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스타2리와인드]조합의 힘으로 GSL 우승을 거머쥔 신노열

Talon 2013. 3. 14. 17:44

자유의 날개 마지막 GSL에서 생애 첫 우승 차지해


e스포츠 전문웹진 포모스는 화제가 됐던 매치업을 골라 해당 선수에게 직접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스타2 리와인드' 코너를 새로 마련했습니다. 경기의 스크린샷과 그 때 그 때 선수들이 느꼈던 유불리나 관전 포인트 등을 짚어 팬들에게 소개하는 스타2 리와인드, 스타2를 잘 모르는 팬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복기해 보는 순서입니다. < 편집자 주 >

군단의 심장 출시 3일전에 마지막 자유의 날개 우승자를 가리는 2013 핫식스 GSL 시즌1 결승전이 개최됐습니다. 신노열(삼성전자)과 강동현(아주부)의 저그 동족전이자 협회와 연맹의 맞대결로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은 경기였는데요.

치열한 접전 끝에 최후의 1인이 결정됐고, 그 주인공은 '로열저그' 신노열이었습니다. 매 경기가 혈투였던 결승전에서 신노열은 1세트 아킬론평원 전투를 명경기로 꼽았는데요. 무리군주 공방전과 병력 조합 대결이 벌어진 그 경기를 신노열의 이야기와 함께 다시 감상해 보시죠.

▶ 포모스=마지막 자유의 날개 우승과 함께 한국e스포츠협회 소속 선수로서 최초의 GSL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걸렸었는데요. 팬들의 관심이 집중돼서 부담스럽지는 않았나요?
▶ 신노열=일단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좋았죠. 실력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었어요. 경기를 준비하느라 인터넷 할 시간이 없었고, 주위 반응에 신경 쓸 여력도 없었죠. 경기에만 몰입해서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아요.

초반 저글링-맹독충 싸움에서는 신노열이 일방적으로 밀렸다.
▶ 포모스=일단 경기 시작은 두 명 모두 무난하게 출발했어요.
▶ 신노열=저는 강동현 선수가 이 맵에서는 무난하게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맵에서 4여왕 체제를 갔던 적이 있어서 그 빌드를 쓰거나, 제 올인을 의식해서 앞마당을 바로 가져가지 못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앞마당 멀티를 일찍 하는 것을 보고 제 예상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죠.

▶ 포모스=그런데 초반 저글링-맹독충 싸움에서는 계속 밀리는 모습이 나왔죠.
▶ 신노열=상대가 무난하게 플레이하면 저도 손 가는 대로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저글링-맹독충을 써봤는데, 긴장이 많이 돼서 손이 떨리더라고요. 그래서 저글링 손해를 너무 많이 봤어요. 자신감 있게 했는데, 병력을 제대로 쓰지 못했어요. 초반에 압박해야겠다 싶었는데 박자도 맞지 않고,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한 것 같아요.

▶ 포모스=그러면서 경기가 조금 불리해진 것 같아요.
▶ 신노열=저도 불리한 것 같아서 안전하게 할 생각이었는데, 저도 모르게 들어 가게 되더라고요(웃음). 가만히 있지 못하고 손이 계속 움직였어요. 그 때문에 손해를 많이 봤죠. 중간에 맹독충도 두 개씩 나눴던 것 같은데, 손이 꼬여서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어요. 손은 굳어있고, 마음만 급했죠. 경기를 하면서 계속 손이 안 움직인다고 느꼈어요. 세 번째 부화장이 취소된 이후로는 무조건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따라가려고 노력했어요.

빠르게 감염충을 확보해 수비에 나선 신노열.
▶ 포모스=그래도 강동현 선수가 운영을 선택하면서 조금 숨통이 트인 것 같아요.
▶ 신노열=강동현 선수가 곧바로 감염충을 가지 않고 진화장 2개를 짓더라고요. 만약에 4강 때처럼 계속 공격적으로 들어왔으면 제가 힘들었을 텐데, 바퀴-히드라리스크를 쓴 다음에 멀티를 늘리면서 저한테 시간을 많이 준 것 같아요. 상대가 준비한대로 안전하게 했던 것이 저에게는 좋게 작용했어요.

