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T1/2023 Worlds

Talon 2023. 12. 30. 12:30

오늘 소개할 팀은 바로~

T1입니다~!

T1의 2015~2017년 이후 역사상 2번째 3년 연속 출장하게 되는 롤드컵이자, 동시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 참여하게 되는 대회로, 월즈 기준 T1과 페이커에게는 8번째 대회, 케리아에게는 4번째 대회, 오너와 구마유시에게는 3번째 대회, 제우스에게는 2번째 대회가 되었습니다. 2022 스프링 전승우승 이후 성적 자체는 준수했지만 2023 MSI를 제외하고 모두 통한의 준우승을 기록한 T1의 현 로스터에게는 사실상 내년 팀의 변화 여부를 결정짓는 대회.

냉정하게 사전 예측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좀 더 아래일 전망. 작년의 경우 거의 모든 전문가 및 베팅 사이트에서 순서 상관없이 젠지, 징동, TES의 세 팀 아래 4위로 그 바로 아래 EDG와 RNG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평가받았는데, 이번 대회의 경우 LPL 3시드 LNG가 작년 EDG에 비하면 폼이 괜찮다고 평받고 있고 1시드로 다시 돌아온 징동은 그랜드 슬램을 눈앞에 두고 있는 데다 같은 리그의 3시드로 온 KT 역시 지난해 담원보다 전체적인 경기력이 좋은 편이어서 사전 예측부터 조금 더 어려운 경쟁을 하게 될 전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1위를 놓쳐본 적 없는 팀일 만큼 역사적으로 단판제에 강한 팀인데, 이번 대회부터 포맷이 전환되며 이론상 어떤 팀이건 만날 수 있어 일단 경기력이 좋은 것이 확인되면 경계 대상 1호 중 하나로 돌변할 수도 있습니다.

이후 공개된 실제 배당률에 따르면, 징동이 워낙 압도적인 예측을 가진 탓과 더불어 서머 플레이오프 기간 어쨌든 폼이 회복된 모양세를 보였고 페이커가 있는 T1은 꾸준히 대회 상위권이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인지 1위 징동 아래 2위 젠지, 3위 LNG를 바로 아래서 추격하는 4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서머 시즌 LCK 1위와 LPL 1, 2위 아래의 4위라는 기조는 비슷하고 3위와의 배당률 차이는 좁혀지긴 했지만, 작년 7.00배에서 올해 8.00배로 확률이 더 낮아졌습니다. 징동이 압도적인 탓에 나온 결과입니다.

