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금수저'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제시카 페굴라(6위·미국)다. 페굴라의 부모는 에너지와 부동산 사업을 하는 기업가로, 미국프로풋볼(NFL)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팀을 소유한 구단주다. 이들은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세계 부자 순위에서 403위에 올라 있으며, 자산은 68억 달러(약 9조7천억원)에 이른다. 특히 페굴라의 어머니 킴은 서울에서 입양되어, 페굴라는 스스로 '하프 코리안'이라고 소개한다.
최근 페굴라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금수저' 선수는 에마 나바로(8위·미국)다. 현재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고 있는 호주오픈 여자 단식에서 8강에 오른 나바로는 그녀의 부모가 셔먼 파이낸셜 그룹의 창립자로 크레디트 원 뱅크 소유주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포브스의 세계 부자 순위에서 2천46위에 올랐으며, 자산은 15억 달러로 한국 돈으로 약 2조 1천억원에 해당한다.
2001년생인 나바로는 지난 시즌 WTA 투어 기량발전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2023년 1월에는 단식 세계 랭킹이 149위였지만, 2024 시즌이 끝날 때까지 8위로 상승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지난해에는 윔블던 8강, US오픈 4강에 진출하며 톱 랭커로 자리매김했고, 호바트 인터내셔널에서 생애 첫 투어 우승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나바로는 네 경기를 모두 3세트까지 치르며 이겼고, 1회전에서는 3세트 3-5, 2회전에서는 3세트 2-4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는 근성을 보여주었다. 나바로는 8강에서 이가 시비옹테크(2위·폴란드)를 상대하게 되며, 시비옹테크는 이번 대회에서 네 경기를 모두 2-0으로 승리하는 등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바로는 10시간 14분이 걸린 반면, 시비옹테크는 4시간 30분 만에 경기를 마쳤다.
특히 나바로의 끈질긴 면모는 20일 열린 다리야 카사트키나(10위·러시아)와의 16강전에서 잘 드러났다. 이날 2시간 40분의 접전 끝에 2-1(6-4, 5-7, 7-5)로 승리한 나바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3세트 막판에 '살아남기'(staying alive)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는데, 이번 대회 나의 상황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나는 계속 살아남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8강 이상의 성적을 다짐했다.
나바로와 시비옹테크의 상대 전적은 2018년에 한 차례 만나 시비옹테크가 2-0(6-0, 6-2)으로 완승한 바 있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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