▶ 포모스=이후에 바퀴 공격도 잘 막아냈어요.
▶ 신노열=감시군주로 봤더니 일꾼을 늘리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공격할 것을 미리 알았고, 가시촉수를 지으면서 방어만 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잘 막을 수 있었어요. 감염충도 많았고요. 이후에는 방어에 집중하면서 200 병력 조합을 좋게 맞추자는 생각이었어요. 저그전은 아무리 유리해도 교전에서 지면 경기를 끝내지 못하거든요.

▶ 포모스=그래서 감시탑 시야를 밝히면서 병력 조합에 신경을 썼군요.
▶ 신노열=공격을 못 가고 할게 없어서, 주위를 밝히자는 생각으로 움직였어요. 그런데 이때 제가 크게 불리하다는 얘기가 많았는데요. 강동현 선수가 네 번째 멀티를 빨리 올렸는데도 가스만 캐더라고요. 그래서 큰 차이는 없고 무난하다고 생각했어요. 상대가 일꾼을 채우면서 빠르게 발전을 했으면 차이가 크게 났을 텐데 병력에 집중하더라고요. 충분히 할만 하다고 느꼈어요. 가스량은 조금 차이가 났지만, 경기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 같았어요.

▶ 포모스=이제는 서로가 바퀴-히드라리스크-감염충을 갖추면서 계속 신경전을 펼쳤어요.
▶ 신노열=이런 조합에서는 먼저 들어가는 쪽이 진균을 많이 맞아서 질 수 밖에 없어요. 펼쳐져 있는 쪽이 워낙 유리하거든요. 그래서 경기를 하다 보면 서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돼요. 그때 빠르게 무리군주를 준비하는 사람이 유리하고, 돈을 빨리 캔 다음에 일꾼을 가시촉수로 바꿔주는 것이 중요하죠. 강동현 선수가 저보다 더 빨리 준비했는데, 계속 오지 않더라고요. 인구수를 빨리 비우고 무리군주로 들어왔으면 제가 힘들었을 거예요.

치열한 무리군주 공방전(위), 그 사이 상대는 땅굴망으로 견제를 펼쳤다.
▶ 포모스=그렇게 신노열 선수도 무리군주를 뽑고 가시촉수 라인을 형성하면서 팽팽한 대치전이 벌어졌는데요. 중간에 강동현 선수가 땅굴로 본진을 견제했어요.
▶ 신노열=모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땅굴이 뚫려서 놀랬어요. 그래서 바로 일벌레를 동원해서 땅굴벌레를 파괴했죠. 중앙 힘 싸움에만 신경 쓰는라 땅굴망 자체를 아예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운 좋게 대군주로 시야가 밝혀져 있어서 빨리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포모스=그러는 사이에 맵 중앙에서는 치열한 무리군주 공방전이 펼쳐졌죠.
▶ 신노열=제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싸움이 벌어지기 전에 저는 바퀴를 다 버렸고, 대신 감염충을 확보해서 상대보다 2배 정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강동현 선수는 바퀴가 너무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대치하다가 감염충 마나가 꽉 차고, 무리군주가 더 모이면 제가 밀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런데 땅굴망이랑 바퀴 견제에 조금 흔들리면서 시간이 계속 늦춰졌죠. 하지만 한방은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했어요.

▶ 포모스=상대의 견제를 막기 위해서 히드라리스크를 너무 많이 뺀 것은 아닌가요?
▶ 신노열=저도 상대가 들어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시촉수가 많기 때문에 큰 영향은t 없다고 판단했어요. 하지만 강동현 선수의 견제에 정말 많이 흔들렸어요. 땅굴로 감염충 2기가 본진에 들어온 것을 알았는데, 정신이 없어서 빨리 잡지 못했어요. 정리를 하고 공격을 가야 했는데, 바퀴도 계속 들어와서 시간이 조금씩 늦어졌어요. 그래도 휘둘리면서도 제가 무조건 좋다고 생각했어요. 제자 갖출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을 갖췄으니까요.

