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3] "뇌의 특정부위만 보고 마약과 게임을 동일시 하면 위험"

한덕현 중앙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4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13(이하 NDC 13)'에서 한덕현 중앙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게임에 대한 뇌 반응'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 다양한 측면에서 게임과 뇌의 상관관계에 대해 자신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강연을 통해 한 교수는 먼저 뇌의 구조를 짧게 설명한 뒤, "게임의 자극을 분류하면 '시각' 중심에 '청각'이 부가 되면서 보이거나 들리지않는 '재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재미는 반복과 적절한 변형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게임은 기본적으로 뇌의 비주얼 인지 능력을 향상 시켜주기 때문에 이미지를 해석하고 분석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한국 교육 사회의 주된 방식은 이미지가 아니라 텍스트 위주기 때문에 부조화를 이루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게임을 많이한 학생들은 대체로 중고등학교때 보다 대학교 이후 언어 로직에서 탈출한 후 자유롭게 능력을 발휘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는 지금의 시각 중심인 방향성을 깨뜨려 청각 중심에 시각이 부가 되는 색다른 게임이 나와야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경험이 자리잡혀 있는 스키마 부분을 넘어서거나 너무 많은 비주얼적인 부분이 보여진다면 오히려 뇌가 모든 부분을 해석하고 받아들이지 못해 재미가 사라지는 경우 또한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프로게이머들의 뇌에 대한 연구 결과도 언급했다. 프로게이머들은 기본적으로 시공간적인 능력과 적극적으로 집중해서 사용하는 기억력 관장 부분이 다른 일반 사람들 보다 두꺼우며 재미보다는 직업적인 위치에서 체계적인 교육에 의해 게임을 하게 되는 것이 뇌를 통해 잘 드러난다고 말했다.

또,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은 자극에 반응하는 전두엽 부분이,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는 3D를 인지해야되기 때문에 시공간적 인지 능력을 관장하는 두정엽 부분이 활성화 됐다고 차이점을 전했다. 전두엽 부분은 자극에 반응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스타1이 스타2보다 전략이나 전술 등 더 많은 연산을 수행하고 복잡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측면이 많다고 한 교수는 분석안을 내놨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강연에서 시간상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이어나갔다.

게임으로 인해 사람의 뇌는 재미 여부를 느끼고 반응하지만 아직 뇌의 반응을 분석해 그 게임이 재미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야 된다고 말했으며 앞으로 게임을 제작할때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를 통해 다양한 방향성을 가지고 개발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서 최근 진행된 게임 규제나 연령별 제한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내놨다. 한 교수는 어린아이들이 부족한 것은 조절능력이라고 정의하면서 강제적인 양적인 규제 보다는 질적인 규제를 통해 부모를 끌어들이고 궁극적으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규제가 되야 그것이 진정한 규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또 연령별 제한에 대해서도 반복, 변형, 보상의 거리 정도를 파악해 게임등급을 매기는 것이 요구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됐었던 게임과 마약 비교 논란에 대해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하게 되면 재미를 느끼고 반응하는 뇌의 특정 부분이 있다. 그것은 마약도 마찬가지고 게임도 해당되며 술이나 음식 등 모든 것에 해당된다. 단순히 반응하는 뇌의 영역 일치만으로 마약과 게임을 동일선상에 놓고 보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 교수는 "나는 궁극적으로 게임을 하나의 사회 문화로 자리잡게 만들기 위해서 이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연구를 시작했지만 다양한 연구 사례들을 접하고 다른 석학들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그는 "모든 문화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하고 있으므로 어느 한쪽만 보고 그 문화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출처 : 포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