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스타2리와인드]프로토스 최초 프로리그 200승 달성한 송병구!

Talon 2013. 4. 17. 17:48

"세 달 동안 새벽 연습 이어가서 다음 개인리그 예선을 꼭 뚫을 것"


포모스에서는 화제가 됐던 매치업을 골라 해당 선수에게 직접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스타2 리와인드' 코너를 새로 마련했습니다. 경기의 스크린샷과 그 때 그 때 선수들이 느꼈던 유불리나 관전 포인트 등을 짚어 팬들에게 소개하는 스타2 리와인드, 스타2를 잘 모르는 팬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복기해 보는 순서입니다. < 편집자 주 >

스타크래프트2로 완전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바로 '택뱅리쌍'의 활약 여부였습니다. 스타1에서 각각 전성기를 누렸던 그들이 스타2에서도 그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죠.

사실 얼마 전까지는 이영호(KT)을 제외한 나머진 세 명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습니다. 하지만 군단의 심장 출시에 맞춰서 이제동(EG-TL)-김택용(SK텔레콤)-송병구(삼성전자) 모두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을 기쁘게 하고 있죠.

특히나 오늘 스타2리와인드에서 만나볼 송병구는 얼마 전 프로리그 최초 프로토스 200승을 달성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습니다. 신대근을 상대한 송병구는 '총사령관'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스카이 토스'를 완벽하게 구사해 값진 승리를 거뒀습니다. 더 이상 긴 말 필요 없이, 이제 바로 송병구로부터 직접 그날의 경기를 들어보시죠.

▶ 포모스=4라운드 첫 경기였는데, 긴장되지는 않았나요?
▶ 송병구=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원래 제가 연습 때 잘 하면 이긴다는 생각이 드는데, 연습 승률이 좋았어요. 또 비시즌에 '스카이 토스'를 래더에서 가끔 하면 다들 대처를 잘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팀들은 별로 안 하는구나' 생각했죠. 저희 팀원들이 다른 팀 프로토스와 하는 것을 봐도 지상 위주로만 하길래 대처를 못해서 내가 이기겠구나 싶었죠.

1우주관무에서 공허포격기를 모으기 시작한 송병구.
▶ 포모스=앞마당 멀티 이후에 바로 우주관문을 올렸네요.
▶ 송병구=원래는 2우주관문을 준비했었어요. 그런데 연습을 하다 보니까 점점 승률이 안 좋아졌어요. 그때 GSL 경기를 보니까 장현우 선수가 1우주관문에서 트리플 한 다음에 4우주관문을 올려서 경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한 번 해봤어요. 그랬더니 2우주관문을 했을 때는 저그가 대군주 정찰로 알게 되면 더 못이기는 상황이 나오는 거예요. 반대로 1우주관문을 하면 지상으로 올지 공중으로 올지 모르니까 장현우 선수가 했던 것처럼 하자고 생각했죠. 2우주관문으로 흔들 수는 있는데, 일찍 보면 흔들리지 않아서 '변수 없이 가야지' 하면서 1우주관문으로 갔어요.

▶ 포모스=1우주관문에서 공허포격기를 계속 뽑았나요?
▶ 송병구=꾸준히 찍으면서 했어요.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는 모르는데, 장현우 선수가 그렇게 하길래 따라 했어요(웃음). 근데 저는 경기를 할 때 딱 맞게 빌드를 짜지 않고, 그냥 손가는 대로 느낌에 따라서 막 하는 편이에요. 다른 선수들이 '인구 몇에 뭘 짓는다'고 하는데, 저는 인구를 외우지 않아서 잘 몰라요. '몇 분 몇 초에 가스를 올리고, 연결체를 짓는다'처럼 계산적이지 않아요. 스타1 때도 그랬고요. 그냥 돈 되는 대로 막 해요. 장현우 선수가 공허폭격기를 꾸준히 뽑으면서 멀티를 하길래 그냥 따라 했어요.

