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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메타로 돌아온 원거리 서포터, 롤챔스 성적표는?

Talon 2016. 5. 31. 17:03

알리스타, 브라움, 노틸러스 등 탑과 함께 든든한 탱커 역할을 수행하던 서포터의 시대는 이제 지나간 듯하다. 벌써 2주차에 접어든 롤챔스 서머에서는 바드, 나미, 카르마 등 AP 기반 원거리 챔피언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스프링 시즌은 알리스타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려 90.2%로 정규시즌 밴픽률 1위를 유지하며 가장 많이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10번의 경기 중 9번이나 등장한 수치니 단연 프로 선수들이 제일 선호했던 챔피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알리스타를 필두로 단단한 탱 서포터가 버티고 있자, 원거리 서포터는 설 자리를 잃었다. 견제와 치유, 유틸성 등이 강점인 원거리 서포터는 상대적으로 체력, 방어력 및 마법 저항력, 이니시에이팅 능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 수준이 높아지면서 단순한 견제로는 라인전에서 큰 이득을 보기 힘들었고, 무난히 한타로 넘어가면 탱 서포터가 갖는 비중이 상당했다.

탱 서포터의 독주가 이어지자 칼을 뽑아 든 건 라이엇 게임즈였다. 라이엇은 먼저 6.6 패치를 통해 탱 서포터의 수장 알리스타를 한차례 너프시켰다. 이니시에이팅과 라인 유지력이 모두 뛰어났던 알리스타의 E 스킬 ‘승리의 포효’ 치유량을 낮춰 유지력을 감소시킨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알리스타는 좋은 챔피언이었고, 라이엇은 6.10 패치를 통해 한번 더 하향을 감행했다. 알리스타에게 어마어마한 탱킹 능력을 부여하던 궁극기 ‘꺾을 수 없는 의지’를 너프한 것.

6.8 버전으로 열린 MSI서부터 원거리 서포터는 꿈틀대기 시작했다. 메타보다 자신의 스타일 대로 플레이하는 걸 선호하는 북미 최강 서포터 ‘아프로무’ 재커리 블랙이 소라카, 카르마, 잔나, 소나 등을 꺼내 들어 선전하며 메타를 주도했다. 당시 재커리 블랙은 “원거리 서포터는 실드와 힐 덕분에 교전 컨트롤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 챔피언들이 활약할 수 있는 메타가 분명히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 대표로 참가한 ‘울프’ 이재완도 곧바로 이 메타에 적응해 소라카를 선보이더니 결승서는 무려 나미를 3판 연속으로 사용해 3-0 승리에 일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알리스타는 필수 밴 목록에 들어가면서 위용을 과시했다.

알리스타가 밴에서도 자유로워진 시점은 서머 시즌이다. 6.10 버전이 적용된 무대에서 두 차례나 너프를 받은 알리스타는 더 이상 사랑을 독차지하는 챔피언이 아니었다. 총 12개 세트 경기 중 단 한 번의 금지와 두 번 선택을 받았고 승리는 하나도 챙기지 못했다. 같은 탱 서포터 브라움도 4번이나 무대에 올랐지만 승률은 0%였다.

대신 변수 창출이라는 장점 덕분에 스프링에도 간간히 모습을 보였던 바드가 새로운 태양으로 떠올랐다. 궁극기로 만들어내는 변수뿐만 아니라 Q ‘우주의 결속’의 스턴, W ‘수호자의 성소’를 활용한 아군 치유, E ‘신비한 차원문’을 통한 유틸성 등은 바드를 팔방미인으로 만들기 충분한 스킬 구성이다.

원거리 서포터 중 라인전 능력이 최상에 속하는 나미가 그 뒤를 이었다. MSI 결승서 나미를 활용한 이재완도 소라카, 잔나, 카르마, 소나 등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미는 적중률만 높다면 뛰어난 군중 제어기(CC기)가 될 수 있는 Q 스킬과 광역 CC기인 궁극기를 필두로 한타서도 활약을 할 수 있는 서포터다. 유틸성이 뛰어난 카르마도 벌써 3번 등장했고 소라카와 자이라도 각각 한번씩 모습을 비춰 승리를 거뒀다.

좀 더 다양한 종류의 챔피언이 활용되길 바라는 라이엇의 밸런스 패치였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알리스타의 독주를 막았고, 덕분에 다양한 원거리 서포터들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각각의 장점이 뚜렷한 원거리 서포터들의 특성 상 한가지 챔피언으로 선호도가 쏠릴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알리스타 같은 독재자가 등장할 우려도 적다.

이제 2주차를 지나고 있는 롤챔스지만 새롭고 다양한 챔피언들이 등장하면서 경기를 시청하는 팬들에게 일찌감치부터 보는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비록 지긴 했지만 ‘스노우플라워’ 노회종이 블리츠크랭크를 깜짝 카드로 꺼내 들었던 것처럼 서포터의 메타 변화가 또 다른 새로움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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