또한 T1에서 만든 인터뷰를 통해서 이번 롤드컵이 제오페구케 로스터로 치르는 마지막 롤드컵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제우스, 구마유시, 케리아가 이번 시즌 계약이 종료되는데 이 셋은 서머 1승 7패 기간 당시의 파멸적인 성적을 고려해도 여전히 시장에서는 상위권 매물인 것이 사실이고, 오너 역시 서머 플레이오프에서 평가를 조금 회복받았기는 해도 전체적으로 보면 필요할 때 아쉬움이 터져 나오고 있어 2021 시즌을 앞두고 계약이 남은 에포트를 FA로 풀어준 뒤 케리아를 영입했듯 교체 가능성이 꾸준히 제시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장 가치가 높은 매물임에도 불구하고 우승 커리어 부족과 페이커 부재 시 1승 7패라는 점이 모두를 잡고 1년 더 가기에는 T1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선수들보다 상위 클래스에 있는 선수들은 샐러리 캡의 도입으로 인해 영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나비, 룰러 등의 선수들은 돈을 미친 듯이 쓰는 슈퍼팀 징동의 선수들인 데다가 카나비는 징동의 리빙 레전드라 다른 선수는 몰라도 징동이 카나비는 어떻게든 지켜내려 할 것이고, 룰러는 T1의 최대 라이벌인 젠지의 레전드이고 본인이 직접 젠지 외의 LCK 팀에서는 뛰고 싶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카나비와 룰러의 포지션인 정글과 원딜이 가장 보강이 시급한 포지션인 것을 고려하면 괜히 있는 선수들을 내보냈다가 더 못한 매물로 교체될 수 있어 가불기가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T1입장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월즈에서 우승에 실패하더라도 이 멤버로 유의미한 결과를 내고 멤버를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최상급 매물이 풀려도 제우스와 케리아는 각자의 포지션에서 경쟁자가 없는 수준인 데다 병역도 해결된 자원들이라 T1이 오버페이를 해서라도 최대한 잡으려고 할 것으로 예측되고, 계약 기간이 남은 오너와 올해 계약이 끝나는 구마유시는 이번 월즈가 중점이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번 롤드컵부터 기존의 그룹 스테이지 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스위스 스테이지 방식으로 총 8팀의 팀들을 뽑아 8강전을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첫 경기는 1시드와 4시드, 2시드와 3시드가 각각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T1은 3시드인 LNG, MAD, TL 중 한 팀과 경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첫 경기 이후 승패가 동일한 팀들끼리 묶어 다시 추첨을 통해 경기가 편성되는데 이때부턴 첫 경기의 제약 조건인 자국 리그 제한과 시드권 우선 방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최종적으로 3승을 달성하면 8강 진출, 3패를 당하면 롤드컵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1라운드 TL과의 경기에서 앞서 펼쳐진 플레이-인 스테이지 경기와 다르게 여전히 T1이 좋아하는 탑 제이스, 애쉬+레나타라는 극강의 라인전 주도권 조합 및 포킹 조합을 구성했습니다. 라인전 초반만 하더라도 스펠 이득이나 체력 교환을 잘해낸 모습을 보였으나 탑에서 무리한 다이브, 동시에 바텀에서 과도한 라인 압박으로 원딜이 갱킹 당하며 라인전 압박으로 게임이 끝날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TL의 정글러 표식이 오너보다 한 수 위 실력을 보여주며 북미가 경기를 잡는가 했지만 마지막에 터진 급작스런 한타에서 북미가 대패, 4:0 대승을 거두며 결국 조합 컨셉이 아닌 이김 당함 경기로 마무리되었습니다.

T1은 첫 경기부터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를 표현하듯 아무도 사용한 전적도 없는 애쉬+레나타를 초반 3픽에 뽑아버리고 탑 제이스까지 픽하는 자신감을 보였으나 북미 3시드인 TL에게 사실상 패배 수준까지 갔다 오며 부진한 시작을 알렸습니다. 아시안 게임을 거치며 제우스, 케리아의 폼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있긴 했지만 팀에 돌아오자 여전히 5명 모두 기존에 지적되었던 단점들이 고쳐지지 않고 고스란히 노출되었기에 2라운드부터는 더욱더 보완된 경기력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하나, 아쉬운 점들이 나온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그래서 티원이 정말 위기에 처했던 적이 있나?"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하기엔 힘듭니다. 끊어 먹기에 지속적으로 당해 줘서 어지럽게 흘러간 것일뿐 글로벌 골드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난적도 없었고, 대치, 5대5 한타는 처음부터 끝까지 티원이 유리했기에 관점에 따라서는 TL이 이 두가지 구도를 피하기 위해 분투했으나 결국 5대5 한타 상황이 벌어졌고 이내 전부 휩쓸리며 패배한 것으로도 볼 수있습니다.

2라운드에서는 올해만 10번째 경기를 치르고 있는 젠지와 대결에서 패배했습니다. 젠지가 카직스,아칼리,럼블이라는 노cc 극딜 조합을 구성한 반면 T1은 메타픽으로 자리 잡은 자르반, 오리아나에 탑 아트록스라는 조합을 준비했습니다. 초반부터 자르반을 이용한 미드 압박에 이어 정글러 간의 선6렙 솔킬로 좋은 출발이었지만 탑 쪽에서 점화 럼블을 상대로 고전하는 아트록스가 변수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드래곤 교전을 승리하고 다시 라인을 잡고 있던 와중 구마유시가 숨어 있던 럼블에게 솔로킬을 당하면서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탑 쪽에서 페이커가 상대 노림수에 2번 연달아 손해를 보면서 딜러진들의 점멸이 전부 빠지는 사태가 벌어졌고 드래곤을 팀적으로 유기하던 T1이 허겁지겁 교전을 시도했으나 한타를 대패하며 경기가 뒤집어졌습니다.

