
- 아직 어린 나이인데 부모님과 떨어져 숙소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 어려울 건 전혀 없어요. 이제 부모님의 손길이 필요할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요(웃음). 사실 3백 몇 십 명 중에 190등 정도할 정도로 공부를 잘하는 편도 아니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게이머 생활을 반대하거나 하지도 않으셨어요. '공부를 접고 게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오케이' 하시더라고요. 최근에 성적을 잘 내고 있어서 좋아하시지만, 항상 제 걱정에 연락을 많이 하세요. 앞으로는 제가 먼저 자주 연락 드리려고요.

- 10명에 가까운 팀원들과 합숙 중인데 숙소 생활은 어때요? 남자들만 바글바글할 텐데, 재미있는 일은 없나요?
▶ 매일매일이 수련회 온 것처럼 즐겁게 느껴지고, 숙소 분위기도 매우 좋아요. 저는 지금 '히로' (이)우석이 형, '비타민' (이)형준이 형, '썸데이' (김)찬호랑 같은 방을 쓰고 있는데, 이번에도 잠버릇이 없는 사람들끼리 한 방에 모이게 됐어요(웃음). 잠버릇이 있는 형들은 작은 방을 따로 쓰고요. 그리고 연습이 늦게 끝나다 보니까 야식을 먹는 날이 많은데, 저는 맛있는 게 있을 때만 먹고 배가 부르면 딱 숟가락을 놓는 타입이지만 '류' (유)상욱이 형과 형준이 형은 정말 잘 먹더라고요. 형준이 형은 새벽마다 라면 같은 걸 먹고 자도 마른 걸 보면 신기해요.

- '썸데이' 김찬호 선수가 들어와서 이제 막내 탈출에 성공했지만, 그 동안 팀의 막내로서 겪었던 고충은 없어요? 혹시 있었다면 인터뷰를 통해 형들의 비밀을 폭로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릴게요.
▶ 막내로서의 고충 같은 건 하나도 없었어요. 오히려 경섭이 형이나 이런 형들이 제 빨래를 대신 해준 적은 있네요(웃음). 막내라서 좋은 점만 많았어요. 형들이 막내라고 밥도 많이 사주고, 잘 챙겨줬거든요. 그래서 저도 이제 동생이 생겼으니 찬호를 잘 챙겨주려고 하고 있어요. 요즘은 찬호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챙겨서 데리고 다니고 해요. 저는 집에서도 둘째 아들이라 동생을 대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어요.

- 참, '제로' 윤경섭 선수와 웃음소리가 쌍둥이처럼 닮았던데 사적으로도 친한 사이인가요? 왜 친하면 웃음소리도 닮는 다잖아요.
▶ 제일 친한 사람은 따로 꼽을 수 없어요. 그냥 B팀인데도 A팀 선수들 모두와 친해서 그래 보이는 것 같아요. 뭐 물론 최근에 미드-정글러로서 호흡을 많이 맞춰서 더 친해진 것도 있긴 하겠네요. 그런데 저는 경섭이 형과 제 웃음소리가 같은지도 전혀 몰랐어요. 제가 듣기엔 전혀 다른데, 주변 분들이 다 그렇다고 하니까 그냥 '그런가…' 싶더라고요(웃음).

- 새로이 팀에 합류한 '썸데이' 김찬호 선수와도 호흡이 잘 맞는지요.
▶ 찬호가 갱이 필요할 때 부르면 바로 가주고 하면서 상부상조하고 있어요. 찬호가 현재도 못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대회 경험만 더 쌓으면 정말 잘하는 선수가 될 것 같아요. 긴장을 조금 한다는 게 그나마 단점이에요. 클럽 마스터즈에서 보여드린 것도 긴장했을 때의 경기력이었죠. 연습 때는 정말로 더 잘해요.

