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아들이 갖고 싶어한다" 맘카페에 '카드 구함' 글 다수
서울 구로구에 사는 직장인 남현지(28)씨는 최근 이사 준비를 하다가 20만원의 ‘공돈’을 벌었다. 이삿짐을 싸다 발견한, 어린 시절 갖고 놀던 팽이 형태 장난감 ‘탑블레이드’와 출시된 지 20년 된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 어드밴스’ 덕분이었다. 아직 제대로 작동하기에 온라인 중고장터에 별생각 없이 매물로 올렸는데 연락이 빗발쳤다. 남씨는 “팽이 20개를 3만원에 올렸는데, 사고 싶다는 연락이 20건 넘게 왔고 심지어 ’10만원을 줄 테니 나한테 팔아 달라'는 사람까지 있어 놀랐다”고 했다. 남씨는 장난감을 팔아 20만원 가까운 돈을 벌었다.
15~20년 전 유행했던 장난감 몸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일본 만화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캐릭터 그림이 들어간 포켓몬 카드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다시 인기다. 카드 여러 장으로 서로 게임을 할 수 있어 코로나로 밖에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의 장난감이 된 것이다. 30대인 아빠와 아이가 함께 카드를 갖고 놀기도 한다. 일부는 수집 목적으로 카드를 모은다. 주로 문구점이나 장난감 가게에서 5장짜리 한 팩에 500~1000원에 파는데, 이 중 무작위로 한정판 카드가 섞여 있어 몇 박스씩 사기도 한다. 수량이 적은 희귀 카드는 장당 10만원대에 거래된다.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포켓몬 트레이너 ‘마리’ 카드는 올라온 지 하루도 안 돼 13만원에 거래됐고, ‘흑색 리자몽’ 카드도 10만원을 호가했다.
맘카페에도 포켓몬 카드 파는 곳을 묻거나 안 쓰는 카드를 구한다는 글이 여러 건 올라온다. 경기도 수원 한 맘카페 이용자는 “초등학생 아들이 일기에 ‘너무 갖고 싶다’고 적어놔서 마음이 아프다”며 “남는 카드가 있으면 저렴히 팔아 달라”고 했다.
향수를 자극하는 예전 문구들도 인기다. 지금의 20대, 30대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유행했던 편지지 세트 ‘와와일공구’를 재발간하는 프로젝트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5787명이 후원하며 1억8981만3000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와와일공구는 과자상자나 의류 브랜드 등을 패러디한 편지지와 스티커 등으로 구성된 160쪽 분량의 잡지다. 직접 가위로 오리고 풀로 붙여가며 입체로 만들 수 있고 안에 편지를 적을 수도 있다. 펀딩에 참여한 한 후원자는 “실제로 편지를 쓰지 않지만 편지지 세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추억에 잠긴다”는 후기를 남겼다. 또 다른 후원자는 “어릴 때는 용돈이 없어서 못 샀고 지금은 돈은 버는데 안 팔아서 못 샀다”며 “오랜만에 가위질했다”고 했다.
-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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