올해로 3년, 돌림판을 하던 21 시즌을 제외하면 2년째 합을 맞추고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문제가 드러난 경기였으며 T1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여겨지는 시야 관리나 사이드 관련 팀적 콜마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탑에서 옆을 봐주고 있던 오너가 솔방울 탄을 사용하며 페이커와 멀어지자 바로 달려드는 장면과 그 후 같은 위치에서 이번엔 와드 체크를 하지 않고 대기 후 본대쪽으로 합류했다가 점멸 및 텔 소비 장면만 보더라도 페이커와 오너 간의 시야 관련 콜 미스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장면이었고 바텀에서 솔로킬 당한 구마유시 또한 아칼리가 탑으로 텔을 타며 타워를 지키는 모습을 봤음에도 럼블이 바텀 쪽에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선수 및 팀적인 오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걸 보여주었습니다.

T1에 대한 평가가 가장 낮아졌던 시점으로, 소문에 의하면 스크림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한 상태라 앞으로 남은 대진 운까지 좋지 못하다면 T1 이전에 SKT 시절에도 나오지 않은 8강 탈락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기 시작했으며, 대진 운이 좋으면 4강, 대진 운이 나빠서 3승 2패로 진출하면 우승 후보인 젠지나 징동을 8강에서 만나 탈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대회 종료 후 케리아는 젠지전이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고 술회했습니다. T1은 탑 브루저, 미드 메이지 메타에 탱커형 서포터들은 사장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바드, 레나타 등을 집중 연습했으나 다른 팀들이 하나같이 탱커형 서포터들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자신들만 메타 해석을 잘못했나 의심스러워졌고, 젠지에게 주류 메타를 따라 맞서봤는데 안 좋은 결과가 나오니 어차피 그런 메타라면 우승하기 어렵겠다고 결론을 짓고 이때부터 자신들의 해석을 밀어붙였다고 합니다.

3라운드에서는 한국팀과 중국팀만 만나면서 가시밭길을 걸어가는 통신사 라이벌 KT와는 다르게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북미팀 C9과 단판제 경기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C9을 킬 스코어 15대0으로 무자비하게 짓밟아버리며 2승 1패로 4라운드에 진출했습니다.


T1은 이전 경기부터 선픽으로 가져온 오리아나 대신 자야를 선픽하고 점화 럼블, 서포터 바드까지 기용하며 T1이 좋아하는 탑, 바텀 주도권을 꽉쥐는 조합을 구성했습니다. 상대적으로 C9은 벨베스, 오리아나, 제리라는 초반에 힘을 못쓰는 조합을 구성했습니다. 초반부터 조합 상성대로 탑과 바텀 주도권을 꽉 쥐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의 주도적인 탑 갱킹 및 처음 등장한 바드가 여러 가지 변수를 만들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T1은 젠지전 패배 이후 무언가 느꼈는지 T1의 주요 승리 공식인 강한 탑,바텀 라인전 및 미드 밸류 조합을 다시 한번 구성했습니다. 젠지전 당시 미드 오리아나를 선픽하며 탑, 바텀에서 주도권이 부실한 조합을 소화하지 못하기도 했거니와 케리아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준비한 메타와 실제 나오는 메타가 생각보다 맞지 않아 준비한 것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결국 우리가 맞다는 것을 믿고 쓰기로 했다'를 보면 TL전때 준비한 승리 공식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확실히 이번 경기에서는 2라운드까지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상대가 메이저 리그 중에서 약체로 여겨지는 LCS이고, C9 또한 애초에 T1의 승리가 상수로 여겨졌던 만큼 이 경기만으로 T1이 완전히 달라졌는지, 경기의 흐름을 잡았는지를 확신하긴 이른 감이 큽니다. 체급이 비슷하거나 그 이상인 팀으로도 T1의 초반 전략이 먹힐지, 구마유시가 자야를 사용하지 않을 때 어떻게 플레이할 것인지가 남은 스위스 스테이지, 나아가 이번 월즈의 결과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4라운드에 진출한 모든 팀들이 원하던 NRG를 G2가 가져가면서 지난 MSI에서 패배를 맛본 BLG가 걸리며 MSI의 리벤지 매치가 되었습니다.