이병권은 물론 '임팩트' 정언영(왼쪽), '임프' 구승빈 등 95년생 게이머들이 맹활약 중!
- 요즘 어린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미친 고딩'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실제로 피지컬이란 게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 개인적으론 피지컬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SK텔레콤의 '베엘재한' (조)재환이도 그렇고, '임프' 구승빈, '임팩트' 정언영 같은 95, 96년생 선수들을 보면 그냥 게임을 하도 많이 하기도 했고, 눈 앞에 뭔가가 보이면 득달같이 달려 들어서 이득을 챙기려는 마인드가 승리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플레이함에 있어서 겁이 없다고 해야 될까요? 아직 미래가 창창하니까 앞날에 대한 걱정들이 없어요(웃음). 저도 일단 해본 뒤에 '안 되면 말고' 하는 타입이거든요. 음… 그래도 대회에선 꼭 되는 쪽으로 끝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수습해야겠네요(웃음).

- 다른 팀에서는 어떤 선수들과 친한가요? 설 특집 설문조사 때는 나진 소드 조재걸 선수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하던데요.
▶ 친한 사람은 별로 없는데 나진 소드랑 스크림을 많이 하다 보니까 재걸이 형이랑 많이 친해지긴 했어요. 대화를 나눠 보니까 착하실 것 같다는 느낌이 딱 오더라고요. 실제로도 엄청 착하시다고 들었고요. 그리고 '임프'도 솔로 랭크에서 자주 만나는데, 걘 재걸이 형이랑은 달리 껄렁껄렁한 매력이 있어요(웃음). 솔로 랭크에서 95년생 친구들을 만나면 재미있는 것 같아요.

- 여가 시간에는 주로 뭘 하나요? 친구들을 만난다면 인기 폭발일 것 같은데, 주변 반응이 어떤지도 궁금하네요.
▶ 여가 시간에도 별도의 외출 없이 숙소에서 쉬거나 연습실에 가서 솔로 랭크를 돌려요. 가끔씩은 다른 라인에 가서 노는 게 재미있더라고요(웃음). 남는 자리엔 다 가는 편이긴 한데, 때마다 하고 싶은 포지션이 있으면 거기로 가곤 해요. 제가 청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서울엔 친구들이 별로 없어요. 심지어 친구들은 아직 고등학생이라 서울로 올라오라고 해서 만날 수도 없고요. 그냥 대회 같은 걸 보고 연락을 주면 대화하는 정도죠.

- 문득 궁금해진 건데 '카카오'라는 닉네임의 유래는 뭔가요? 이전부터 사용하던 아이디가 아니잖아요.
▶ 그냥 KT에 들어와서 새 아이디를 찾을 때 친구들한테 추천을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한 친구가 '카카오는 어떠냐'고 해서 쓰게 됐어요. 그 밖에 '카카', '빌랍' 같은 것들도 후보에 있었고, 정글러답게 리신과 제 성을 따서 '리'로 짓는 건 어떠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아이디를 부를 때 어감이 예쁜 것 같아서 '카카오'를 최종적으로 골랐죠.

- 그러고 보니 예전에 우연히 팀원들과 일반 게임하는 걸 관전한 적이 있는데, 피들스틱 플레이가 인상적이더라고요. 궁극기로 아무런 대미지를 못 입히던데(웃음). 아직도 조금 손에 안 익는다 싶은 챔피언이 있나요?
▶ 정글 챔피언은 다 다루긴 하는데, 피들스틱은 저랑 잘 안 맞는 것 같아요(웃음). 경기에서 잘 쓰이지도 않잖아요. '노페' 정노철 선수가 피들스틱을 좋아하신다 고는 하지만, 그 분은 원래 조금 독특한 챔피언들을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람머스 같은 것들이요. 피들스틱 뿐만 아니라 저는 쉬바나 같은 것도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제가 쉬바나로 플레이 하면 궁극기 나가는 방향이 이상해요. 팔을 벌리고 뛰다 보니까 맞추기가 어렵더라고요.

