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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도전하는 롤드컵 진출의 꿈, 손대영 감독과 'Ver.2 한화생명'

Talon 2022. 6. 3. 18:00

‘2021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8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한 한화생명은 팀의 중심이었던 ‘쵸비’ 정지훈과 ‘데프트’ 김혁규를 떠나보내고 그 공백을 아직 증명되지 않은 유망주 선수들과 ‘온플릭’ 김장겸을 통해 메웠다. 선수들은 아직 자신을 증명하지 못했거나 오랫동안 얼굴을 비추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를 증명해야 했다.

한화생명은 정규 리그 첫 대결 상대인 농심 레드포스를 완파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경험 부족’은 새로워진 한화생명 선수들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운영 단계의 미숙함을 숙제로 떠안으며 이번 시즌을 10위로 마무리했다. 아쉬움이 남은 스프링 시즌이었지만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시즌을 거듭하며 더욱 발전하고 있으며, 새로운 합류한 코치진과 함께 반등의 기회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스타’의 공백을 ‘신예’로 대체한 한화생명.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지만 손대영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이고 있었다. 2년 안에 다시 한번 롤드컵 무대를 밟겠다는 손대영 감독. 그와의 대화를 통해 달라진, 그리고 더욱 발전될 한화생명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시즌 이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 이야기 부탁드리겠습니다

팀 재정비를 최우선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스프링 시즌 중 미흡했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또 선수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부족이 패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부분도 보완하려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건강이 좋지 않아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전과 달리 올해에는 신예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습니다. 방향성을 바꾼 이유가 무엇인가요

강팀의 조건 중 하나는 기둥이 될 수 있는 선수의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방향성으로 본다면 좋은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애매하게 팀을 꾸리는 것보다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화생명을 거쳐 간 유명 선수들은 많지만 당시 구성원들을 살펴본다면 상위권 팀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핵심적으로 중요한 라인이 있고 그 라인을 보조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있어야 팀이 건강한 상태로 높은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시장이 점점 커져 신예 선수가 나오기 힘들어진 상황이라 저희가 선수를 발굴해서 코어로 삼고 살을 찌워 팀 자체를 건강하고 길게 갈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습니다. 현재의 방향성이 결국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먼저 시도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스프링 시즌에는 어떤 팀을 만들고자 하셨던건지 궁금합니다

온플릭과 뷔스타를 제외하면 선수들이 경기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두 선수와 신예 선수들이 함께 성장하길 바라며 팀을 꾸렸습니다.

 

‘온플릭’ 김장겸의 경우 작년에 1군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영입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온플릭은 초반의 공격적인 플레이와 정글 싸움에도 능합니다. 또 주저 없이 이니시를 여는 부분도 굉장히 높게 사고 있습니다. 처음 팀에 들어왔던 순간부터 온플릭을 원했지만 그 당시에는 영입이 어려웠습니다. 올해는 서로 이야기가 잘 돼 무조건 영입해야 한다고 팀에 얘기했습니다.

 

스프링 시즌을 거친 바텀 듀오의 조합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두 선수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뷔스타의 경우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각을 혼자서 보는 경우가 있는데 그 각이 예쁜 경우가 많습니다. 겁 없는 서포터 역할을 하는 것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또 남들과는 다른 점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도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화끈한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서포터입니다.

쌈디의 경우 중국팀에서 하던 플레이에 익숙해져 의견 차이가 크게 나기도 했었습니다. 이런 와중 라인전 디테일 미숙으로 패배를 반복해 겁을 먹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는 점멸을 활용하는 등의 플레이도 자주 보여줬지만 시즌 중에는 실패를 반복하다 보니 많이 긴장하고 플레이도 소극적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두두’ 이동주는 이번 스프링 시즌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감독님도 선수를 높게 평가한다고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두두는 굉장히 노력하는 선수라 잘 될 것이라고 자주 얘기해줬습니다. 안타깝게도 노력에 비해 티가 많이 나지 않습니다. 플레이가 똑똑하지만 경험이 적기 때문에 이 부분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카리스’ 김홍조는 다른 팀에 있다가 한화생명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슷한 맥락인 것 같습니다. 기존 소속팀 관계자에게 들어보면 정말 노력하는 선수라는 평가가 많았고, 솔로 랭크 기록과 대회 플레이 모습을 보며 열심히 하고 있다는 흔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경험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을 뽑아 팀의 색을 입히고, 그 색에 맞춰 팀이 움직일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비시즌 동안 ‘댄디’ 최인규와 ‘나그네’ 김상문 등 라인별 코치를 영입했습니다. 라인별로 코치를 영입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그린 그림의 디테일한 부분을 완성할 수 있는 코치들이 필요했습니다. 야구와 같은 스포츠도 포지션 별로 코치가 있습니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세밀하게 봐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각 분야에서 디테일이 뛰어난 인재들을 모았습니다.

