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9.
대학축제에서 K팝 걸그룹들의 ‘가창 차력쇼’가 펼쳐지고 있다. 너도나도 핸드마이크를 들고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리얼한 라이브 실력을 뽐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내로라하는 아이돌 그룹들이 대학축제 무대에 서면서 유튜브와 SNS를 통해 공개되는 다양한 ‘직캠’ 영상들이 팬들의 눈과 귀를 붙들었다. 음악을 뚫고 나오는 폭풍 성량의 엔믹스 설윤, Y2K 의상을 찰떡같이 소화한 채 AR 조차 없는 ‘생라이브’를 선보이는 에스파 멤버들은 높은 조회수와 화제성을 보이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음악방송은 대부분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출연진이 보컬 및 코러스 녹음이 포함된 AR을 사용한다. 사전녹화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지만 K팝 그룹 특성상 난이도 높은 퍼포먼스 때문에 빵빵한 코러스와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에코가 필수다.
하지만 대학축제같은 무대에서는 보컬 및 코러스 녹음이 전부 제거된 MR만 제공돼 멤버들의 라이브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퍼포먼스보다 보컬에 더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 27일 첫 정규앨범을 발매한 에스파는 앨범 발매를 앞두고 선 대학축제무대에서 멤버 전원이 핸드마이크를 들고 AR이 거의 깔리지 않은 생생한 라이브 무대를 펼쳐 호평받았다.
지난 27일 열린 앨범 발매 쇼케이스에서 윈터는 “연습생 때부터 평가회를 많이 했는데 핸드마이크를 들고 (AR, MR 등) 아무것도 깔지 않고 불렀던 게 훈련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축제 라이브가 화제를 모으면서 선공개곡 ‘슈퍼노바’의 음원차트 1위 달성에도 탄력을 받았다.
걸그룹 엔믹스도 대학축제로 진가를 확인한 사례다. 데뷔 첫 대학 축제에 선 이들은 한양대, 단국대, 경희대, 아주대 등 다양한 무대에서 ‘러브 미 라이크 디스’, ‘롤러 코스터’, ‘런 포 로지스’, ‘대시’ 등을 열창했다.
무반주 라이브로 흔들림 없는 보컬을 선보였고, 설윤과 릴리의 짜릿한 고음은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는 현장 후기가 이어졌다.
실력파 걸그룹으로 주목받은 키스오브라이프도 이번 대학축제 시즌의 최대 수혜자 중 한 팀이다. 이들은 ‘쉿’, ‘배드 뉴스’ 등 고음의 곡을 열창하고 신인답지 않은 무대 매너로 현장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각종 행사 ‘섭외 0순위’ 뉴진스와 아이브도 대학 축제를 찾았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안전 문제 등 잡음이 일기도 했으나 ‘해야’와 ‘하우 스위트’로 각각 컴백한 아이브와 뉴진스는 대학축제에서 신곡으로도 떼창을 이끌어냈다.
대학축제에 참석한 아이돌 그룹들이 적나라한 라이브를 선보이는 건 ‘자의 반, 타의 반’이라는게 가요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음향이 잘 다듬어진 음악방송 등에 비해 열악한 현장의 음향 시설 탓도 있지만, 최근 들어 아이돌 그룹의 라이브 실력이 중요한 요건으로 평가되면서 오히려 기획사들의 이를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축제에서 보여준 라이브가 화제를 모은다는 건 K팝 가수들이 온전한 라이브를 소화하는 무대가 그만큼 드물다는 뜻이다. 음악방송 외에도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로 라이브를 선보이고 있지만 후보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불안정한 라이브 실력으로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는 아이돌들이 속출하면서 ‘생라이브’에 대한 멤버들의 부담감도 커진 건 사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라이브에 자신 있는 그룹들이 SNS 바이럴 마케팅을 위해 이를 적극 활용하며 역주행이나 재평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출처 :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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