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회에서 자주 발생하는 버그는 ‘즉시 부활’이다. 사망 뒤 일정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우물에서 챔피언이 즉각 부활하는 것이다. 보통 부활을 하기까지 챔피언 레벨에 따라 적게는 수초 많게는 1분가량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경기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쉬이 넘길 수 없는 시스템 오류다.
같은 날, 일본 리그인 LJL에서는 부활 버그로 재경기를 치르는 사태가 발생했다. 데토네이션 포커스미(DFM)는 선두 경쟁 상대인 센고쿠 게이밍에게 킬 스코어 9대 1, 글로벌 골드 8000 차이로 크게 앞서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 챔피언 ‘뽀삐’가 즉시 부활하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주최 측은 크로노 브레이크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오류가 발생해 결국 밴픽 단계부터 게임을 새로 시작하는 재경기가 결정됐다. 공교롭게도 DFM은 기세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패했다.
버그 때문에 다 잡은 경기를 놓친 DFM으로선 억울한 상황. 이에 DFM의 미드라이너 ‘야하롱’ 이찬주는 경기 종료 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LoL이 좋고 재밌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오늘 경기는 그저 한낱 리그 중 한 경기일뿐이지만, 만약 롤드컵 결승 5세트였다면?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운을 뗐다. “다른 스포츠, 축구에서 5대 0 정도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게임이 리셋된다면? 이게 과연 스포츠가 맞는 걸까”라고 반문한 그는 “라이엇 게임즈와 리그 관계자들에게 묻고 싶다. 이대로 LoL e스포츠가 괜찮을까? 버그 발생 후 크로노 브레이크를 시도했으나 크로노 브레이크 버그로 게임 내용이 완전히 바뀌어 재경기를 했다”라고 성토했다.
이찬주는 “버그 발생부터 크로노 브레이크 버그, 재경기 결정 후 어설픈 대처까지 2시간가량 지연됐다. 게이머에게나 시청자에게나 최악의 경기”라며 “나는 프로그램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이런 버그로 인해 게임이 초기화 되는 것은 최악의 경우이고 이런 상황에서는 e스포츠라고 불릴 자격이 없는 것은 확실히 안다”라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그는 조속한 문제 해결을 호소하며 글을 맺었다.
지난달 13일엔 LoL e스포츠의 상징적인 선수인 ‘페이커’ 이상혁이 쓴소리를 뱉어 눈길을 모았다.
T1과 한화생명 e스포츠의 맞대결이 열린 이날은 강타 쿨타임 버그가 발생했다. T1 정글러 ‘오너’ 문현준이 사용한 소환사 주문 ‘강타’의 대기 시간이 바로 초기화됐고, 뒤늦게야 이를 인지한 심판진이 크로노브레이크를 결정하면서 T1이 올린 득점이 전부 무효화됐다. 경기는 T1의 승리로 끝났지만, 승패가 뒤바뀌었다면 더 큰 논란으로 번질 수 있었다.
경기 후 이상혁은 “우리가 5킬을 선취했는데, 사유가 어떻든 재경기를 하게 된 점이 굉장히, e스포츠 선수로서도 그렇지만 팬분들이 보시기에 너무나 e스포츠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결과라 생각해 많이 유감스럽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프로 선수로서 불편한 부분이 있었는데 해결해주지 않는 부분도 유감스럽고, 오늘 경기로 인해 많이 실망했다. 이런 부분을 e스포츠 팬들이나 (e스포츠) 발전을 위해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현재 발생하는 버그들은 게임 클라이언트, 대회 서버 등 복합적인 문제들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CK 등 지역 대회 주최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아니다. 긴 시간 본사 차원의 대대적인 자원과 인력 투입이 필요한 무거운 과제다.
그러나 라이엇 게임즈는 최근 버그로 인해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발로란트’ 등 다양한 장르 게임으로 e스포츠 저변을 넓히려는 시도는 좋지만, ‘기본’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근본적인 문제를 당장 고칠 수 없다면 구체적이고 정확한 매뉴얼 수립을 통해 경기 지연을 최대한 줄이고, 피해 구단이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 LoL e스포츠 최대 규모의 축제인 롤드컵이 논란으로 얼룩진 다음에야 손을 써서는 돌이키기 힘들다.
- 출처 : 쿠키뉴스
'리그오브레전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LCK] T1, 팬들에게 선수단과의 직접적인 접촉 자제 요청 (0) | 2022.08.09 |
---|---|
[LCK] 모든 경기가 명경기, 중계진의 '4인 4색' 9주차 본방 사수 (0) | 2022.08.09 |
2022 LCK 챌린저스 리그 서머, T1 PO 진출 확정..남은 5자리 주인 찾는다 (0) | 2022.08.08 |
[LCK]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베릴에 고마움 느끼는 '데프트' (0) | 2022.08.08 |
[LCK] '오너'는 AP 정글 메타 기대중.."원딜 사르르 녹으면 재밌을 것" (0) | 2022.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