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일본 기다렸다…여자 핸드볼 8번째 금 사냥

Talon 2023. 10. 5. 17:40

‘아시아 최강’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이 개최국 중국을 꺾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 진출했다. 대회 3연패까지는 이제 딱 한 걸음만 남겨뒀다.

 

헨리크 시그넬(47·스웨덴) 감독이 이끈 한국은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저장 공상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핸드볼 4강전에서 중국을 30-23으로 완파했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3000여 명의 중국 관중이 일제히 “자유(加油·힘내라)”를 외치며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지만 에이스 류은희(33·헝가리 교리)는 씩씩하게 7골을 몰아쳤다. ‘캡틴’ 이미경(32·부산시설공단)은 6골, 강경민(27·광주도시공사)도 5골을 터뜨렸다.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한다. 일본은 같은 날 열린 또 다른 4강전에서 카자흐스탄을 40-22로 꺾었다. 일본과의 결승전은 5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핸드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0 베이징 대회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8차례 아시안게임 중 무려 7차례나 금메달을 따냈다. 유일하게 ‘노골드’에 머무른 대회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이다. 당시 한국은 아시안게임 6연패를 노렸으나 준결승에서 일본에 덜미를 잡혀 동메달에 그쳤다.

 

여자핸드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3연패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을 꿈꾼다. 여자핸드볼은 아시아에서는 맹주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메달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신화’는 옛말이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15년전 2008 베이징올림픽이 마지막이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10위,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8위에 그쳤다.

 

대표팀 주장 이미경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 번도 ‘우생순 신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이제는 우생순이 아닌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우생순’은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을 정신력으로 이겨내며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스토리다.

 

앞서 조별예선에서 3전 전승(조 1위)으로 가볍게 준결승에 오른 한국은 이날도 중국을 상대로 한 수 위 실력을 선보인 끝에 승리했다. 전반 초반 류은희의 7m 스로 2개와 강경민의 득점 등으로 5-1까지 앞서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곧바로 반격에 나선 중국이 전반 혼자 4골을 넣은 진멍칭을 앞세워 추격한 탓에 한국은 전반을 15-14로 아슬아슬하게 앞섰다. 중국은 후반 첫 공격에서 궁레이의 득점으로 15-15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중국 관중은 한목소리로 “자유(加油)”를 외쳤다. 체육관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다.

 

그러나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강경민과 김선화(32·대구시청)의 연속 득점으로 17-15를 만들어 한숨을 돌렸고, 류은희가 후반 8분경 20-17, 3골 차로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중국이 다시 2골 차로 따라붙은 후반 10분에는 김선화와 김보은(26·삼척시청)이 잇달아 상대 골망을 흔들며 승기를 굳혔다.

 

류은희는 “2010년 광저우 참패 현장에 있었다. 이제 그 아픔을 극복해서 다행이고 기쁘다”고 밝혔다. 광저우 대회 이후 다시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4강 관문을 넘어서면서 당시의 ‘악몽’을 떨쳐냈다는 의미다. 그는 또 “그때 국가대표로 뛰었던 선수가 지금은 대표팀에 저 혼자”라며 “4강에서 일본에 졌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번에 복수할 기회가 생겼다. 일본에 더는 지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미경은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중국 관중의 응원 소리도 잘 안 들렸다.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가겠다”라고 말했다.

 

-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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