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T 퍼시픽 킥오프] 취임 첫 대회 우승 젠지 강근철 감독 "쉽게 PO 갔으면 우승 못했을 것"

팀 리빌딩 후 첫 대회였던 VCT 퍼시픽 킥오프서 힘든 여정 끝 페이퍼 렉스(이하 PRX)와의 재대결을 승리하며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한 젠지 e스포츠(이하 젠지)의 강근철 감독이 힘들었던 대회 여정을 돌아보고 국제 무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5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VCT 퍼시픽 킥오프 결승전에서 젠지가 PRX에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결승전을 승리로 마친 뒤 “재대결서 승리하긴 했지만 역시 PRX는 PRX였다. 지난해 퍼시픽 챔피언이라는 이름은 결코 하루 이틀에 쌓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 수 없었다.”라고 이야기한 강근철 감독은 “특히 로터스 맵에서의 세 번째 세트는 점수를 리드하고 있었지만 바로 추격해 오는 모습이 무서웠다. 여기서 지면 우승이 멀어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선수들이 많은 경기를 거치며 피로도 쌓였고, PRX와의 첫 대결서 브리즈 맵을 이겼지만, 약점이 노출돼서 불안함이 있었기에 가능한 브리즈 맵서 싸우는 최종 세트는 가고 싶지 않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으며 “그래도 선수들의 실력을 믿었기에 최종 세트로 가더라도 지진 않겠다는 생각을 했고, 로터스 맵을 이기면서 우승을 80%는 확신하게 됐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특히 4세트에 바인드 맵을 상대 쪽이 선택하도록 유도한 것이 아닌지를 묻는 질문에 강근철 감독은 “조별 리그에서 바인드 맵과 어센트 맵을 쓰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 숨기는 맵이 필요한 상황서 상대방이 밴을 한 경우도 있었다.”라고 말한 뒤 “바인드의 경우 상대가 불리해질 경우 반전을 노리고 PRX가 꺼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자신이 있었던 맵 중 하나였기에 어느 정도는 의도한 부분도 있다.”라고 답했다.

 

마스터스 마드리드 진출을 확정 지은 DRX와의 플레이오프 대결에 대해서도 “많은 분이 DRX의 승리를 예상하셨지만, 저희 역시 잘하는 선수들이 모였고 많은 경기를 치르며 준비가 잘 됐다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밝혔으며 “선수들 역시 경기를 거치며 자신감이 높아졌고 이기겠다는 의지가 강했기에 승리했다.”라고 강조했다.

 

결승 진출 확정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T1의 복수를 하자!”라고 선언했던 배경으로 “한국 세 팀이 모두 PO에 진출한 상황서 두 장의 진출권을 모두 차지하길 원했기에 T1을 응원했다.”라고 이야기한 뒤 “아쉽게 패배했던 만큼 그에 대한 복수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인터뷰에서 밝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PRX와의 첫 대결을 승리하고 쉽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경우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렇게 단단한 팀이 되지 못했을 것이며, 아마 4강전에서 호되게 당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정말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팀 합류가 늦었던 상황서 팀의 방향성을 잡는데 어렵지 않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늦게 합류했지만 선수들이 저를 존중해준 덕분에 제가 생각하는 방식을 잘 따라줬으며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줬다.”라고 답한 강근철 감독은 팀 융화가 잘 된 점을 이번 대회 준비 과정에서의 최고의 성과로 꼽았다.

 

특히 ‘메테오’ 김태오의 포지션 변경과 관련해 “잘하는 선수였기에 믿었지만 단기간의 포지션 변경에 대해서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제가 걱정할 필요가 없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라고 칭찬했으며 ‘카론’ 김원태의 경험 부족 지적에 대해서도 "오히려 실전으로 경험치를 쌓은 것이 득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마스터스 마드리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전 종목에서는 세계 대회 우승도 해보고 상위권도 많이 가봤지만 ‘발로란트’에서는 선수로만 4강에 진출했을 뿐 코칭스태프 위치에서 세계 대회의 성적을 낸 적이 없다.”라고 말한 강근철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VCT 퍼시픽도 세계 대회로 생각하지만 마스터스는 더 상위의 중요한 대회이기에 꼭 4강 이상은 가고 싶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마스터스 대회에서 붙어보고 싶은 팀으로는 아직 진출 팀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슈퍼팀으로 평가되는 아메리카스의 NRG나 EMEA의 나투스 빈체레, 프나틱과 같은 강호들을 꼽았다. 또한 새롭게 참가하는 중국 팀들 역시 피지컬이 강하고 변수 창출을 위한 위험한 플레이도 즐긴다고 평가한 뒤 무시할 수 없는 상대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언급되는 ‘VCT 퍼시픽의 상향 평준화’ 평가에 대해 “지난해 상위권 팀들은 여전히 잘하고 있고, 그 외의 팀들 역시 방심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솔직히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만 놓고 본다면 어느 팀이 우승하더라도 이상해할 것이 없다.”라고 자기 생각을 밝혔으며 이번 시즌의 활약이 기대되는 팀으로 팀 시크릿과 렉스 리검 퀀 등을 꼽았다.

 

한편 2024시즌의 목표로 ”VCT 퍼시픽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세계 대회에 꾸준히 진출하고 싶다."라고 말한 강근철 감독은 "챔피언스 진출은 당연하며 세계 챔피언에도 오르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로 ‘텍스처’ 김나라를 꼽으며 “모든 팀원이 다 기대되지만 ‘텍스처’ 선수가 오랜 시간 힘들어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기에 꼭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면 한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발로란트 챔피언스에서 MVP에 등극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말해 오랜 시간 함께한 제자의 활약을 응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선수들과 김해성 코치가 고생이 많았다. 그리고 젠지 관계자분들이 너무 많은 도움을 주셨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은 강근철 감독은 팬들에게도 “첫 대회부터 많은 분들이 온, 오프라인으로 응원해 주셨다. 보내주신 사랑 잊지 않고 꼭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 출처 : 포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