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을 알리는 사이렌이 멈추자마자 “딱” 소리와 함께 하얀 공이 담장을 넘어갔다.
KIA 타이거즈 팬들의 기억 속에 아련하게 남아 있던 장면이 22년 만에 부활했다. 김도영(21)이 이종범 이후 KIA 선수로는 22년 만에 1회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날렸다.
김도영은 14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 1회 초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의 초구 높은 시속 149㎞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훌쩍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4호 홈런. 김도영의 개인 첫 1회 초 선두타자 초구 홈런이다.
1회 선두타자 초구홈런은 드문 기록이다. KBO리그 통산 44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1번 타자는 장타력보다는 정확도를 갖춘 선수들이 배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 번이나 기록한 선수가 있다. 바로 타이거즈 레전드 이종범이다. 해태 시절인 1996년 6월 29일 전주 쌍방울 레이더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성영재를 상대로 첫 1회 초 선두타자 홈런을 쳤다. 이후 2002년에 두 차례 더 달성했다. 볼카운트 관계없이 친 1회 선두타자 홈런 기록은 총 20회로 역시 1위다. 김도영은 KIA 선수로는 이종범 이후 22년 만에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2022년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KIA 유니폼을 입은 김도영에겐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빠른 발과 파워에 강한 어깨까지 겸비했기 때문이다. 오른손 내야수라는 점도 같다. ‘바람의 아들’ 이정후도 ‘바람의 양아들’ 김도영에게 “나보다 더 아버지를 닮았다”고 인정했다.
김도영은 프로 첫 해인 2022년 타율 0.237, 3홈런 19타점에 머물렀다. 지난해엔 부상 탓에 84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후반기 뛰어난 타격감을 선보이며 타율 0.303, 7홈런 47타점 25 도루를 기록했다.
하지만 부상에 또다시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 일본전에서 내야 땅볼을 치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손가락을 다쳤다. 귀국 후 수술을 받고, 재활에 힘쓰느라 지난 2월 전지훈련도 가지 못했다.
훈련량이 부족하다보니 시즌 초반 주춤했다. 12경기까지 타율 0.192, 홈런 1개, 도루 3개에 머물렀다. 그러나 9일 LG전에서 5타수 4안타를 몰아친 뒤 방망이가 살아났다. 최근 6경기에서 홈런 3개, 도루 4개를 더했다. 14일도 홈런 1개 포함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0.282(78타수 22안타)로 끌어올렸다.
KIA는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도 나성범, 임기영, 황대인, 박찬호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고민거리다. 그러나 김도영을 비롯해 나머지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14일 경기에서도 2-2로 맞선 7회 초 이우성이 1타점 2루타를 쳤고,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1타점 적시타를 쳐 앞섰다. 7회부터 등판한 최지민-전상현-정해영 필승조도 무실점 하면서 5-2로 이겼다. 6연승을 이어간 KIA는 단독 1위(14승 4패)를 유지했다.
한편 SSG 최정은 인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7회와 9회,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다. 개인 통산 465, 466호다. 홈런 하나를 추가하면 이승엽(현 두산 감독)이 갖고 있는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467개)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SSG는 홀로 4타점을 쓸어담은 최정의 활약을 앞세워 KT를 8-1로 이겼다.
-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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