치열한 대치전 끝에 공격을 칼을 빼 든 신노열.
▶ 포모스=이제 히드라리스크도 돌아왔고, 드디어 공격 타이밍이 왔네요.
▶ 신노열=네, 맞아요. 일단 감염충이 무리군주에 진균을 걸고, 남은 마나로 감염된테란을 다 떨궈요. 그리고 히드라리스크는 상대 공생충을 제거하는 식으로 뒤에서 받쳐주는 거죠. 무리군주는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고요. 이런 식으로 하면 저는 딱히 병력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의 최강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죠. 제가 4배 정도 많은 감염충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질 수 없는 싸움이라고 봤어요.

▶ 포모스=조합에서 앞서서 그런지 중앙 교전에서 이득을 많이 봤어요.
▶ 신노열=제가 연습 때도 이런 경우가 나오면 조합 갖추는 것에 자부심이 있어요. 이런 조합으로 진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조합이 갖춰진 순간에 확실히 이길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무리군주 2줄에 최대한 많은 감염충이 있어야 해요. 보조용으로 타락귀나 히드라리스크도 조금 조합하고요.

▶ 포모스=중요한 교전에서 이겼는데, 승리를 예감했나요?
▶ 신노열=제 조합이 갖춰진 뒤에 상대 병력을 보고서 이긴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상대의 자원이 얼마나 있든 상관없었죠. 제 조합은 병력이 잘 죽지 않으니까요.

상대의 부화장-둥지탑-거대 둥지탑을 파괴한 저글링 특공대.
▶ 포모스=그리고 저글링의 활약도 정말 빛났어요.
▶ 신노열=이때 가스는 별로 없고 인구수는 비어서 저글링을 뽑았는데, 제대로 잘 먹혔어요. 대박을 냈죠. 변신수로 상대로 움직임을 보면서 때를 기다렸다가 들어갔어요..

▶ 포모스=아무래도 저글링의 제 1 목표는 둥지탑이었나요?
▶ 신노열=일단 가까운 부화장을 파괴해서 자원줄을 끊으려고 했고, 그 다음에는 무조건 둥지탑을 노렸죠. 저글링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병력 체크를 하면서 둥지탑 위치도 미리 파악해서 빨리 파괴할 수 있었어요.

▶ 포모스=불리하게 시작한 경기였는데, 언제부터 흐름이 뒤집어졌을까요?
▶ 신노열=아무래도 상대가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하면서 저한테 시간을 준 덕분에 이긴 것 같아요. 강동현 선수가 병력에 돈을 많이 투자했는데, 너무 안정적으로 병력을 운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승패를 결정한 마지막 전투(위), 기선을 제압한 타락귀 세레모니.
▶ 포모스=이제 여유롭게 멀티를 추가하면서 마지막 전투를 기다리네요.
▶ 신노열=이제는 제가 갈 필요가 없어졌죠. 상대가 무조건 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상대가 뒤를 못 보는 상황이 됐으니까요. 조급할 필요 없이 가만히 있으면 된다 싶었죠. 그러고 있으니까 강동현 선수가 병력을 이끌고 오더라고요.

▶ 포모스=마지막 교전은 어땠나요?
▶ 신노열=감염충 싸움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어요. 이때는 특별히 컨트롤 하는 것이 없었어요. 감염충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감염된테란과 진균만 사용했죠. 무리군주 '어택'이 찍혀있었고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무리군주를 제압하기 위해서 타락귀를 충원했죠.

▶ 포모스=마지막 댄스 세레모니는 기선 제압용인가요?
▶ 신노열=맞아요(웃음). 첫 세트를 이기고 기선 제압을 하려고 춤을 살짝 쳐줬어요. 경기 전부터 준비한 것은 아니고, 막판에 조금 여유로워지면서 '춤이나 춰서 기선 제압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뛰어난 수비력을 선보였던 2세트(위)와 전략이 돋보였던 3세트.
▶ 포모스=이제 1세트 경기는 다 봤는데요. 나머지 경기도 잠깐 들여다 보죠. 2세트에서 강동현의 저글링-맹독충-바퀴 공격을 정말 잘 막아냈어요.
▶ 신노열=저글링 2기를 넣었을 때 바퀴소굴을 봐서 바퀴-저글링 러시 정도로 생각했어요. 맹독충까지 포함된 공격은 제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었죠. 그래도 저글링이 내려온 다음에 바로 들어오지 않아서 맹독충이란 것을 미리 알았고, 이 타이밍에는 맹독충이 많이 나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 포모스=그래서 상대 러시를 깔끔하게 막아냈군요.
▶ 신노열=상대 바퀴가 내려 오는 것을 보고 저도 저글링과 바퀴를 많이 생산했어요. 처음에는 잡아먹으력 했거든요. 또 진화장 심시티와 여왕 수혈로 맹독충을 막아내면 저글링-바퀴로 막을 수 이겠다 싶었어요. 상황에 비해서는 여유롭게 막았던 같아요.

