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

[김형근의 넓고 얕은 지e식] e스포츠 업계가 '마인크래프트' 개발사의 결단서 배워야 할 점

Talon 2022. 7. 26. 12:30

최근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 모장이 게임 생태계 내 NFT와 관련된 자신들의 입장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e스포츠 업계에서 이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장은 해당 글을 통해 ‘원본 디지털 파일의 소유권’이라는 NFT의 개념과 함께 NFT의 주요 대상인 디지털 파일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NFT를 비롯한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설명했다. 그리고 NFT의 중심에 있는 ‘디지털 소유권’이라는 특징이 ‘마인크래프트’ 생태계에는 맞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모장이 문제로 삼은 부분은 바로 게임 내 NFT와 그 기반이 될 블록체인 기술이 지닌 폐쇄성이 ‘모든 유저가 동일한 기능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자신들의 가치에 위배된다는 점이다. 모장은 평소 콘텐츠의 소유권과 모장은 커뮤니티 등 게임 내 활동과 관련된 자유도는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자사와 관련 없는 상업적인 활동을 억제하거나 비공식 제3자 도구 및 서비스가 공식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하는 등 품질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업체 중 하나다.

 

모장 측은 최근 일부 기업들이 ‘마인크래프트’의 월드 파일 및 스킨 팩과 관련된 NFT의 구현을 시작한 것을 파악했으며, 이것이 NFT의 생성이나 게임 안팎의 활동을 통한 NFT 보상의 획득 등이 이와 관련해 유저들에게 요구될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게임 내에 희소성과 폐쇄성을 바탕으로 하는 디지털 소유권을 생성할 것이며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을 가르는 시나리오를 거쳐 투기적 가격 책정과 투자 심리를 부추기며 특정 기업의 폭리 또는 안정성의 문제로 이어질 것을 걱정했다.

 

다만 이에 대한 규정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블록체인의 흐름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주시하고 게임 내 경험을 모장의 가치에 맞춰 안전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연구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으나 현재로서는 ‘마인크래프트’ 내에 블록체인 기술을 구현할 계획이 없다고 명확히 밝히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모장의 결정은 최근 NFT에 관심을 보이는 e스포츠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스포츠를 주제로 하는 모든 활동의 대상은 e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들이 모인 ‘커뮤니티’이며, 그러한 팬의 신뢰를 바탕으로 그 가치가 성립된다는 점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즉 e스포츠 생태계 안에서 탄생하고 유지될 모든 활동은 팬에 목적이 맞춰져야 한다는 점이며, 그 만족 역시 기업이 아닌 팬들의 기준을 충족해야 함을 뜻한다. 하지만 e스포츠 업계가 서둘렀던 NFT 관련 활동들은 아직까지 이 기준을 충족한 것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몇몇 팀에서 선보였던 NFT 콘텐츠들은 팬의 만족보다는 거래 등 경제 활동을 통한 이익 창출 등 가치에 초점에 맞춰지며 반응이 좋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며, 일부 구단의 경우 해당 사업을 진행하며 진행 확실성과 제품의 완성도와 관련해 이견이 발생해 소송까지 이어진 경우도 있어 불안감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도입한다거나, 경제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발을 들여놓기에는 NFT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정말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판권원들이 자신들이 전문이 아닌 분야의 사업을 전개하며 협력 업체에 관리 일체를 일임하며 판권 관리에 소홀했을 때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많은 사례들을 경험했다. 예외도 있었지만 대체로 그 결과는 판권원은 물론 팬들까지 불행해지며 최악의 경우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던 공든 탑이 무너지는 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모장이 자신들의 ‘마인크래프트’를 지키기 위해 선택한 결정은 한때 앞다퉈 NFT에 열을 올리던 e스포츠 업계도 달리던 발을 멈추고 한 번은 돌아봐야 할 부분인 것이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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