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시즌이 끝나고, 올해도 어김없이 이적 시장이 열렸다. 이적 시장에서는 우리가 예상할 수 있던 일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도 일어났다. 그리고 2022 시즌은 또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와 팬을 기다리고 있다.
'테디' 박진성의 이적은 모두가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2021 시즌 중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이후 10월에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박진성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후 박진성의 이적 루머가 흘러나왔다.
당초 북미 이적 루머가 돌았던 박진성은 결국 아프리카 프릭스에 자리를 잡았다. 과연 박진성은 어떤 이유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를 선택했을까. 그리고 박진성은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까. 이적 시장이 마무리된 후 박진성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고, 그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T1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2년 만에 이전 팀을 떠나 아프리카에 입단하게 되었는데, 소감이 궁금하네요
아프리카 프릭스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예전과 많은 게 달라져서 설레는 기분입니다. 숙소 환경도 바뀌었고, 이제 방송도 아프리카 TV 플랫폼에서 하게 되었죠.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프리카 프릭스 유니폼을 입을 거로는 생각도 못 했고, 올해 아프리카 프릭스에서 같이 할 선수들이 모두 잘하는 선수들이라 시즌 전에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각오입니다.
제가 선수 생활을 한 시간 만큼 아프리카 프릭스도 팀원 구성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공통적인 이미지가 있다면 시원시원한 플레이를 하는 컬러가 확실한 팀이라는 점이죠. 2022년에도 '기인' 김기인을 제외하고는 팀원들이 바뀌었고, 새로 모인 다섯 명의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합니다.
작년 후반기 이야기를 잠시 해 보죠.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고,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해서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아쉬웠을 거 같습니다
출전하지 않는 기간에도 연습은 열심히 했고, 경기에 나선 팀원들의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출전을 못하긴 해도, 다른 팀원들이 경기를 잘 해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비슷했고, 저 대신 나선 '구마유시' 이민형이 잘 해서 다행이고 잘 되었다고 생각했죠. 대신 외국 팀 선수들의 플레이를 많이 봤는데 그 중에서 '바이퍼' 박도현의 플레이가 기억에 남아요. 원래 좋아하는 선수고, 전 소속팀들에서 고생할 때도 분명 언젠가는 잘 할 선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EDG에 가서 잘하는 모습을 보니 제 예상이 맞았다는 걸 알 수 있었죠.
그리고 월드 챔피언십이 끝난 후 아프리카 프릭스 이적이 발표되었죠. 원래 해외 이적을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결국 한국 팀, 그리고 아프리카 프릭스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네요
언젠가는 해외팀에서 플레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올해 북미에 진출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북미 지역이 대우는 좋지만, 저는 여전히 게임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원래 중국 지역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의치 않아 한국에서 다시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제가 원하는 모습의 팀이 아프리카 프릭스였죠. 제가 합류하기 전 멤버 구성도 좋았고, 복지나 연봉 등 전체적인 선수생활에 있어 밸런스를 생각해보니 아프리카 프릭스가 제게 최적의 선택이었습니다.