1세트부터 T1은 세나+탐 켄치, BLG는 레넥톤+니달리라는 조커 픽을 구성했는데 니달리를 가져간 BLG에서 초반 레드 인베이드를 실행하는 악수를 내리고 대패, 3분 만에 니달리가 썩어버렸고 덩달아 니달리가 절실히 필요한 레넥톤마저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한채 라인전을 진행하다 결국 제우스에게 솔로킬을 당하며 전체적으로 BLG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T1은 발이 풀린 세나+탐 켄치를 이용해 오브젝트 교전 및 극한의 세이브 능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수행하면서도 오너의 자르반 또한 극한의 교전 컨트롤 및 이니시 능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무난하게 승리했습니다.

2세트는 BLG에게 자야를 내주는 대신 징크스+탐 켄치 조합을 구성했는데 라인전 초반, 제우스가 2연 솔로킬을 당하고, 페이커 2연 캥킹으로 각각 2데스를 적립하며 게임을 불리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조커 픽을 뽑은 징크스+탐 켄치가 여전히 라인전 주도권을 쥐고 있었고 결국 드래곤 한타 때 오브젝트 및 한타를 대승하며 역전의 시나리오를 써내려갔습니다. 게다가 그라가스를 픽했던 제우스는 라인을 잠가버리며 잭스의 성장력을 막았고 페이커는 실수를 남발하던 BLG의 ON을 캐치하여 킬을 만들어 내는 등 초반에 실수가 있었어도 복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성장을 잘한 오너와 구마유시는 과감한 이니시 및 킬 캐치 능력이 예전 전성기 시절로 돌아간 듯 슈퍼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자야의 부실한 성장 및 바이의 카운터인 탐 켄치의 변수로 어떠한 한타도 승리할 수 없었던 BLG가 무너지며 2:0으로 8강에 진출하였습니다.

1세트는 조커 픽을 바탕으로 라인전을 굴린 데다가 주도권을 잡았을 때 이를 바탕으로 극한의 이득을 취하며 몰아붙이며 T1을 상대로 주도권을 내주면 어떻게 되는지 다른 팀들에게 경고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반대로 2세트는 탑에서 제우스의 아쉬운 순간 실수로 라인전이 아예 망가지면서 2연솔킬을 당하고 페이커 또한 탑을 방치해도 되는 자르반이 계속 미드를 찔러 갱킹에 취약한 오리아나를 상대로 2연 데스를 주어 1세트와는 반대로 초반 주도권이 완전히 넘어간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해 승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매치였습니다.

이렇게 MSI 리벤지 매치가 성사되었으나 그 우려와는 다르게 1세트와 2세트 모두 압살을 해버리며 8강에 기분좋게 진출했습니다. 특히 불안 요소로 꼽혔던 오너와 구마유시가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게 T1에게는 호재.

8강 추첨 결과 LNG Esports와 맞붙게 되었습니다. LNG는 우승 후보 중 한 팀이자 실질적으로 젠지나 징동을 위협할 수 있는 팀으로 여겨지는 만큼 T1으로서는 매우 강력한 난적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팀을 꺾을 수 있다면 T1 또한 우승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팀임을 증명하게 되는 만큼 매우 중요한 경기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앞선 경기 결과로 젠지의 충격 탈락, KT의 징동 상대 패배로 마지막으로 생존한 lck 팀이 되었습니다. 4강 4LPL이라는 유례없는 기록과, 징동의 골든 로드를 막을 최후의 보루가 된 셈. 팀 자체를 떠나, 리그를 위해서라도 정말, 매우 중요해진 경기.

1세트부터 LNG는 T1이 자주 사용했던 세나+탐 켄치를 카운터 치기 위해 블리츠크랭크를 픽하고 아트록스 상대로 밸류가 높은 그웬을 가져왔으나 갑자기 T1이 닐라+세나를 준비하면서 바텀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 밴픽을 준비했습니다. 극초반부터 페이커의 오리아나가 스카웃의 아지르를 두들겨 패며 점멸을 뽑아내면서 미드 주도권을 꽉 쥐게 되었고 전령 교전때 닐라의 패시브로 이미 7렙이 찍혀 있는 세나의 궁극기를 활용해 한타를 승리, 급격하게 T1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 4용 교전 때 오너의 렐이 드래곤을 스틸함과 동시에 닐라와 오리아나의 궁극기 시너지, 블리츠크랭크의 데스 그랩으로 갈라가 폭사하면서 경기를 손쉽게 승리했습니다.

