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즈

'이제 무제한까지..' 아이돌그룹 멤버수, 갈수록 많아지는 이유는?

Talon 2016. 6. 15. 08:46

‘다다익선’이라 하지만, 많아도 너무 많다. 6명 이상은 기본, 13명에 이어 멤버 수 제한까지 없앤 팀까지 나왔다. 요즘 아이돌은 다(多)인조가 대세다.

걸그룹, 소녀시대부터 아이오아이까지= Mnet ‘프로듀스 101’을 통해 11명의 소녀들이 아이오아이(IOI)로 데뷔했다. 101명 중에 11명을 뽑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겠지만 열 손가락을 모두 접어도 셀 수 없는 숫자다. 현존하는 걸그룹 중 최다 멤버 수를 자랑하는 그룹은 지난 2월 데뷔한 ‘우주소녀’로 총 12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년에 데뷔한 트와이스가 9명, 비슷한 연차인 씨엘씨(CLC)와 다이아가 7명이다. 2014년 데뷔한 걸그룹으로는 러블리즈가 8명, 여자친구가 6명이다. 그 보다 선배인 AOA는 2012년 8명으로 데뷔했다. 2010년에는 나인뮤지스(9muses)가 9명 다인조 걸그룹으로 출범해 현재는 8명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다인조 걸그룹의 원조격은 소녀시대다. 2007년 SM엔터테인먼트가 야심 차게 내놓은 9명의 소녀들은 그 숫자 자체만으로도 충격을 줬다. 2009년 애프터스쿨이 8명으로 데뷔, 2011년에는 리더스(Leaders)가 24인조 걸그룹으로 나와 또 한번 충격을 줬지만 멤버들이 탈퇴하는 등 화제를 이어가진 못했다. 최근 데뷔를 앞두고 있는 젤리피쉬의 새 걸그룹도 9명이다. YG의 새 걸그룹은 숫자는 공개되지 않은 채 첫 번째 멤버부터 순차적으로 나오고 있어 멤버 수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사진=YMC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YMC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JYP 제공]
[사진=JYP 제공]

보이그룹, 슈퍼주니어부터 NCT까지= 보이그룹 세븐틴은 이름과 달리 17명이 아니라 13명이다. 당시 소속사 플레디스는 애초에 17명을 염두에 뒀지만 최종적으로 13명의 멤버만 정식멤버가 됐다. ‘몬스터’로 컴백해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엑소(EXO)도 원래는 12명의 멤버로 출범했다. 현재 3명이 탈퇴하면서 9명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숫자다. 2015년 세븐틴과 비슷한 시기 데뷔한 아이콘과 몬스타엑스는 7명, 데이식스(DAY 6)는 6명으로 시작했다. 2014년에는 갓세븐이 7명으로 2013년에는 방탄소년단이 7명으로 데뷔했다. 2012년에는 비투비와 빅스가 각각 7명, 6명으로 꾸려졌고 2011년에는 블락비가 7명으로 데뷔했다. 2010년은 다인조 보이그룹 전성시대였다. 제국의 아이들이 9명, 인피니트 7명, 틴탑이 6명으로 줄줄이 다인조로 데뷔했다.

다인조 보이그룹의 시초는 슈퍼주니어다. 2005년 12명으로 데뷔해 한 그룹으로, 또 개별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2008년에는 투피엠과 유키스가 7명으로 데뷔, 2009년에는 비스트가 6명으로 나왔다. 그 후로 10년이 흐른 지금 멤버 수 제한이 없는 파격적인 보이그룹까지 나오기 이르렀다. 이름하여 엔씨티(NCT)로 현재는 유닛인 ‘엔씨티 유(NCT U)’로 6명이 꾸려졌지만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측은 그룹 내 멤버를 자유롭게 영입하고 멤버수 제한도 없다고 방침을 내걸었다. 무한 확장의 가능성을 가지고 지난 4월 유닛으로 선보인 뒤 하반기 완전체로 데뷔할 계획이다. 숫자는 더이상 의미가 없어진 셈이다.

