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5.
박진영·양현석 대표, 자사주 매입… 업황 부진에 매입 효과도 그다지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앨범 공구가 줄자 국내 엔터사 대부분이 흔들리고 있다. 주가는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각 엔터사의 수장들은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주요 지식재산권(IP)의 성공 여부가 회사 실적도 견인할 터인데 그마저도 요원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주요 엔터사 중 중국 공동구매(공구), 재계약 리스크에서 유일하게 벗어난 하이브에 주목하고 있다. 엔터업계에선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부터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하이브까지 4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던 체제에서 이젠 하이브의 독주체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YP의 박진영 대표와 YG의 양현석 대표가 최근 자사주를 매입했다. 박 대표는 50억원, 양 대표는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최근 엔터주가 하락 국면에 진입하자 회사의 성장성을 확신한 대표들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JYP의 주가는 작년 8월부터, YG는 작년 6월부터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이달만 해도 JYP는 16.88%, YG는 11.30% 하락했고 고점 대비 전일 종가 기준 42.56%, 53.45%가 빠졌다. 두 대표의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에 큰 변동이 없다.
엔터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은 중국 공구 감소, 실적 부진 영향이다. 작년 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중국 공구 감소는 하이브를 제외한 국내 주요 엔터사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이브는 중국 앨범 매출보다 북미·유럽 등에서 음원 매출에 주력해 중국 공구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작년의 불안정한 중국 수출 상황이 올해도 반복될 경우 전체 앨범 매출 시장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올해 상반기까지 9~11팀의 데뷔, 7~8월에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주요 아티스트들의 컴백이 예상돼 있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크지 않다. 신인은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며 주요 아티스트들은 종전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컴백한 에스파(SM)의 앨범 판매량은 전 앨범 대비 30%가량 줄었고 있지(JYP)는 절반도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베이비몬스터(YG)는 최근 뮤직비디오 '배터 업'이 조회수 2억 뷰를 돌파하며 국내 케이팝 데뷔 곡 중 최단 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국내 활동이 전무하고 자체 콘텐츠로만 공개하고 인기를 실감하기 어렵다.
SM, JYP, YG 등 국내 주요 엔터 3사가 여러 리스크에 붙잡히자 하이브의 독주체제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한국음반콘텐츠협회는 작년 연간 음원차트 순위, 가수별 점유율, 앨범 연간차트 순위, 앨범 판매 점유율 공개했는데,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곡들이 차트마다 절반 혹은 그 이상을 차지했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는 BTS 군백기로 실적이 우려됐지만, 정작 가장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타 국내 엔터사들은 뚜렷한 성장 동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각각의 엔터사마다 문제가 하나, 둘 씩은 있는데, 이를 한 방에 해소할 수 있을 만한 모멘텀이 없다"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동향에서도 하이브와 나머지 3사의 모습이 엇갈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JYP 568억원, YG 334억원, 에스엠 186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하이브는 373억원을 사들였다. 기관 투자자는 에스엠(50억원)만 소량 매수하고 나머지 소속사(JYP 775억원, YG 157억원, 하이브 198억원)들은 모두 덜어내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두 소속사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사주 매입도 유통주식수 감소 효과만 있을 뿐 소각하지 않으면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BPS)엔 영향이 없어 일반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없다.
증권가에선 주요 엔터사들의 주가 급락이 과도하긴 하지만, 중국 공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회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올해 성장 요인이 다분한 하이브를 최선호 주로 꼽았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최근 3년간 지속됐던 엔터 산업의 주가 동행성에서 탈피해 IP의 경쟁력과 흥행도를 보고 선별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분기 실적보다도 산업 성장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회사의 성장 문법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며 "하이브의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 뉴진스 등이 영어곡 발매, 미주 지역 언론 노출 확대로 팬덤의 지역 다변화를 이뤄내고 있다. 이에 따른 라이트팬덤이 재확산되며 성장 중"이라고 분석했다.
- 출처 : 아이뉴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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