▶ 포모스=경기 초반 분위기는 어땠나요?
▶ 송병구=경기 자체가 제가 빌드에서 이긴 상태였어요. 신대근 선수가 쓴 전략은 이미 김준혁 선수한테 당했던 거였어요. 프로토스가 2우주관문을 올린 뒤에 먼저 뽑은 공허포격기는 밖으로 나가고, 불사조를 모으고 있을 때 저그가 바퀴로 찌르는 거죠. 불사조로 띄우는 데도 한계가 있고, 서로 병력이 엇갈리는 타이밍이라 프로토스가 많이 불리한 타이밍이에요. 저도 연습하면서 많이 당했고요. 그런데 이 경기에서는 공허포격기로 발업된 저글링이 오는 것을 봐서 미리 대처할 수 있었어요.

▶ 포모스=또 좋았던 것이 두 번째 확장기지를 들키지 않았어요.
▶ 송병구=맞아요. 1관문-1우주관문 상태에서 멀티를 늘렸는데, 멀티를 알아서 바로 파괴했으면 저그가 크게 불리하지 않았을 거예요. 아무래도 공허포격기가 느리기 때문에 연결체만 취소시켰으면 상황을 좋게 만들 수 있었죠. 하지만 본진 쪽으로 오면서 병력을 다 소모해서 제가 많이 유리했어요.

상대의 히드라리스크 조합을 상대하기 위해 폭풍함 생산을 준비했다.
▶ 포모스=상대가 뒤늦게 삼룡이로 왔지만, 잘 막았네요.
▶ 송병구=스카이 토스를 하면 좋은 미네랄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요. 그래서 상대가 앞마당으로 왔을 때 이미 멀티에 광자포를 지어놨어요. 상대가 초반에 몰아쳤는데, 큰 피해 없이 막아낸 거죠. 일꾼도 더 많았던 것 같아요.

▶ 포모스=이후의 운영은 어떻게 했나요?
▶ 송병구=스타1 때의 커세어-리버랑 느낌이 비슷한 것 같아요. 자유의 날개 때는 이렇게 못했는데, 이제 폭풍함이 생겨서 프로토스가 조금 야비하게 할 수 있어요(웃음). 맵마다 틀리기는 한데, 벨시르잔재에서는 3시와 9시 멀티 쪽에 폭풍함이 공격하기 좋은 공간이 있어요. 커세어-리버도 웹을 쓰면서 상대가 공격 못하는데, 나는 공격을 하는 식이잖아요. 이때도 그런 느낌이 나더라고요. 반면에 제가 유리하기 하지만 공격이 느리고 상대에게 역전의 기회를 줄 수도 있어서 조금은 긴장했던 것 같아요.

▶ 포모스=계속해서 공허포격기를 모아주고 있네요.
▶ 송병구=스타2가 상성이 강하잖아요. 그래서 상성에 맞게 우주관문에서 유닛을 뽑아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환상으로 상대 조합을 봐야 해요. 그런데 삼룡이에서 파수기가 죽어서 바로 확인하지 못했죠. 일단 내가 공허포격기를 뽑았으니까 상대는 기본적으로 히드라리스크를 갖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폭풍함을 섞어주는 것이 좋은데,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까 우선은 공허포격기만 계속 생산하면서 함대신호소를 미리 지어놨죠.

상대의 속임수에 넘어간 송병구. 불사조 생산과 음이온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 포모스=그러고 나서 관문을 한번에 늘리네요.
▶ 송병구=원래는 관문을 늘릴 돈이 안 되는데, 처음에 유리하게 출발해서 광자포를 덜 지어도 되니까 여유가 되더라고요. 일반적으로는 광자포로 위기를 넘기는 사이즈가 많이 나오는데, 이때는 유닛으로 대신 막아서 돈이 남더라고요.

▶ 포모스=이제는 폭풍함을 조합하기 시작하네요.
▶ 송병구=공허포격기의 비율 조절을 해줘야 하는데, 처음에 저글링-바퀴를 잘 막으면서 공허포격기가 수월하게 많이 싸여서 더 찍을 필요 없이 바로 폭풍함으로 넘어갔어요. 원래는 상대가 부유하게 하고 히드라리스크로 타이밍을 잡으면 타이트 하게 유닛 비율을 맞춰야 하는데, 여유 있게 하다 보니까 돈이 너무 많았어요(웃음).