2세트도 역시 바텀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바루스+애쉬를 가져왔고 정글 미드는 렐과 사일러스를 픽하며 상대 제이스를 다이브 치거나 점멸을 소모시키는 등 탑을 제외한 전반적인 주도권 및 오브젝트 우선순위를 끝까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약 3천 골드의 격차밖에 벌리지 못해 겉으로 보면 오히려 T1이 불리해지는 상황이었으나 라인전부터 오브젝트까지 하루 종일 두들겨 맞은 LNG의 입장에선 전혀 유리하다고 느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장로 교전때 참지 못한 LNG의 제이스와 라칸이 제우스를 급하게 물었으나 T1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장로를 신경 쓰지 않고 바로 교전을 열어버리며 한타를 대승, 1세트와 마찬가지로 손쉽게 2:0을 만들어 냈습니다.

3세트는 치속 바루스 및 탑 제이스를 픽하며 미드를 제외하고 탑 바텀에 힘을 써준 밴픽을 진행했습니다. 라인전 초반 오너의 뽀삐가 블루 카운터 정글을 시도하다 걸려 체력이 좋은 상황이 아니었는데 오히려 블루에게 맞고 있던 타잔을 벽꿍을 이용해 킬을 따냄과 동시에 블루를 지키러 내려온 오리아나까지 적절히 어그로를 끌리는 효과를 발휘함으로써 상대적으로 힘든 미드 라인전을 풀게 되었습니다. LNG도 탑까지 끌어다 쓰며 바텀 다이브를 시도해 성공하는 등 바텀을 열심히 키우는 시도를 했으나 그때마다 적절히 커버를 해주거나 오히려 역킬각을 보는 등 바텀도 유리하게 굴리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탑에서 혼자 열심히 타워를 부수던 제우스가 16렙 1관문 2포킹이 되는 버그급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데 성공, 이후 제이스의 흉악한 포킹에 LNG는 어떠한 힘도 쓰지 못했고 3:0을 달성하며 4강에 진출했습니다.