- 혹시 '이 챔피언으로 정글을 돌면 의외로 좋다'고 추천해줄 만한 게 있다면요? 카서스 정글이라든가 하는 것들이요.
▶ 지금 막 떠오른 건 엘리스 정글이네요. 데리고 다니는 새끼 거미들이 몹들한테 대신 맞아주기도 하고, W를 선 마스터하면 흡혈도 잘 되거든요. 또 줄타기를 하고 라인에 들어가서 고치를 맞추면 갱킹도 잘 돼요. 솔로 랭크에서 몇 판 해봤지만, 승률은 중요치 않아요. 그냥 제가 재미있으면 되죠(웃음).

- 대회에서 한번쯤 꺼내 보이고 싶은 나만의 챔피언이 있다면 뭔가요?
▶ 초식이나 육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 보여드리고 싶지만, 현재 대회에서 많이 안 나오는 챔피언은 계속해서 안 나올 확률이 많아요. 신짜오도 리메이크 이후 3, 4개월 지난 뒤에 확 떠오른 것처럼 현재의 추세에서 크게 달라질 건 없는 것 같다고 할까? 새로운 챔피언이 나오거나 리메이크가 돼야 트렌드가 조금이나마 달라질 거예요. 세주아니 같은 것도 빨리 리메이크가 되면 좋을 것 같긴 해요. 벽도 넘을 수 있고 여러모로 좋은데 정글링이 너무 느리다는 게 최단점이잖아요. 리빌딩을 한다는 소문이 있어서 기대 중이고, 정말로 좋아진다면 사용해보고 싶어요. 정글 이블린도 한 때 선수들이 많이 연구를 했던 것 같은데, 너프 패치 이후에 포기한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19살 소년 이병권
- 각종 대회 경기들을 보면서 라이벌 또는 뛰어 넘어야 될 대상이라고 생각 중인 선수는 누구인가요?
▶ 뛰어 넘어보고 싶은 선수라… 일단 국내에 있는 정글러 분들은 다들 잘하셔서 각 팀 라이너들의 성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뿐인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군가를 뛰어 넘고 싶다기 보단 한 수씩 배우고 싶어요. '이 사람은 이것만 보완하면 완벽해지겠다' 싶은 것들이 있잖아요. 그럼 그게 뭔지를 찾아내서 그 수정안을 제 것으로 소화해내고 싶은 거죠. 지금 국내에 있는 모든 정글러들이 각자 다른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단점을 걸러내고 장점만을 확실히 배울 수 있게 노력하려고요. & #160;

- 이제 한 달여 동안은 해외 대회 예선으로 채워진 일정을 소화할 텐데요. 차기 시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 비시즌 동안에 연습에 몰두하는 것만이 답인 것 같아요. 이번에 MVP에게 패배하며 탈락한 뒤로 아직은 저희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거든요. 스프링 시즌 전까지는 완벽하게 연습해서 실수를 줄이고,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실수가 있는 걸 알면서도 안 고치면 안 되잖아요(웃음). 팀원들과도 경기가 끝나면 서로 의견을 주고 받아 실수를 고치려고 하는 편이에요.

- KT를, 그리고 '카카오' 이병권을 응원해주는 팬들에게도 한 마디 전해주세요.
▶ 윈터 시즌이 처음 시작될 때는 저를 포함해서 KT 롤스터를 사랑해주시는 팬 분들이 거의 없었는데, 챔피언스 리그와 클럽 마스터즈 대회를 통해서 보다 많은 팬 분들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감사 드려요. 앞으로 다가올 스프링 시즌과 외국 대회들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까 많은 응원 부탁 드려요. 팬 분들이 환호할 수 있는 경기를 보여드릴 거예요.

'카카오' 이병권이 앞으로 어떤 성장세를 보일지 지켜보자
- 마지막으로 못다한 말이 있다면요?
▶ 제가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조금 잘하고 있다고 자만에 빠지지 말고 좀 더 연습해서 다음 시즌에는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라고요. 그리고 LOL 게이머로 활동 중인 모든 95년생들이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임프'한테는 요즘 우승 좀 했다고 패기 넘치는 인터뷰를 하던데 잘 보고 있다고도 전하고 싶네요(웃음). 마지막으로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 KT 코칭 스태프 분들과 항상 후원해 주시는 사무국 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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