[사진=플레디스 제공]
[사진=플레디스 제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적재 적소에 맞는 캐릭터”+”대중 취향 세분화“=한 가요계 관계자는 “가요계에서는 아이돌 다인조 체제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대중들이 어떤 스타일을 좋아할지 모르니 다 넣는다’는 농담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멤버수가 많아지는 건 옛날처럼 아이돌 그룹이 어떤 음악적 창작물로 인정을 받아야겠다는 측면도 물론 배제 하지 않지만 요즘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요즘은 방송, 미디어, 온라인, 모바일 등에서 다방면에서 알려야 하기 때문에 그러한 프로모션을 생각했을 때 적재적소에 맞는 개개인의 캐릭터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멤버들을 모으고 모으다 보니까 11인조, 13인조가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각화된 홍보 매체뿐 아니라 대중들의 취향을 반영한 결과라는 평도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대중들, 특히 젊은 사람들의 취향이 세분화되고 다양해져서 옛날처럼 인기스타를 바라보는 시각이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며 “음악을 듣는 방식도 세부 장르를 깊게 파고 드는 게 요즘 대중들의 특성이기 때문에 개개인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멤버들을 배치하다 보니 멤버가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인조 걸그룹과 보이그룹 모두를 보유하고 있는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끼있는 멤버들도 많고 여러 방면으로 다재다능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여러 명으로 갈 때 시너지가 나는 게 분명 있다”며 “여기에 멤버 수가 많으면 댄스 측면, 측 군무를 보여주기에 동선 등을 다각화 해 더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젤리피쉬 제공]
[사진=젤리피쉬 제공]


[사진=OSEN 제공]
[사진=OSEN 제공]

유닛(Unit) 활동 염두? ‘시너지’ 기대할 수 있어= 멤버 수가 늘어나면서 이들 중 몇 명을 그룹으로 뗀 ‘유닛’ 활동도 주목 받고 있다.

아이오아이(IOI)는 11명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유닛으로 활동할 7명의 멤버 명단을 공개했다. AOA도 유닛 ‘AOA 크림’으로 3명의 멤버가 앨범을 발매했다. 에프터스쿨도 3명의 멤버로 꾸린 유닛 오렌지캬라멜로 ‘까탈레나’라는 인기곡을 배출했다. 다인조 걸그룹의 원조 소녀시대도 태연, 티파니, 서연을 필두로 태티서로 활동을 했다. 이 외에도 유닛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다인조 걸그룹 팬들 사이에서도 유닛 활동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보이그룹의 경우에는 더 활발하다. 엑소는 한국 유닛 EXO-K와 중국 유닛 EXO-M을 출범시켰다. 글로벌 그룹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이를 통해 한국과 중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세븐틴은 처음 데뷔때부터 힙합, 보컬, 퍼포먼스 3팀으로 유닛을 나눴다. 보컬팀은 작사, 작곡, 프로듀싱, 편곡을 맡고, 퍼포먼스팀은 안무를, 힙합팀은 작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체 제작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빅스는 빅스 레오와 라비가 빅스 LR로 유닛 활동을, NCT는 출범 초부터도 유닛으로 시작해 완전체로 이어가는 역순을 택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대중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취향들이 생기는데 멤버들 중에 하나로 묶이는 교집합이 생기게 되니까 그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며 “A팀, B팀을 나눠서 하면 음반 제작에 있어서도 다각화를 꾀할 수 있고 제작자 입장에서 수익적인 부분이든 메니지먼트 부분에서 긍정적인 건 맞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다인조 그룹을 내 놓은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그룹 콘셉트나 전체적으로 어우러져야 하는 부분 때문에 멤버들이 그룹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색깔들이 많지 못하다”며 “유닛 활동을 통해 멤버들 장점을 살려서 팬들한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멤버들에게도 자기의 장점이나 개성을 돋보일 수 있는 차원이 될 수 있고 회사 차원에서도 그룹과 유닛 모두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더 활성화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1세대 아이돌 당시에는 개인 활동을 굉장히 금기시하는 분위기였는데 요즘은 아이돌 팀 자체가 하나의 플랫폼 같은 느낌으로 모든 활동을 다 같이 하는 게 아니라 기본 베이스로 팀을 깔아 놓고 유닛 등의 활동으로 지변을 넓혀간다”며 “이를 통해 기존 팀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팀만의 개성이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데다 오히려 팀한테도 플러스 요인, 팬들한테도 팬 서비스 적인 플러스 요인이 돼 상당히 윈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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