난적으로 예상되던 LNG를 3대0으로 완파함으로써 경기력에 대한 기대치가 대폭 상승한 T1은 4강까지 유일하게 살아남은 LPL 비소속 팀이 되었으며, 4강에서는 골든 로드에 한 발짝만 남겨두고 있던 우승 후보 1순위 징동과 맞붙게 되었습니다. 8강전을 앞두고 올해 월즈를 우승하길 간절히 바라는 T1 팬들의 선행 행렬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4강에서 1년 내내 최강으로 군림하며 Bo5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징동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난 MSI 결승진출전 리매치이며, 작년 롤드컵 4강의 리매치이기도 합니다. 작년엔 T1이 전체적인 체급과 운영으로 누르며 3:1로 승리했고, MSI에서는 징동이 5꽉 끝에 3:2로 승리했습니다. MSI 당시 오너, 페이커, 구마유시의 폼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음에도 5꽉까지 끌고 갔고, 지난 8강에서 징동은 KT를 상대로 약간의 허점을 내보였지만 T1은 우승 후보 3순위로 평가받던 LNG를 3:0으로 압살하며 4강에 올라왔기에 승부는 백중세일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코인토스에서 승리한 징동이 레드 사이드를 선택했는데, 이는 T1이 8강에서 3연 레드 사이드로 승리하며 블루 사이드의 밴픽이 나오지 않았기에 이를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코인 토스를 이겼음에도 레드 선픽을 감행한 JDG은 첫 세트부터 노골적인 바텀 견제 밴픽을 준비했지만 진+바드라는 새로운 서커스 픽이 등장했습니다. 경기 초반 T1이 오리아나까지 끌어다 쓰며 시야를 차단한 상태로 상대 레드쪽 스타트를 진행한 결과, 정글 정보가 전무한 탑을 오너가 3레벨 갱킹을 성공하면서 점화 럼블과 아트록스 간의 격차를 벌려놓았고 그동안 오리아나는 상대 갱킹을 받아내며 카정까지 방어해 줌으로써 정글간 격차도 키웠습니다. 그리고 상대가 첫 번째 드래곤을 먹는 타이밍에 제우스의 아트록스가 솔로킬을 달성하며 갱킹에 대한 보답을 해주었습니다. JDG는 전령 한타에서도, 두 번째 드래곤에서도 무리한 교전으로 손해가 자꾸 발생했으며 3번째 드래곤 교전에서는 룰러가 실수로 바드 관문을 타버렸다가 JDG 전원이 순간적으로 제우스를 점사하는 결단을 내림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한타를 승리하는 듯했으나 페이커가 알리스타를 밀어내고 바텀 텔을 활용해 구도를 유리하게 바꾸면서 다시 판도를 바꿔버렸습니다. 종합하자면 점화 럼블의 라인전을 믿고 바텀 쪽을 봐주려고 했던 JDG가 T1의 급작스런 탑 갱킹으로 탑이 완전 망해버렸고 바텀의 라인전 우위 대신 상체 캐리를 도와줄 바드가 지속적으로 로밍 및 궁극기를 활용해 이득을 취했다는 점이 주요 승리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2세트는 JDG가 블루로 선회하면서 상대 케틀+애쉬 상대로 칼리+세나라는 주도권 강한 바텀 밴픽을 가져왔습니다. T1은 서포터가 애쉬인 데다 바텀 주도권도 없는 상황이라 시야 잡기가 편하지만 초반 주도권이 없고 딜이 부족한 정글 마오카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마오카이가 상대 바이를 물다 상대의 점멸로 안 쪽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아트록스마저 어떻게든 영향력을 뿌려주기 위해 텔 합류까지 감행했지만 그 때마다 상대가 살아가는 바람에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했습니다. 이후 어떻게든 메이킹을 하며 꽤 많은 격차를 따라갔지만 369의 크산테가 케틀과 애쉬의 스킬들을 전부 맞으며 버텼고, 마지막 바텀 쪽 한타에서 그나마 잘 큰 아지르를 들어가서 잡아버리며 돈으로 찍어 누르는 플레이가 무엇인지 보여주었고 그대로 게임을 끝내버렸습니다.

3세트는 칼리스타+레나타 조합을 꺼냈지만 JDG가 바루스+애쉬를 픽하면서 라인 주도권을 잡을 수 없는 픽이 돼버렸고 설상가상 초반부터 상대가 레드쪽을 갈라버리면서 바텀이 고립 상대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JDG의 미씽이 타워 어그로를 실패해 2:1 교환이 나며 레나타가 더블킬을 챙겼고 칼리스타가 망한 대신 레나타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불리한 상황에서 3번째 드래곤, T1이 전령을 미드에 풀었지만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한 상황에서 체력이 반피 이하까지 간 오너가 점멸로 애쉬궁을 피하면서 교전을 기가 막히게 열어버렸고 이후 페이커의 아지르의 토스와 함께 드래곤 스틸, 3킬을 내버리는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게다가 집에 가던 룰러를 제우스가 점멸까지 뽑으며 잡고 바론까지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너가 애쉬 궁으로 전사, 제우스가 바론 견제를 하러 상대 시야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다 전사하면서 바론을 뺏기는 사태가 발생했고 안 그래도 망한 칼리스타가 있는 마당에 사실상 패배해도 이상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뻔했는데.. 미드 2차 타워가 깨질 무렵 제우스가 왼쪽에서 탈리야를 상대로 어그로를 끌었는데 덩달아 카나비도 같이 어그로가 끌리면서 룰러에게 닿을 수 있는 빈틈의 실이 생겼고 페이커의 미친 점멸 궁극기로 바루스를 점멸까지 예상하며 토스하면서 룰러가 폭사, 직전에 애쉬 궁을 피하느라 점멸을 썼던 구마유시도 최대한 과감하게 딜을 때려 박고 긴급구제를 받은 뒤 초시계를 활용해 극적으로 생존하면서 5:0 에이스가 만들어졌고 그대로 타워를 밀며 경기를 승리했습니다.