▶ 포모스=그런데 뮤탈리스크 때문에 잠깐 흔들렸어요.
▶ 송병구=네, 뮤탈리스크 때문에 조금 말렸죠. 히드라리스크가 많이 없어 보여서 '온리 뮤탈'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이때 불사조를 2줄 정도나 뽑아 버렸어요. 흠칫 놀라서 불사조를 계속 뽑았죠. 보통 타락귀를 찍거나, 감염충 아니면 살모사를 준비할 텐데 뮤탈이 갑자기 뜬금없이 나와서 '온리 뮤탈이구나' 싶었던 거죠. 뮤탈리스크를 보기 직전에 맵 중앙에서 히드라리스크를 끊어 먹었는데, 숫자가 너무 적길래 '히드라로 속이고 온리 뮤탈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뮤탈이 속임수고, '온리 히드라'였죠(웃음).

▶ 포모스=뮤탈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속임수에 넘어갔네요.
▶ 송병구=뮤탈을 계속 살리려는 모습을 보여서 계속 온리 뮤탈로 생각했어요. 조금 불리했으니까 처음에는 적게 나오고, 계속 모으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아무래도 공허포격기랑-폭풍함이 많이 느리니까 공중을 잡아도 어찌어찌 막히면 뮤탈리스크로 빈집 공격을 당해서 역전 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대회라서 지면 안되다는 생각에 간단한 속임수에 당해서 불사조를 뽑고 말았죠. 신대근 선수가 힘 싸움 보다는 유닛을 돌리는 스타일이라서 뮤탈을 보고 엘리전 갈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히드라리스크 부대에 많이 놀란 송병구.
▶ 포모스=불사조를 모으면서 공허포격기와 폭풍함으로 공격을 시도했어요.
▶ 송병구=온리 뮤탈이라고 생각해서 음이온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불사조를 본진에 모으고, 공허포격기랑 폭풍함으로는 공격을 들어갔어요. 상대가 정면 대결을 피하고 빈집을 오면 불사조로 잡아 먹으려고 했죠. 나름 시나리오를 짜고 나간 거였는데, 갑자기 삼룡이로 히드라리스크가 와서 깜짝 놀랐어요. 처음에 저글링 먼저 들어오길래 뮤탈-저글링으로 오는구나 생각했는데, 히드라리스크라서 진짜 놀랐죠. 게다가 멀티까지 파괴돼서 제가 진 줄 알았어요. 불사조로 많이 띄우긴 했는데, 바퀴 2기에 연결체가 부서졌어요.

▶ 포모스=크게 놀랐겠네요.
▶ 송병구=네 맞아요. 표정에서 딱 나오잖아요(웃음). 진짜 놀랐어요. 본진 자원이 거의 끝나갈 때였거든요. 그래서 공격을 가야 하는데 앞마당 자원밖에 없는 상황에서 멀티가 또 취소 당하고, 공격이 막혀버리면 질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신대근 선수가 점막을 잘 늘려서 어느 쪽으로 공격이 올 줄 모르는 상황이기도 했고요.

▶ 포모스=아, 박태민 해설이 불사조 실수를 바로 집어주네요.
▶ 송병구=네, 맞아요(웃음). 뮤탈리스크 5기에 음이온 불사조를 2줄 가까이 찍었다고요(웃음). 정말 제가 그 정도로 많이 뽑았어요. 그런데 방송에서 '잉여'라니(웃음). 그래도 저도 상대 멀티를 하나 파괴해서 급한 불은 껐어요. 그리고 신대근 선수가 조금 집중했으면 불사조가 히드라리스크 한테 많이 터졌을 텐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저도 광전사를 많이 흘리면서 서로 정신 없이 한 것 같아요(웃음).

결정적인 감염구덩이 파괴.
▶ 포모스=이때 주병력이 나가 있는데 상대가 히드라리스크로 앞마당에 들어왔어요.
▶ 송병구=이때 조금 위험했어요. 화면에 제대로 나오진 않았는데 불사조를 그냥 이동시키다가 많이 잡혔거든요. 또 히드라리스크랑 감염충이 많을 것 같아서 진 줄 알았어요. 공허포격기가 진균에 약하거든요. 그래도 공격을 가야 하니까 양쪽을 다 보면서 최대한 막으려고 했죠. 그런데 그때 앞마당에 감염구덩이가 있길래 보자마자 '이거 깨야 이긴다, 깨야 이긴다' 하면서 바로 파괴했어요. 덕분에 신대근 선수가 감염충이 바로 충원되지 않아서 제가 좋아졌어요. 감염충을 얼마나 미리 찍었는지 몰라서 긴장하기 했는데, 이때부터는 이기나 싶었어요.