진에어 시절부터 (김)기인이가 게임을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언젠가 같이 한 팀으로 경기에 나서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요. 기인이는 경기 내에서 굉장히 침착하면서도 킬 구도를 잘 보는 선수예요. 그리고 탱커 챔피언이나 딜러 챔피언 모두 잘하죠. 예전 탑 루시안이 유행했을 때에도 기인이가 그 중에서도 제일 잘했죠. T1에서 같이 팀을 옮긴 '엘림' 최엘림 역시 같이 지냈던 친구라 서로 간에 벽이 없어요. 팀에서 정글이 바뀌면 경기 운영에서 어색한 느낌이 있는데, 엘림하고 하면 익숙한 기분이 들죠. 올해 같이 경기할 '페이트' 유수혁도 플레이를 굉장히 똑똑하게 하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같은 팀으로는 아직 많이 플레이하지 않았지만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조용하게 말수가 적은 편인데, 그래도 말도 잘 꺼내고 잘 웃고 리액션이 좋죠. 그리고 T1에서 같이 있었던 '레오' 한겨레와는 또 만나게 되었는데 신기하더라고요. 서포터인 '호잇' 류호성이나 '맵씨' 김도영과도 친해지는 중이고요. 생활은 물론 연습에도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박진성 선수 같으면 이미 LCK 우승도 했고, 월드 챔피언십 4강에도 올랐을 정도로 경력을 쌓았습니다. 아프리카 프릭스에서도 새로운 목표가 있을 듯합니다
올해의 목표는 정말, 최대한 잘하는 것입니다. LCK 우승도, 월드 챔피언십 진출도 제게 있어 올해의 목표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경쟁팀들에게 승리해야 하는데, 아직 연습 경기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스쿼드가 많이 바뀌지 않은 T1, 그리고 선수 변화가 있었던 담원 기아와 젠지 e스포츠가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듯합니다. 농심 레드포스도 마찬가지고요.
2022 시즌을 앞두고 돌아보니, 박진성 선수가 데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KeG에서 활약했던 LCK 선수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엄티' 엄성현, 그리고 지금은 코치가 된 '모글리' 이재하와 같이했던 인터뷰였고, 그 후에는 따로 인터뷰를 한 적이 없었죠. 그래서 박진성 선수의 선수 생활 목표를 이제야 물어보게 되네요
성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우승'입니다. 진에어 시절에서는 그저 잘하기 바빴는데, T1에 와서 우승이라는 목표와 가까워졌죠. 매 순간 참여하는 리그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선수로서 이미지라면 팬들에게 밝은 분위기의 선수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경기에서는 진지하지만, 그 외에서는 밝고 즐거운 선수로요.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부터 게임 내에서 채팅을 많이 했었어요. 그러다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친구로 추가하고, 그 중에 같이 게이머가 된 사람도 있었죠. 그렇게 친해진 선수들이 많아요. 그 중에도 '룰러' 박재혁과 가장 친한 거 같아요. 연락도 자주 하고, 아이슬란드에서 같이 식사도 했었죠. 지금 연습실도 (박)재혁이의 연습실과 가까와서 시간이 나면 보고 있죠. 그래도 예전에는 어린 마음에 많이 친해지고 싶었는데, 저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새로운 만남보다는 지금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더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진성 선수도 데뷔 후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인터뷰마다 선수들에게 각자의 스트레스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입니다. 박진성 선수는 스트레스 관리를 어떻게 하나요
저는 스트레스를 솔로 랭크 게임에서 푸는 편입니다. 솔로 랭크에서까지 집중하면 연습이 힘들거든요. 게임 자체가 힘들면 노래를 듣거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잠을 자는 편입니다. 노래 중에서는 아이유와 BTS의 노래를 좋아해서 자주 들어요. BTS가 신기한 게, 노래마다 가장 좋아하는 멤버가 바뀌더라고요. 어느 한 멤버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룹 자체를 좋아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이제 프로게이머를 바라보는 지망생들의 수도 늘었는데 박진성 선수도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듯하네요
처음에는 게임을 하면서 힘든 순간이 많았어요. 그래도 저는 나름 잘 풀린 케이스였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은 날이 오고 잘 될 거예요. 열심히, 오래 하자는 생각으로 노력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는 진에어 시절까지는 게임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감정적으로 대체했던 일도 많아요. 지금 보면 정말 프로답지 않은 순간도 있었죠. 연차가 쌓이면서 감정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으려 하고, 프로게이머를 준비하시는 분들도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제 인터뷰를 마치면서 아프리카 프릭스 '테디' 박진성을 응원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제 아프리카 프릭스의 원거리 딜러 '테디' 박진성이 되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응원 부탁드리고, 보내주시는 응원을 바탕으로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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