4세트는 JDG가 드디어 본인들이 잘하던 정글 벨베스 및 제리+룰루 조합을 가져왔으나 T1 또한 탑에서 아트록스를 카운터 치는 요네를 꺼냈고 서포터 바드와 치속 바루스, 정글 자르반을 픽하며 1세트와 비슷한 바드를 이용해 상체 캐리력을 도와주는 픽을 선택했습니다. 드래곤 주변에서 1번, 탑 1차 타워 주변에서 아지르를 잡아내며 JDG가 룰러를 계속 키우고 있었으나 두 번째 드래곤이 나왔을 때 카나비의 벨베스가 바드의 관문을 잘못 타면서 T1에게 기회를 주기 시작하더니 바드를 잡고 무리하게 미드 2차 타워 다이브를 시도하다 카나비가 전사하면서 바론까지 뺏기는 등 게임이 진행되면 될수록 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4용 교전때 무리하게 아지르를 견제하던 카나비가 이미 라바돈에 3코어를 완성시킨 아지르에게 죽창을 찔리며 전사해 버렸고 급하게 교전을 열던 JDG가 구마유시를 잡으려 369와 룰러가 앞점멸을 박으며 안쪽으로 파고들었으나 월즈는 다르다는 듯 구마유시가 제리의 평타 4번중 3번을 피하면서 혼자 2명을 전부 잡아내는 슈퍼 플레이를 선보이며 압도적인 원딜차이를 보여주었고 이후 T1이 압도적으로 유리해졌습니다. 3억제기를 파괴하며 돌려 깎기를 계속한 결과 골든 로드를 달성하려 했던 우승 후보 1순위 JDG가 무너지며 T1이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8강전의 쓰레기 줍기가 화제가 되어 더욱 많은 팬들이 선행 행렬에 동참했고 선행과 별개로 자신에게 어떤 안 좋은 일이 일어나도 이 경기와 엮으며 경기에서 일어날 안 좋은 일이 자신에게 일어난 것이라며 자기 최면을 거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다른 여담으로는, 징동의 쌍둥이 타워를 깨도 룰러가 0데스라면 의심해야 하고, 징동을 상대로 승리해도 의심해야 하고 트로피를 잡을 때도 의심해야 한다는 약간의 자학 개그가 포함된 밈이 돌고 있기도 합니다.


결승전에서는 BLG를 3대2 풀꽉 끝에 잡고 올라온 양대인의 웨이보와 소환사의 컵을 두고 맞붙게 되었습니다. T1은 스위스 스테이지부터 4강까지 BLG-LNG-JDG라는 난적들을 하나하나 꺾으며 결승에 진출한 반면 웨이보는 역대급 꿀대진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쉽게 올라왔기에 T1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작년에도 똑같이 징동을 잡고 올라와서 DRX에게 한끗 차이로 패배했기에 방심하지 않고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결승전 미디어데이에서 웨이보가 코인 토스를 승리하면서 블루 진영을 선택, 이로써 T1은 녹아웃 스테이지 모든 경기에서 코인토스를 패배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분수령으로 꼽히는 라인은 단연 탑. 탑을 제외한 나머지 라인은 T1이 웨이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좋은 폼들을 보여줬기에 T1의 우세로 점쳐진 반면 더샤이는 4강전에서 중국인 탑 중 최고의 무력을 가졌다는 빈을 엄청난 경기력으로 압살했기에 마찬가지로 강한 무력을 가진 제우스가 더샤이를 틀어막을지, 아니면 칼 대 칼로 맞서 싸울지가 관건이었습니다.

1세트는 웨이보가 4강전에서 페이커가 보여준 경기력을 의식한 듯 노골적으로 미드 저격밴으로 견제하였고 웨이보가 전통의 마오카이-제이스 조합을 가져가자 T1은 칼리스타-레나타 조합으로 바텀을 강하게 가져왔습니다. 웨이보가 블루 3픽으로 아트록스를 선픽하자 레드 3픽으로 제우스의 조커픽 요네를 가져와 카운터를 쳤고, 뒤이어 2페이즈에서 아리와 리 신을 뽑아 초반 주도권 및 교전 유도에 강점이 있는 조합을 완성시켰습니다. 초반에는 3라인의 강한 라인 주도권을 기반으로 잘 굴려갔으나 웨이웨이의 마오카이가 날카로운 갱킹으로 라이너들을 한 번씩 잡고 중간 교전에서도 한 끗 차이로 아깝게 살아나가는 등 게임이 불리해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교전 유도에 강점이 있는 조합 특성을 잘 살려 3용 한타에서 3대0 이득을 내며 분위기가 반전되었고 직후 웨이보가 칼리스타를 물려고 했으나 T1 본대 쪽으로 깊게 빨리도록 유도하면서 5대1 대승, 바론까지 획득하며 승기를 굳혔고 그대로 게임을 끝냈습니다.