▶ 포모스=멀티까지 지겨서 유리해 진 것 같아요.
▶ 송병구=그것도 그렇고, 따로 있던 히드라리스크를 자주 끊어 먹었어요. 폭풍함이 이동하면서 히드라리스크를 1, 2기씩 제거한 것이 컸던 것 같아요. 저그가 200에서 병력이 소모되며 다시 채우는 식으로 되야 하는데, 200이 되기도 전에 끊기다 보니까 돈도 부족해졌던 것 같아요.

▶ 포모스=상대의 본진을 파괴한 뒤에는 어땠나요?
▶ 송병구=아직까지는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어요. 멀티를 지키긴 했는데, 저그가 2부화장으로도 펌핑을 해서 병력을 많이 생산할 수 있으니까요. 아직 한방이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은근히 공허포격기가 많이 줄어들기도 했고요. 본진에 추가 공허포격기가 있는데, 빈집 때문에 바로 합치기가 애매했어요. 합치면 제가 이기지만, 각개격파를 당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예상보다 쉽게 끝난 마지막 전투.
▶ 포모스=그 타이밍에 상대가 끊으려고 왔는데, 결국 송병수 선수가 싸움에서 이겼어요.
▶ 송병구=저는 이때 '앗, 끊겼다'고 속으로 외치면서 막 짜증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충원 병력이 가까이 있더라고요. 병력이 묶인 것 보고 우려했던 것이 일어났구나 싶어서 그냥 어택을 찍어놨는데, 앞마당에 있던 병력이 빨리 와서 이길 수 있었어요. 또 예상보다는 상대 병력이 적기도 했고요.

▶ 포모스=이렇게 200승을 거뒀는데, 어땠나요?
▶ 송병구=사실 4라운드 1주차에 할 거라고 예상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프로토스전을 자신 있어 해서 신대근 선수한테는 지고, 오히려 (원)이삭이를 이길 줄 알았어요. 또 연습 때 저그전 승률이 좋아서 2승을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했고요(웃음).

▶ 포모스=200승에 성공했어도 크게 기뻐하지는 않네요.
▶ 송병구=스타리그 100승도 했고, 프리로그 100승도 해봐서(웃음). 그냥 똑 같은 1승이었어요. 해서 좋은 것도 없고요(웃음). 그래도 200승으로는 세 번 째이지만, 프로토스로는 처음이라서 의미가 있었어요. 스타리그 100승도 세 번째였고, 프로리그 100승도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김)택용이가 바로 뒤를 쫓고 있었는데, 군단의 심장을 잘한다는 소문이 돌아서 빨리 200승을 찍고 싶었어요(웃음).

앞으로도 총사령관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 포모스=앞으로 프로리그에서의 목표는 뭔가요?
▶ 송병구=지금 패가 더 많아요. 그래서 이번 시즌 안에 '반타작' 하는 거예요. 이번 라운드 안에 하라고요? 그러면 좋은데, 바로 다음 라운드에서 죽을 쑬 수 있으니까요. 이번 시즌에 승률 50%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제가 예전에 한 번 5할을 넘기지 못했는데, 제 자존심인 것 같아요. 꼭 해야 해요, '반타작'은(웃음). 딱 50%가 아니라 1, 2승 더 많게요(웃음).

▶ 포모스=많은 팬들이 개인리그 탈락을 아쉬워했는데, 한 마디 해주세요.
▶ 송병구=최근에 새벽 늦게까지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자신 있어요. 아직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한 달만 하면 사람이 달라져요. 그래서 한달 채워보려고요. 보통 작심삼일을 많이 했었는데, 예전에 연승을 했을 때도 한달 채우자마자 성적이 크게 좋아졌어요. 병행할 때도 생각보다 스타2 생각이 좋았는데, 그 때도 새벽까지 해서 그랬거든요. 물론 막바지에 그러지 못해서 성적이 떨어졌지만, 요새는 팀원들한테 자극을 받으면서 새벽까지 하고 있어요. 앞으로 3주만 더 기다려 주세요(웃음). 개인리그 예선 전까지 계속 해봐야겠어요. 세달 동안 하면 그때는 뚫지 않을까 싶어요.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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