▶ 포모스=3세트에서는 미리 준비한 전략을 사용했다고 들었는데요.
▶ 신노열=이 맵에 특정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노가스 4여왕 빌드를 막기 위한 것이었어요. 강동현 선수 그 빌드로 자주 썼었고, 결승에서도 공방1업 타이밍 공격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그런데 딱히 대처법이 생각나지 않았는데, 연습을 도와준 신동원 선수가 "저는 이렇게 해요"라면서 모든 팁을 다 가르쳐 주더라고요. 연습 때 써보니까 정말 좋았어요.

▶ 포모스=신동원 선수가 알려준 그 빌드를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
▶ 신노열=일단 상대가 4여왕 빌드를 하면 가스를 늦게 채취해서 테크트리가 늦기 때문에, 빌드를 확인하는 순간 저는 테크트리를 빨리 타요. 그리고 감염충의 마나 업그레이드 대신에 감염충을 1기 추가해서 총 4기를 뽑는 것이 기본 컨셉이죠. 보통 프로게임들이 마나 업그레이드가 30% 정도 됐을 때 감염충을 찍는데요. 첫 감염충을 30초 미리 찍어놓고, 그 동안 마나를 모으면 똑같더라고요. 그리고 감염충는 1기 더 많고요. 그래서 상대가 들어오는 1-1업 타이밍에 들어올 때 진균을 쓸 수 있는 감염충이 1기 더 많은, 최적화된 상황이 되는 거죠.

▶ 포모스=그 덕분에 상대의 바퀴-히드라 공격을 깔끔하게 막아냈군요.
▶ 신노열=이때 또 다른 포인트가 앞마당과 본진에 일꾼을 두 줄만 채워놔서 상대가 와도 밀리지 않고, 오지 않아도 바로 공격할 수 있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감염충을 보여주지 않으면 상대가 이긴다는 생각으로 들어와요. 심리상 바퀴와 히드라리스크의 조합이 강하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때 그것을 역으로 노려서 진균으로 다 잡는 것이 이번 빌드였어요.

자유의 날개 마지막 GSL에서 우승한 신노열
▶ 포모스=6세트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네요.
▶ 신노열=저도 왜 강동현 선수가 내려온 것인지 이해를 못했어요. 팽팽했었는데 제가 자신의 본진으로 온다고 생각했는지, 먼저 자리를 좋게 잡고 싸우려고 했나 봐요. 그런데 저는 들어갈 마음이 없었고, 상대가 오는 것을 보고 바로 잘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죠.

▶ 포모스=중앙 교전의 승리로 우승을 바로 목전에 뒀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 신노열=상대 병력을 잡아 먹고서 이겼다고 생각했어요. 그 순간 온몸에 소름으 돋더라고요. 또 감정이 벅차오르면서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빨리 뛰쳐나가고 싶었는데, 상대가 조금 늦게 나가셔서 감정이 가라앉았어요.

▶ 포모스=GG를 받고 부스에서 나온 순간의 기분도 궁금한데요.
▶ 신노열=계속 눈물이 나려고 했어요. 가슴 속이 벅차올라서 눈물을 참느라 고생했죠. 뭔가 울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눈물을 참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샴페인이 뿌려져서 그때 슬쩍 눈물을 같이 닦았어요.

▶ 포모스=특별히 생각나는 사람은 없었나요?
▶ 신노열=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계속 '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 싶었어요. 그냥 눈물 생각뿐이었어요. 멍 때리면서 벅차오르는 느낌만 계속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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