2세트는 칼리스타를 상대로 드레이븐과 레나타를 뽑아 라인전 주도권을 맞춰갔고 상대 마오카이에 맞춰 카운터를 낼 수 있는 사일러스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2페이즈에서 다소 생소한 녹턴 정글과 함께 아트록스를 카운터 치기 위한 두번째 조커픽 그웬을 가져왔습니다. 녹턴이 탑 주도권을 바탕으로 잘 성장한 뒤 아트록스 쪽에 갱킹을 노렸으나 아슬아슬하게 살아나가면서 손해를 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몇 초 뒤에 발생한 더샤이의 실수를 제우스가 잘 포착했고 킬을 내면서 그웬의 퍼스트 블러드+아트록스 라인 손해를 발생시켜 탑 성장 격차를 크게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직후에는 웨이보의 라인 스왑을 잘 노려 바텀에 온 아트록스를 잡아 추가적인 손해를 누적시켰고 반대로 그웬은 상대방의 갱킹을 흘려낸 뒤 포탑 처형으로 마무리되며 웨이보에게 극심한 손해를 보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세번째 용 한타에서 환상적인 궁극기 연계로 4대1 대승, 미드 라인에서 웨이보의 이니시를 잘 흘린 뒤 역으로 2명을 잡았고 잘 큰 그웬으로 바텀을 뚫어버린 뒤 바론까지 획득하며 승기를 굳혔고 제우스의 미용실이 오픈하며 2세트까지 승리, 순식간에 매치 포인트를 가져갔습니다.

3세트는 그동안의 서커스 밴픽은 장난이었다는 듯 한껏 진지하게 자야-라칸으로 바텀 조합을 가져갔고, 상대가 바드를 뽑은 것을 보고 기동력과 교전이 좋은 아칼리와 리 신, 그리고 케넨을 보고 아트록스를 가져가면서 고밸류 조합을 완성시켰습니다. 오너가 좋은 동선으로 케넨에 갱킹을 찔러 퍼스트 블러드를 가져간 이후에는 웨이보가 벨베스와 바드를 이용해 몇 차례 사이드 라인을 잡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교전 강점이 드러나는 중반 타이밍부터 2대0 한타 승리 및 용까지 챙기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더니 세번째 용 한타에서 환상적인 서커스로 한타를 대승하며 승기를 굳혔습니다. 이후에는 웨이보의 저항을 완벽한 서커스 플레이로 찍어 눌렀고, 최후에는 혼자 있던 아트록스를 노리며 1대4 레이드가 벌어졌으나 과성장한 아트록스가 4명의 공격을 받고도 살아남았고 T1의 합류로 4대0 대승을 만들며 그대로 넥서스로 진격해 게임을 끝냈습니다.


결국 1, 2, 3세트 모두 T1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웨이보를 찍어눌렀고 결국 3대 0으로 우승을 쟁취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역대 월즈에서 사상 최초로 레드 진영에서만 3승을 가져가서 승리하는 기록까지 세웠습니다.

2022 LCK 스프링 우승 이후, 약 2년 동안 항상 마침표를 제대로 찍지 못한 6전7기의 서사를 끝으로 2023 시즌의 T1이 우승했습니다. 구단 역사상 최초의 스프링 결승전 패배부터 MSI의 참패, 배성웅 감독의 시즌 도중 사의, 페이커의 손목 부상으로 인한 이탈에 천신만고 끝에 진출한 월즈마저 녹아웃 스테이지 같은 브라켓에 우승 후보 1위 징동과 3위 LNG가 함께 배정되는 등, 걸어왔던 모든 길이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우승을 향한 T1 선수들의 집념은 징동을 포함한 LPL 강팀들도 막지 못했습니다.

 

이상 T1의 2023 월즈에서의 활약상을 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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