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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하는 기분, 이렇게 안 좋을 수 있네요” 꽃범호 농담 반 진담 반…KIA, 류현진 안 나오는 한화 만난다[MD광주]

Talon 2024. 4. 12. 20:10

“1등 하는 기분, 이렇게 안 좋을 수 있네요.”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말에 위트와 센스를 섞을 줄 아는 지도자다. 11일 광주 LG 트윈스 전을 앞두고 슬쩍 웃으면서 위와 같은 코멘트를 내놨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농담이기도 하지만, 진심이기도 하다.

KIA는 9~11일 LG와의 주중 홈 3연전을 싹쓸이했다. 지난 주말 삼성 라이온즈와의 2경기 내용이 좋지 않아 연패했던 흐름을 끊었다.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투타 뎁스의 힘으로 버텨내고 있다. 타선의 짜임새, 선발과 중간의 안정감은 최강이다. 실책이 많은 게 옥에 티지만, 장점들이 실책에 의한 데미지를 덮는다.

동시에 LG가 확실히 작년보다 불펜 상황이 좋지 않고, 타선의 응집력도 승부처에 약간 떨어지는 부분에 대한 이득도 봤다. 그렇게 KIA는 10일 광주 LG전을 잡고 단독선두에 올랐다. 11일 LG전마저 잡고 선두를 지켰다.

 

기본적으로 1등을 해도 기분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부상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윤도현이 스프링캠프에서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고, 최근 2군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중수골 골절을 당했다. 수개월간 못 나올 전망이다.

 

나성범이 시범경기 막판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했고, 황대인은 3월27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 우선상 안타를 치고 1루를 밟다가 햄스트링을 다쳤다. 황대인 역시 복귀 시점을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임기영은 연습 투구를 하다 내복사근에 부상했고, 박찬호는 허리 통증으로 빠졌다.

 

그리고 10일 경기서 이의리가 왼쪽 굴곡근 염좌로 2주 휴식 진단이 나왔다. 1주를 더해 3주간 쉴 예정이다. 박민은 왼 무릎 염좌로 3주간 재활해야 한다. 무려 7명이나 다쳤다. 야수 6명에 투수 1명. 작년에도 부상자가 많았는데, 올해는 더 하다. 이러니 1위를 해도 이범호 감독의 기분이 안 좋은 건 이해할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1등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눈 앞의 한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생각만 한다. 지금 1위는 큰 의미 없다. 선수들 돌아오고, 그때까지 어떻게 버텨갈지 생각한다. 승수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잘 버티고 있다. 윤도현은 원래 백업이고, 나성범과 황대인 공백은 작년처럼 이우성과 이창진, 고종욱이 십시일반으로 메운다. 여기에 서건창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KIA 초강력 대타군단의 핵심이다. 임기영 공백의 경우, 기존 불펜 뎁스만으로 충분히 극복하는 중이다. 메인 셋업맨 전상현과 최지민을 돕는 6~7회 투수도 곽도규와 장현식이 있다. 임기영까지 세 사람이 맡아왔지만, 곽도규와 장현식만으로도 크게 부하는 걸리지 않는다. 좌완 이준영이 돌아온 상태다.

 

박찬호와 박민 공백은 홍종표가 메운다. 당장 11일 광주 LG전서 3루타 포함 2안타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여차하면 김규성도 있다. 여기에 이범호 감독은 김선빈도 경기후반 2이닝 정도는 유격수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최근 김선빈이 유격수로 몇 차례 나갔다.

 

이들 중 가장 먼저 돌아올 선수는 박찬호다. 다음주만 되면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나성범, 이의리, 박민은 5월 복귀가 예상된다. 임기영도 큰 부상은 아니라는 게 이범호 감독 설명. 윤도현과 황대인만 복귀시점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우선 4월 잔여일정을 잘 버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단독선두를 질주하는 팀이 ‘버틴다’는 말이 안 어울리지만, 이게 사실이다.

 

이범호 감독은 “4월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3분의 1이 갔지만 남은 4월 15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5월 초에 성범이와 의리도 올 수 있고 기영이도 1~2주 안에 올 수 있다. 찬호도 며칠 있으면 온다. 4월만 잘 버티면 된다. 남은 4월에 5할 승률로 잘 버텨주면 된다”라고 했다.

 

새롭게 1군에 올라온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했다. 이범호 감독은 “기존 얼굴들만 봐도 되는데”라면서도 “새롭게 올라온 친구들이 열정이 있으니,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 홍종표는 2군에서 가장 좋아서 올렸다. 가장 좋은 선수를 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LG전 스윕 직후 “하위 타선에 배치된 한준수와 홍종표가 공수에서 맹활약을 해줬다. 2점차로 끌려가던 3회말 두 선수의 장타가 이어지면서 동점에 성공했고, 최형우가 중심타자로서 귀중한 추가 타점을 올려줬다. 이후 필요할 때마다 추가점을 올리는 과정도 좋았다. 홍종표가 오랜만에 1군에서 선발출장 했는데 감독의 기대대로 잘해줬다”라고 했다.

 

끝으로 이범호 감독은 “쉽지 않은 시리즈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선수들이 잘 해준 덕분에 기분 좋게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부상선수가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새롭게 출장한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주말 한화와의 원정 경기도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했다.

일단 KIA로선 주말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3연전이 중요하다. 류현진을 피했다. 그리고 연패를 끊었다. 오히려 KIA로선 안도하는 분위기다.

 

- 출처 :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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