댄디 코치의 경우 입대 전부터 잘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인 것을 알고 있었고, RNG 시절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습니다. 나그네 코치의 경우 동일한 맥락으로 영입을 추천했지만, 현재는 본인이 시간을 원해 아카데미 리그부터 커리어를 천천히 쌓는 것으로 얘기가 됐습니다.

 

미래를 위해 많은 것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생명이 어떤 색깔의 팀이 되길 원하시는지

초반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쓰면 좋겠습니다. 라인전 단계인 초반을 잘 풀어야 스노우 볼을 굴릴 수 있는 공이 만들어집니다. 그 공을 만드는 과정에는 선수의 역량도 있겠지만 선수가 알지 못하는 라인전 디테일과 설계도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첫 전령이 핵심 스노우볼이기 때문에 첫 전령을 잘 먹는 방법부터 코치들이 세심하게 가르쳐줬습니다. 그 부분은 스프링 시즌에 잘 됐지만 그 공을 굴리는 방법이 미흡했습니다. 만들어진 공을 끝까지 굴릴 수 있어야 강팀이 될 수 있다고 보는데 스프링 시즌에는 이 부분이 다소 부족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워진 한화생명의 목표는

제가 처음 한화생명에 왔을 때 팀에 건 공약이 2년 안에 롤드컵 8강에 진출하겠다는 것이었고, 나름대로 공약을 잘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다시 시작된 한화생명과 함께 2년 안에 다시 한번 롤드컵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팀에 이야기했습니다. 2년 동안 최대한 팀을 만들어서 롤드컵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네 번의 시즌 중 한 번이 지났습니다. 목표까지 어느 정도 도달하신 것 같으신가요

현재는 15% 정도 이룬 것 같습니다. 유의미한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15%가 네 번 쌓이면 60%이기 때문에 반 이상의 가능성이 있다면 롤드컵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전에 더욱 열악한 팀을 데리고도 롤드컵을 가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15% 안에 포함되는 항목들이 궁금합니다

좌절이 있습니다. 좌절과 패배에서 느껴야 할 마음가짐이 전체에서 20%라고 생각합니다. 스프링 시즌을 거의 다 졌기 때문에 15%는 이루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강팀을 상대로 승리하거나 턱 밑까지 몰아보기도 하는 등의 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배운 것을 되돌아보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좌절과 실패의 경험은 성공의 밑거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감독이 되고 싶으신가요

코치 시절 힘들었던 부분을 내 코치들이 겪게 하지 말고, 선수에게는 얘기를 잘 들어주는 감독이 되고 싶습니다. 중국에 넘어가 감독이 된 후 코치 시절보다 책임감이 더 생겼고, 성적을 중요하게 여기는 순간 선수들에게 너무 강하게 얘기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선수들을 일주일에 한 번은 울린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좋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수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얘기를 하기도 하지만 빈도를 많이 줄였습니다. 선수들이 언제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감독이 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스프링 시즌이 끝나고 팬 분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힘들던 중 팀이 한화이글스 야구장에 팬들을 모시고 가는 이벤트를 진행했었는데, 현장에 와주신 팬 분들께서 “잘하고 있다”, “믿고 있다”는 응원의 얘기를 해주셨을 때 정말 많은 생각이 들고 숙소에 돌아와 생각을 정리하며 눈물이 떨어졌었습니다. 팬 여러분이 계시기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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